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슬기
기슬기 Enfolded Order展 2015.03.12
스페이스K(02-3677-3197)
2015-02-10 ~ 2015-03-26
기슬기 Enfolded Order展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_서울은 오는 2월 10일부터 3월 26일까지 기슬기의 개인전 을 마련했다. 기슬기 (b.1983)는 서울예술대학교 사진학과, 상명대학교 사진학과 학부, 런던 슬레이드 예술학교에서 석사를 취득했다. 2013년 서울시립미술관 신진작가프로그램에 선정되었으며 국내외 다수 그룹전에 참여했다. 기슬기는 이번 전시에서 작가 특유의 시선을 담은 여러 사진 연작들을 소개, 공간을 대하는 작가의 태도를 다층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기슬기의 작업은 공간을 바라보는 개인의 인식으로부터 출발한다. 작가의 결과물은 특정 공간에 작가의 경험이 더해져 사진으로 재현한다. 살펴보면 몇 가지 패턴을 조합한 이미지로 3차원의 공간을 탄생시키거나 일상의 풍경에 오브제를 삽입한다. 또한 작가의 행위를 기록한 사진으로 공간에 생경함을 더하기도 하고 작품의 탐구 과정을 펼쳐 보인 슬라이드 작업과 아카이빙 형식의 작품으로 이미지에 접근하는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게 했다. 뿐만 아니라 물을 대상으로 추상적 이미지를 끌어낸 사진 작업까지 공간과 사물을 대하는 다양한 작가의 시선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작가의 시리즈는 물을 대상으로 한 스트레이트 작업이다. 하지만 흑백의 인화과정에서 몇 가지 의도된 연출로 하나의 추상화된 이미지로 탈바꿈시킨다. 작가는 흐르는 물이 보여주는 다양한 표정을 포착하여 물의 이면을 들춰내는 방식을 통해 주어진 사물이 다른 방식으로 읽히도록 제안한다.

사물을 대하는 작가의 태도를 능동적으로 접근한 작업도 선보이는데 시리즈가 그것이다. 실제 공간에 작가가 직접 제작한 평면의 동물 그림자로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를테면 이른 새벽 경기장의 주변을 배경으로 독수리가 등장하거나 공원의 나뭇가지에서 다람쥐가 출몰하는 식이다. 의도적으로 흐리게 초점을 맞춰 마치 실제 존재하는 동물처럼 표현된다.

연작은 공간에서 작가의 개입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진다. 사진이라는 매체 특성상 공간을 대할 때 시간성을 포함하며 그것은 빛과 어둠으로 가시화 된다. 작가는 그것을 보여주기 위해 특정 공간에서 자신의 몸을 숨긴 채 나뭇가지에 매단 천으로 공간을 점하듯 움직인다. 노출 시간을 늘려 천이 이동한 흔적을 고스란히 담아낸 결과물은 마치 기체의 형상처럼 공간에 기록된다.

는 2차원의 공간으로 3차원의 형상을 구현해낸 작가의 신작이다. 작가의 의해 만들어진 몇 가지 패턴들의 조합으로 정육면체의 형상이나, 정육면체를 부유하는 색의 흐름처럼 3차원의 형태로 보인다. 이들 오브제들은 2차원으로 인식할 수 있으나 실재하지 않는 특성을 지닌다. 이외에도 , 와 같이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과정을 슬라이드 영상이나 장식장의 아카이빙 형태로 펼치는 작업도 선보인다.

기슬기는 사진이 보여줄 수 있는 여러 실험을 통해 대상과 현상에 주관적 경험을 이미지 안에 투영시켜 공간이 의미화 되는 지점을 감각적으로 포착한다. 작가는 이러한 실험들을 통해 사진이 매체로 회화와 동등할 수 있다는 자신감, 연출로서 사진의 위상, 기록과 과정으로서 사진, 사진의 평면성에 대한 탐구 등 사진이 지닌 동시대 의미를 적절히 파악해낸다. 기슬기는 이번 전시에서 매체에 의미를 두면서도 주관성을 강조하는 사진연작을 통해 은유적 재현의 다채로운 방법론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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