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 무
〈 Still Life · 실험적 도구 〉
▲ 이현무 ㅣ Cup ㅣ 2013 ㅣ Inkjet Print ㅣ 30 × 30inch
전시기간 : 2014. 4. 1（Tues）- 2014. 5. 15（Thu） 전시장소 : 갤러리 블랭크 www.galleryblank.blog.me
갤러리 블랭크는 〈 사물의 우위 : Thing in itself 〉의 테마로 201년 4월 1일（화）부터 5월 15일（목）까지 이현무의 개인展 〈 Still Life · 실험적 도구 〉를 기획 전시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이현무 작가의 사진 10여점을 감상할 수 있으며, 관련한 전시평문과 작업노트, 인터뷰 등이 함께 공개된다.
물질에서 많은 가치들이 만들어지는 현대는 존재로부터 사유가 시작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사유되지 못하며 물질을 벗어난 가치들은 소멸되고, 사용되지 않는 것들은 사라지게 마련이다. 블랭크는 사물 그 자체와 그것의 존재론적인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자고 한다. 일상의 사물에 배인 흔적을 통해 각 존재의 유일성을 나타내고자 하는 사진가 이현무. 그가 이끄는 작품세계를 들여다본다.
이현무 작가에게 실험실과도 같은 암실은 그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이다. 작가의 삶과 작품은 하나여야 한다는 자세로 그는 자신과 가까운 것들로부터 영감을 얻고자 하였다. 가령 노인의 얼굴에 묻어나는 세월의 흔적과 주름, 표정을 통해서 삶의 자취를 읽을 수 있는 것처럼 작가는 주변의 사물들에게서도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순간을 발견한다. 컵, 주전자, 분무기, 가이, 다리미 등의 물건은 작가에게 뿐 아니라 우리 주변, 또 어느 나라에서나 비슷한 모양으로 디자인되고 널리 이용되는 기성품들이다. 필요에 의해서 구입되거나 어떤 이유로 소유하게 되는 이 물건들은 소유주의 권한에 의해 때로 무심하게 자리만 차지하게 되거나 혹은 귀하게 다뤄지며 특별한 장소에 놓이고, 요긴하게 사용되는 영광을 누린다. 이현무 작가에 의해 유심히 관찰된 흔한 사물들은 용도와는 상관없이 섬뜩함, 오묘함, 섹시함이 느껴지는 새로운 오브제로 다시 등장하였다.
작가가 〈Still Life〉시리즈를 제작하는 데에 사용한 기법은 Paper Negative（페이퍼 네가티브）이다. 페이퍼 네가티브는 필름 대신 인화지를 대형카메라에 장착하여 촬영하는 방법으로 경조의 뚜렷한 흑백대비와 배경, 사물, 그림자 3개의 레이어가 만들어내는 흥미로운 결합을 볼 수 있다. 종이의 질감이 느껴지는 빈티지한 세피아 톤의 배경은 회화가 되고자 했던 사진의 초창기 역사를 떠올리게도 만든다. 의도적으로 사물의 단면만 디자인 드로잉처럼 보여주는 기법이나, 그림자를 통해 사물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독특하다. 기계적인 사물의 단면 아래로 조금 흐릿하게 놓여진 그림자들은 자세히 보면 빛의 방향과 상관없이 작가가 말하고자하는 사물의 느낌이나 표정을 가지고 있다. 화면의 주인공이 되어 주목받고 있는 물체와 그림자의 나열, 그리고 다양하게 시도된 각도의 변화를 통해 작가의 깊이 있는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시선을 끄는 화려한 이미지들은 범람하지만 현대인들의 마음에는 표정도 감정도 잃어버린 냉랭함만이 감돈다. 감동을 잃어버린 현대 미술은 물질적 외적가치를 내세워야 겨우 주목을 받는다. 대상의 끊임없는 바라봄. 그것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며 내적가치를 탐구하고자하는 이현무의 작업을 통해 소박하고 작은 것에 대한 가치를 재발견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 이현무 Sprayer 2012 Inkjet Print 30 × 30inch
▲ 이현무 Comb 2012 Inkjet Print 30 × 30inch
▲ 이현무 Iron 2012 Inkjet Print 30 × 30i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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