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경미
현경미 사진전 `힌두사원 프로젝트` 2011.11.14
영아트 갤러리 02-733-3410
2011.11.16-2011.11.22
현경미 사진전 `힌두사원 프로젝트`

'힌두사원 프로젝트'는 작가가 4년 동안 인도에 살면서 진행한 작업이다. 물론 4년 내내 사진을 찍은 것은 아니었다. 인도 생활 초창기에는 40도가 넘는 폭염과 이질적인 문화에 적응하느라 힘들어서 작업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또한 공식 언어만도 18개이고 12억 명이 살고 있는 인도대국 의 너무나 다양한 모습을 어떻게 사진으로 담을지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3년이 지나 어느 정도 인도 생활에 익숙해지고 여유를 갖게 됐을 때, 힌두교에서 제일 높은 계급인 브라만 선생님을 만난 것이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다. 선생님과 일주일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만나 힌두교에 대해 공부하면서 인도, 인도인이란 누구인가에 대한 의문이 서서히 풀려갔다. 종교가 생활이고 생활이 종교자체인 13억 인도인을 아우르는 것은 수십 개의 언어가 아니라 바로 힌두교라는 종교의 특이한 삶의 방식이었다.

비틀즈의 멤버 조지 해리슨이 그토록 열광했고, 최근 작고한 스티브 잡스 역시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던 힌두교는 어떤 종교일까? 이방인의 눈으로 보기에는 그저 미신에 불과한 원시 종교처럼 느껴질 수 있다. 단일신에 익숙해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3억 3천명의 신이 존재한다는 그 자체가 일단 제일 받아 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그 신중에는 하누만이나 가네샤 같은 반인반수의 형체도 많아 공상과학 영화 속의 한 인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해탈과 윤회가 바탕인 힌두교의 사상체계는 그 어떤 종교보다도 합리적이고 철학적이다. 해탈에 이르기 위한 방법중의 하나가 바로 요가와 명상이다. 이 둘은 현재 전세계에 가장 널리 퍼진 힌두교의 영향일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대학교를 그만두고 밥 사먹기 어려웠을 때, 매주 일요일 저녁, 제대로 된 한끼 식사를 위해 7마일(약11km)를 걸어서 갔다던 하레 크리쉬나 사원 역시 비쉬누의 화신 크리쉬나를 신봉하는 힌두교의 한 종파이다.

힌두교에 대해서 조금씩 알아가면서 작가는 6개월간 거의 매일 아침, 집 근처 사원을 돌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작가가 거주하는 곳에서 반경 40km 내에 있는 사원은 한번씩을 거의 갔고 아침 빛이 좋지 않을 경우는 오후에 다시 가서 촬영을 했다. 작가는 사원을 방문할 때 마다 최대한 예의를 지켜 그들의 문화를 존중했고 보시함에 작은 성의를 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고 한다.

올 봄에 귀국한 작가는 “힌두사원 프로젝트”라는 제목으로 인사동에 위치한 “영아트” 갤러리에서11월 16일부터 22일까지 전시회를 개최한다. 그 동안 막연하게 알려져 왔던 힌두교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 가을 힌두신화의 세계로 빠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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