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운선 - 한강展
세종문화회관 광화랑()
2018-05-30 ~ 2018-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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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으로 인하여 한강 인도교를 폭파하는 날 아버님은 한강변에 있는 본동 국민학교의 숙직 선생님이셨다.그때 겪은 끔찍한 트라우마로 인하여 한강 이북으로 이사 가면 안 된다는 신념으로 한강 인도교 남쪽인 본동에 정착하셨다. 물가에 가면 위험하다는 어른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한강은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였다. 어느 겨울날 한강 철교가 보이는 사육신묘 언덕에서 강한 바람에 숨쉬기 어려웠던 어린 시절의 희미한 기억. 한강 백사장에서 열리는 국군의 날 에어 쇼를 보기 위해 한강변 언덕에 위치한 호박 밭에 올라갔다가 호박 구덩이에 빠졌던 일. 국민학교 시절 한강 백사장에서 찍은 가족 사진을 보며 그 옛날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그 당시의 많던 모래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한강 사진작업을 하며 마르셀 프루스트의 장편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의1권에 나오는 아래 구절이 나의 마음에 와 닿았다. ˝그러자 기억이 -지금 내가 있는 곳에 대한 기억이 아니고지난날 내가 산적 이 있는 곳 , 또는 가본 적이 있는 것 같은 두 세 곳의 기억 - 천상의 구원처럼 내게 내려와 혼자서는 빠져나올 수 없는 허무로부터 나를 건져 준다.˝ 나는 전철을 타고 자주 한강을 건너 다닌다. 콘크리트로 덮인 한강변이 익숙해진 지금 어린 시절 노들 섬 근처에서 널따란 모래밭을 거닐고 강물에 들어갔던 기억이 오히려 낯설다. 한강 인도교를 건너 모래 백 사장이 있던 노들 섬과 한강변을 거닐며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지난날을 회상하게 해 주는 것들을 향해 셔터를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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