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을
박노을 미술전-광휘를 찾아가는 집展 2016.01.14
최정아갤러리(02-540-5584)
2016-01-18 ~ 2016-02-15
박노을 미술전-광휘를 찾아가는 집展

■전시내용 및 기획의도
최정아 갤러리에서는 1월 18일(월) 부터 2월 15일(월)까지 박노을 개인전 ‘광휘를 찾아가는 집’을 선보입니다. 최정아 갤러리와 연계하여 다수의 전시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2016년 새해 문을 여는 이번 전시는 ‘광휘’라는 제목에서처럼 환하고 눈부신 한 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박노을 작가의 신작들로 준비되었습니다.


광휘를 찾아가는 여정
제멋대로 흐르게 놔둔 시큰둥한 성향이 어디로 자신들을 이끌지 그들은 몰랐다. 그저 흐르는 시간이 대신 선택해 주었다.-조르주 페렉, 『사물들』, 31쪽
원근감을 더 없애고 더 평평하게, 더 많은 시점이 뒤엉켜있게, 그러면서도 보이기에 거북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합니다-작가 인터뷰 중
조르주 페렉의 『사물들』은 60년대의 프랑스 남녀 주인공을 통해 소비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는 사회 속 젊은이의 욕망과 사회의 모습을 담고 있다. 20대 초반인 소설 속 남녀 주인공 제롬과 실비는 대학 졸업과 함께 무언가에 온전히 자신을 바치고 싶은 청춘의 열기를 지녔지만 현대 문명의 풍요로움이 만들어 놓은 정형화된 행복 속에서 부유할 뿐이다.

우리나라도 불과 8년 전 IMF 이후 구조화된 양극화 세대, ‘88만원 세대’에 대한 담론이 넘쳐났다. 작가 역시 온전히 이에 해당된다. 토플 책을 버리고 바리 케이트를 치고 짱돌을 들라는 청춘의 구호는 90년대 초 평면을 버리고 개념과 영상, 설치에 몰두했던 미술계의 이슈들과 닮았다. 구조 속에서 개인은 언제나 구조화된 개인이다. 여기에서 살아남는 법은? 스스로 구조화되거나 구조 밖으로 뛰쳐나가거나. 박노을의 평면은 어쩌면 그러한 구조화 속에서 태어난 자화상일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서정적인 화제(畵題)를 따라 ‘멈춰선 곳마다’ ‘보이는 것 그대로’ ‘주관적 시각’을 가지고 ‘경계’를 ‘허물고’ ‘나무연기가 나오는 굴뚝’이나 ‘small village’ 혹은 ‘house’를 그리지만 ‘돌고 돌아 다시 그 자리’인 그림들이 박노을의 작품이다.

박노을의 정물과 풍경 그림들은 작가 스스로 말하듯 ‘거북하지 않’고 편안하다. 이 편안함은 어디에서 연유할까? 강렬한 원색은 최대한 배제되고 원근법은 아예 생략되거나 다시점이며 구도는 선과 면이 강조된 배치된 구성(de-sign)을 띠고 있다. 그러니까 작가의 말대로 감상자 누구나 본인이 느끼는 그대로도 충분히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소통’에 어느 정도 성공한 셈이다. 조르지오 모란디의 정물을 닮았지만 그것은 언제까지나 대상의 단순화에 한해서다. 평면성, 중간톤의 색채는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는데 모란디의 적막함이나 고요함과 다르다. 아마 색채와 윤곽이 강조된 평평함에서 연유한 게 아닌가 싶다.
정형탁 (예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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