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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예식장 촬영에 대하여...

포토닥터

2001.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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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진을 배운지 얼마안된 왕초보입니다.
친구 부탁으로 결혼식 사진을 찍어줘야 하는데,
예전에 후레쉬를 터트리지 않고 ISO400 을 쓰고 카메라 자체에서 감도를 높여서 사용하고 조리개는 5.6~11 사이에 맞추고 셔터속도는 60~125 로 찍었는데,사진이 어둡고 입자가 고르지 않게 나왔거든요..그래서 감이 잘 잡히지 않아서..
지금 보유하고 있는 카메라가 캐논 EOS5 입니다.
자체 내장되어 있는 후레쉬로 찍어도 가능한지..아니면 다른 스트로버를 써야 하는지..
노출은 어떻게 맞추고 찍어야 할지..
필름 감도는 어떤걸로 해야할지..
걱정입니다.. 친한 친구 부탁이라 거절할수도 없는 입장이라..
답변 꼭~~~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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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안녕하세요. 포토닥터입니다.
아마추어든 프로든 사진을 취미 혹은 직업으로 가지고 있다면 주변 사람들 한테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누드 찍어 봤어?", "누구누구 결혼식인데 사진 좀 찍어줘"일겁니다. -_-;;;
이 포토닥터도 사진을 직업으로 삼은지 꽤 되었지만 아직도 결혼식 사진을 찍어 달라는 청탁(촬영비도 안주면서)은 머리를 지끈지끈하게 만드는 부탁 중에 하나입니다.
결혼식! 당사자에겐 인생 중 가장 큰 행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러니 당연히 그 기록인 사진은 매우 중요성을 띄고요. 하지만 결혼식을 하는 장소 흔히 결혼식장, 교회, 성당 등은 촬영을 하는데 아주 좋지 않은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식 자체가 사진을 위해 배려되는지 않고 사람들은 촬영에 개의치 않고 움직이기 때문에 정신이 없죠.
또한 높은 천장은 소형스트로보의 바운스를 힘들게 하고 항상 따라 다니는 비디오 촬영 조명은 사진 촬영의 가장 큰 적입니다.
거기에 사진을 직업으로 가지고 있는데 잘 찍어도 본전이라는 중압감, 경험 부족 등은 촬영실패로 이어져 뺨이 석대가 될 수도 있죠.(몇번 경험했습니다. ㅠ.ㅠ)
아무튼 결혼식 사진은 아주 까다로운 계륵같은 존재입니다.

예전에 스트로보를 사용치 않고 ASA400짜리 필름을 쓰셨다고요?
- 우선 ASA 400이라는 감도도 촬영에는 부족합니다. 또한 입자가 튈 뿐더러 네거티브 필름의 특성상 노출부족은 아주 밉상의 사진을 만들어 냅니다. 또 대부분의 식장이 색온도가 낮은 텅스텐 조명이 대부분이고 거기에 비디오 조명까지 끼면 신부의 하얀 얼굴은 노랗게 뜰 수 밖에 없습니다. 필히 스트로보를 사용하십시요. 필름은 ASA 100정도의 필름을 권합니다.

그럼 노출은 어떻게 맞출까요?
- 노출은 그냥 눈대중으로 맞추지 마시고 내장 노출계를 참고 하십시요. 요즘 전용 스트로보(캐논 EOS 5의 경우는 540EZ)는 성능이 좋아서 수동노출이건 자동노출이건 다 알아서 잘 맞춰 줍니다. 전용이 아니더라도 메츠와 같은 스트로보는 조리개 값에 맞게 세팅해 주면 거의 잘 맞습니다. 하지만 100% 믿을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넓은 실내에서 카메라 가까이 바로 앞에 서 있는 인물을 찍는 다면 거의 2스텝 정도는 노출오버가 날 수 있습니다. 또 멀리서 단체 사진을 찍을 때 적정 노출로 스트로보가 발광되면 노출이 모자를 겁니다.
역시 많은 시행착오에서 나오는 경험의 데이타가 가장 믿을만 합니다. ^^;;;

셔터속도는 60~125 로 찍었는데??
- 보통의 카메라의 스트로보 동조 셔터스피드는 1/125 안팎입니다. 이 말은 스트로보가 동조 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셔터스피드죠. 보통 초보자들이 카메라를 선택할때 빠른 동조 셔터스피드를 가진 카메라를 선호하는데 제 생각엔 별 큰 의미가 없습니다. 스트로보의 발광 시간은 수천분의 일초에서 수만분의 일초입니다. 만약 세상이 암흑이라면??? 아마 셔터는 필요 없고 스트로보가 셔터의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넓은 식장을 생각해 보십시요. 스트로보의 광선이 저 뒤편까지 가기란 힘듭니다. 피사체는 앞에 있지만 배경도 무시 못하죠. 그럼 그냥 아무 생각없이 스트로보를 사용해 찍는다면? 아마 보통의 식장에선 피사체만 노출이 맞고 뒷배경은 까만 암흑천지일것입니다. 노출이 모자라 스트로보를 사용했건만 배경은 스트로보의 영향을 받지 못한 것이죠.
자 여기서 배경의 노출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일반적 방법은? 셔터스피드를 더 느리게 하거나 조리개를 열어 주는 것입니다. 자 답이 나왔죠?
바로 셔터스피드를 느리게 해 주는 것입니다. 1/15~1/30초 정도로 세팅하고 촬영해 보시면 배경의 자연 조명이 자연스럽게 노출되어 피사체에 영향을 준 스트로보 광과 어울려 훨씬 자연스러운 사진이 됩니다. 피사체의 흔들림은 큰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EOS 5의 내장 스트로보를 이용하는건?
- 이용해도 상관은 없지만 광량이 너무 약합니다. 하지만 따로 스트로보가 없으면 어쩌겠습니까? 써야지... 없는거 보담 백번 낫지요.
내장 스트로보를 쓸 경우에는 그 엄청난 배터리 소비를 감수해야 합니다. 안그래도 배터리 잡아먹는데 악명이 높은 EOS 5인데 스트로보까지 이용하면 금새 배터리 불이 반짝거릴겁니다. 또 펜타프리즘에 위치해 있어서 광각으로 촬영시 스트로보 광이 렌즈 몸통에 걸려 프레임 가로로 절반이 가려 사진의 절반이 어두운 우스운 사진이 만들어 질때도 있습니다.
되도록이면 스트로보를 따로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그 밖에 팁은?
- 뭐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대표적으로 바운스 촬영이 있을 수가 있네요. 스트로보의 강한 빛은 부드러운 신부의 얼굴을 사납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스트로보 빛을 천장 등에 반사 시키면 훨씬 부드러운 광을 얻을 수 있는 반면 그만큼 광량이 줄게 됩니다. 좀 더 강하게 스트로보를 작동시켜야되죠. 또한 노출값은 본인 스스로 계산을 해야 하고요. 천장의 높이와 재질에 따라 노출보정이 달리지기 때문에 초보에겐 추천하기가 힘듭니다. 또 대부분의 식장은 천장도 높고 균일하지 않아 바운스 치기엔 부적당합니다.
하지만 대신 스트로보에 확산판(디퓨져)를 붙이면 스트로보광의 손실이 적으면서도 부드러운 빛을 얻어 낼 수 있습니다. 기성품들도 판매되는것들이 있고 트레이싱 페이퍼 등을 이용 손수 만들어서도 쓸 수 있습니다.

답변이 너무 길어 졌네요. 마지막으로 결혼식 촬영에는 당황하지 마시고 침착하게 촬영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 만약 아직 본인이 EOS 5 카메라를 능숙하게 다루지 못한다면 그냥 컴팩트 카메라로 촬영하는게 노출이나 포커스 등에 신경쓰지 않고 더욱 촬영에 몰두 할 수 있어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스냅촬영은 촬영의 테크닉 보단 그 현장의 현장감과 재미를 살리는게 포인트이기 때문이죠.)
그럼 좋은 촬영 하시길 바랍니다.

밑에 사진은 시중에 파는 소형 스트로보용 디퓨져 중 하나입니다. 위에 하얀색, 은색, 금색등 소형 반사판을 적당한 각도를 잡고 달아서 위로 바운스를 치는 방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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