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훈 Yang, Jong Hoon
양종훈 사진집 “강산별곡” 출판기념회 2011.04.15
상명대학교 문화예술디자인센터 갤러리(02-737-8114)
2011.04.15
2011.04.15 06:00pm
양종훈 사진집 “강산별곡” 출판기념회

나는 사진을 잘 모르지만, 양종훈의 사진은 대체로 밝고 천진하다. 파인더를 통해 그가 보는 세상은 이를테면 역동적인 빛을 쫒아가면서도 따뜻하고 자애로운 인간주의적 후광을 넉넉하게 업고 있다. 그늘진 삶의 이면을 드러내는 어떤 순간조차 그러하다. 그의 물리적 앵글은 그늘과 소외를 향하고 있으나, 정작 그가 찍어내는 것은 그 그늘 너머의 희망이며, 사랑이라는 뜻이다.
그는 '에이즈'를 찍으러 멀고 먼 스와질랜드를 두 번씩이나 다녀왔고, 장애인들과 함께 킬리만자로를 다녀왔으며, 요즘은 우리의 깊은 산골이나 들동네를 누비며 살아있는 사람들의 오욕칠정을 찍어내고 있다. 그는 부지런할 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살이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고 특히 소외된 이웃들에 대한 경외심이 깊은 사람이다.
양종훈이 찍어내는 ‘사람’들은 그냥 사람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가 잃어버렸을지 모르는 역사이고, 또한 현재진행형 얼굴이다. 양종훈의 사진에서는 형벌처럼 느껴지는 시간의 침식이 어떻게 사람의 얼굴을 아름답게 하는지를 감동적으로 발견할 수 있다. 이는 그가 밝은 얼굴에서도 삶의 곡진한 페이소스를 눈물겹게 끌어내는 사진작가라는 말이고, 그늘에 앵글을 대고도 그늘을 넘어서 있는 희망과 사랑을 끝내 드러내 보여주는 휴머니스트라는 말이다. 양종훈의 사진은 언제보아도 자애롭고 너그러우며 너무나 인간적이다.


글_박범신(소설가, 명지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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