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부곤
박부곤 개인전 - 열린풍경(Open Landscape) 2014.10.15
관훈 갤러리 2F
2014.11.05 - 11.11
2014.11.05 pm 18:00
박부곤 개인전 - 열린풍경(Open Landscape)

현대 사회의 이면에 자리하고있는 개발과 파괴, 이상과 현실, 인식과 해석사이의 문제와 통섭의길을 사진을 이용하여 제시하는 전시가 열린다. 사진작가 박부곤은 지난 2012년개인전에서 보여준 대지, 도시의 밤빛, 트래킹을 한데묶은<진화의땅>에 이어서 새로운 사유와 실천으로 무장한<열린풍경>전을 선보인다.
태초에 하늘과 땅이 열리고 난 후 인간들의 지배논리와 방법에 의해 재창조되어 가는 세상의 모습은, 그의 사진이 보여주듯 수많은 갈등과 불균형, 파열과 상처를 포함하게 되었다. 전통적으로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온 동양문화에 비추어 볼 때 근대화이후에 황폐해진 이 세계의 표면은 가히 충격적이라 할만하다. 온갖산업시설들과 딱딱한 인공물질들이 자연과 유기적인 영역을 대체, 장악해가는 모습은 이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의 표상으로 자리하였다. 이러한 상황과 전개는, 박부곤의 사진에서 이상적인 세계건설을 위해 고안된 장치들이 실상으로는 얼마나 허구적이고 불완전한지 여실히 드러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신작들은 국내 최초의 내륙운하인 경인 아라뱃길의 기획에서부터 완공에 이르는 3년여의 기간동안 진행된 대형공공사업의 시작과 끝을 사진으로 기록하고있다. 길이 18km, 폭 80m , 수심 6.3m에 이르는 인공의 물길은 이상적인 슬로건과 사업의 타당성을 앞세운 건설의도가 무색할만큼 쓸모없는 골칫거리로 전략하였다. 거대한 스케일의 컬러 사진 속 아라뱃길은 곳곳에 설치된 교각과 간혹 오가는 유람선, 그리고 운하주변을 오가는 사람들을 제외한다면 아라뱃길의 풍경은 너무나도 적막하다. 반면 인공의 물길이 선사하는 디자인적인 직선미는 마치 자연과 환경을 대하는 인간들의 태도처럼 날카롭고 매섭게 다가온다. 따라서 대형공공사업의기획, 실현되는 과정과 결과사이에서 나타나는 차이와 불일치는, 허구와 상상에 기반한 이상주의적 실천이 얼마나 위험한지 증언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다른 한축을 담당하는 작업은 <트래킹>연작이다. 칠흑같이 어두운밤, 손전등 하나에 자신을 맡긴 채 알수없는 세계 내부를 서성이는<트래킹>연작은 장시간동안 열려진 렌즈안으로 들어온 빛의 자국과 흔적들로 출렁인다. 또한 전시장에는 사진작품 뿐만이아니라 작가의 물리적 움직임에 비례하는 시간의 경과를 시각화한 영상작업도 함께 선보인다. 안개 자욱한 새벽녘 제방둑길을 비롯하여 인적이 드문 도시변두리와 개발지역을 거닐며 생성된 빛의 자욱들은, 동일한 장면을 향해 설치된 두대의 카메라에서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컬러와 구도로 포착된다. <트래킹>에서 인간이 고안한 가장 완벽한 재현의 장치인 카메라는 그 자체로 기계인동시에 이 세상에부여된 선험적 질서와 구조를 교묘하게 비틀어 내는 매개물로 쓰인다. 암흑 세계 또는매트릭스 위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작가의 행위는 이미 주어진 것과 경험하는 것 사이에서 발생하는 충돌과 반동의 리듬을 빛의 파동으로 전환시키는 몸짓이다.<열린풍경>은 우리앞에 새롭게 등장한 풍경의 열림, 그리고 그로 인해 깨닫게 되는 인식의 한계와 불편함에 대한 고민이 ‘풍경’의 앞과 뒤에서 무한하게 펼쳐진다. 경인아라뱃길을 기록한 최초의 사진작품들과 새로운<트래킹>연작을 만날수 있는 박부곤개인전<열린풍경>은 2014년11월 5일부터 서울인사동소재 관훈갤러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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