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사진비평상 수상작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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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4 ~ 2009-01-20
2010-01-14 오후 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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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룩스 : 김성훈, 박승훈, 장진희
아트비트 갤러리 : 장지영, 전병철
포스갤러리2관 : 임상범, 김소희



제10회 사진비평상 심사총평

2008년도 제10회 사진비평상 작품상과 평론상 부문의 수상자가 결정되었다. 금년 공모전에는 65명의 응모자로부터 모두 79개의 포트폴리오가 접수되었으며, 엄격한 심사를 거쳐 작품부문에서 김성훈, 김소희, 박승훈, 임상범, 장지영, 장진희, 전병철등 7명이, 평론부문에서는 김태정이 영예의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매년 2000여명의 사진전공자가 배출되는 현실에서 그들의 역량과 가능성을 검증하고 신인을 발굴하는 장치가 없던 1999년, 계간 사진비평지가 제정한 사진비평상은 지난 10년 동안 한국 사진 분야의 가장 권위 있는 신인 등용문으로서, 그리고 사진가를 목표로 하는 젊은 사진인들이 도전하는 첫 번째 목표로서 확실하게 자리를 굳혀 나왔다. 이 공모전을 통해서 사진가로서의 경력을 시작한 50여 명의 사진가들은 이제 국내는 물론, 해외의 현대미술의 장면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3, 40대의 사진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금년 평론상 수상작인 김태정의 <김아타, 그리고 아메리칸 드림>은 최근 해외, 특히 미국의 미술시장에서 비싼 값에 팔리는 한국 사진가들의 작품에 관한 신문기사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시도된 글이었다. 수상작에서 예로 든 김아타의 작품 내용이나 의도는 대체로 정확하게 읽혀진 것으로 보인다. 또 에머슨의 초월주의나 대령(大靈)이라는 개념을 이 글을 풀어 가는 키워드로 삼은 것도 좋은 착안점이었지만, 다소 장황한 인용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이 유독 미국에서 받아들여지는 이유를 자신의 언어로서 선명하게 드러내지 못한 것이 글의 설득력을 떨어트리고 있다. 장 후안의 작품과의 외관상의 유사점이나 이미지의 충격성 외에, 그들이 어떤 동양적인 정신을 공유하고 있는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는 점도 아쉽다.

최근 10수 년 동안의 디지털과 인터넷을 비롯한 급격한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사진의 표현의 질과 폭을 크게 바꿔놓았다. 이에 따라 사진매체의 고유한 성격과 지역적인 제약에서 벗어난 현대미술의 개념과 방법을 통해서 사진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려는 많은 젊은 사진가들이 등장하고 있다. 사진비평상은 전통적인 사진은 물론 글로벌한 문화적 상황이나 흐름이 반영된 실험적인 작품들을 함께 기대하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작품 가운데 구사된 매체나 방법이 필연성과 독창성과 완성도가 담보되어 있을 때의 얘기다.

작품부문의 응모작들은 높은 완성도나 다양성에 있어서 한국사진의 수준과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 작품들이 많았다. 이번 입상의 영예를 안은 전병철의 흑백 모노톤의 <나들이>는 도시의 소음에 익숙한 사람들을 모든 소리와 움직임이 사라진 이차원의 세계로 단숨에 끌어들이는 매력을 갖고 있다. 귀를 기울이면 원경으로 찍힌 사람들의 작은 목소리와 주위에 떠도는 나른한 대기를 느끼게 만든다. 장지영은 <순천의 옛집들>에서 개발의 물결에 떠밀려 사라질 운명에 놓인 지방도시 주변부의 낡은 집들을 사진의 원점인 기록성에 입각해서 단정하게 기록하고 있다. 장진희는 검은 비닐 주머니와 낡은 대걸레, 나뭇가지에 널려 있는 고무장갑, 버려진 메트리스 같은 주변의 대상들을 찍은 <머물러 있다가>에서 극도로 억제된 색채와 화면구성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벽에 비친 그림자, 유리창에 반사되거나 유리창 너머로 떠오르는 도시의 단편적인 풍경들을 섬세한 감성으로 포착한 임상범의 는 빛이 바랜 듯한 무채색 컬러와 노이즈가 제거된 깔끔한 화면으로 보는 사람의 뇌리에 강한 잔상을 남긴다.

다양한 현실공간에 여성의 나신을 배치한 김성훈의 은 신체의 구속과 가학적인 정복욕구 등 성적인 욕망을 강렬하고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아라키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지만, 대상을 압도해서 장면을 장악하는 사진가의 강인한 힘과 의지가 느껴진다. 김소희의 는 죽음과 판타지를 강렬하게 환기시킨다. 모순된 자아, 욕망과 갈등, 삶과 죽음이 혼재된 듯한 셀프 포트레이트는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파져 온다. 박승훈의 <보다 나은 설명>은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주변을 1년 동안에 걸쳐서 찍은 수많은 사진들을 시간대와 날씨와 계절별로 정리해서 디오라마처럼 이어 붙인 작품으로, 물리적인 이동에 소요된 시간과 에너지, 치밀하게 이어 붙인 필름의 물질감이 압도적이다. 무수한 프레임을 잘라서 하나의 유니버설한 공간으로 구축한 작품은 시각적인 공명과 노이즈를 일으키고 안정된 퍼스펙티브를 교란시키는 힘을 갖고 있다.

35세 미만의 한국인이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는 사진비평상에는 해마다 해외로부터의 응모작 수가 늘어나고 있다. 금년에는 해외에서 응모해온 작품 가운데 두 편이 입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전체적으로 예년에 비해 응모작 수는 줄었지만, 우열을 가려내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수준을 보여주는 작품이 많았던데 반해, 단 한편에 불과한 평론부문의 응모작은 한국의 불모한 이론교육의 현실을 여실히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사진비평상은 박영택(미술평론가)과 이주용(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김승곤(사진평론가, 순천대학교 교수) 세 사람이 심사를 맡았다. 수상작은 2009년 1월 14일부터 20일까지 인사동의 갤러리룩스와 아트비트갤러리, 포스갤러리등 세 곳으로 나뉘어 동시에 전시된다.

김승곤(사진비평상 심사위원장, 사진평론, 국립순천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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