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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률 지음 - 사진은 무엇을 재현하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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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진을 대할 때 작가의 분명한 메시지나 그 속에 함축된 의미를 찾아 나선다. 또한 사진은 특정한 시점의 상황을 재현하는 증거물로 우리 앞에 출현하기에 어떠한 주관적 해석도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사고는 사진을 언어의 상징체계와 동일시하여 결국 사회 문화적 코드 안에서 인식 가능한 예술 매체로 국한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이 책에서 사진은 더 이상 의미론적 분석 대상이 아닌 하나의 자국이나 흔적(인덱스)으로 이해된다. 언제나 상황의 증거로 재현된 사진 이미지에 앞서 증거를 있게 한 "사진적 행위"가 선행하며, 그 행위의 배경을 통해 비로소 사진 이미지의 본질이 파악될 수 있다. 그러나 사진적 행위의 배경은 대부분 사회적 통념(스투디움)으로 설명 불가능한 작가 고유의 감성에서 분출되는 것들이다. 즉 작가 고유의 감성은 실재적 상황의 모사를 통해 드러난 사진 이미지의 자국 또는 흔적으로 출현한다. 사진을 바라보는 제3자가 이 흔적과 대면할 때 불현듯 일깨워진 극히 내재적이며 인격적인 감정의 동요(푼크툼)가 바로 사진의 공유된 메시지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사진 읽기에 있어 더 이상 객관적 잣대를 들이대 의미 분석과 해석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말한다. 또한 작가의 의도와 재현된 사진 이미지 사이에 누군가가 짜놓은 의미의 망(객관성)을 넘어 자국으로 출현한 이미지와 이를 바라보는 관객과의 교감에서 분출된 "내재적 감성"이 창작의 출발점임을 말한다. 이제 사진은 의도된 분명한 메시지를 담거나 길들여진 감성을 표현하는 도구가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공유된 내재적 감성의 분출로 드러난 진정한 삶의 모습들을 담아내는 창작 행위로 전환된다.
결국 이는 우리 사회 문화적 인식의 틈새에서 비껴가고 미끄러지는 언술 불가능한 것들에 대한 문제제기이며, 이러한 물음의 저변에 깔려 있는 통제된 현실구조의 허구성을 폭로하는 가장 탁월한 예술 매체로 사진을 바라보는 것이다.
▣ 본문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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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1. 세상은 하나가 아니다. · 7
2. 장님과 코끼리, 그리고 지팡이 · 19
3. 사진과 글의 따로 국밥 · 35
4. 사진과 아우라 현상 · 49
5. 스투디움과 푼크툼 · 63
6. 사진은 비어 있는 의미 공간이다. ·75
7. 사진-인덱스와 존재의 증거 · 89
8. 공유된 주관성과 감각의 뇌관 · 103
9. 사진적 행위와 감성의 음색 · 115
10. 형상이탈과 계열분화 · 129
책 안내
이경률 지음 / 마실 출판사/ B6(판형)/ 144쪽/ 10,000원
▣ 저자 소개 - 이경률
프랑스 투르 대학교에서 예술사 학부와 석사과정을 거쳐 2000년 파리 제1대학에서 예술사(사진예술) 박사학위 취득
현재, 홍대 산미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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