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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난 포스트 모더니즘의 석학 장 보드리야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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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풍미했던 철학가들이 하나 둘 씩 세상을 떠나고 있다. 지난 2004년에는 자크 데리다가, 2005년에는 수잔 손탁이, 그리고 2007년에는 보드리야르가 지난 3월 6일 향년 7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특히 포스트모더니즘에 주요한 이론들을 제시했던 프랑스의 철학가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프랑스 철학계는 그들의 뒤를 이를 철학가를 배출하지 못한데 대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국내의 경우에는 영화 <매트릭스(Matrix)>에 대한 리뷰에 그의 이론이 자주 언급되면서 일반인들에게도 그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여기저기서 그의 이론을 유행어처럼 끌어다 쓴 탓에 정작 보드리야르의 이론과 철학에 대한 비판적 성찰은 제대로 이루어진 적이 없다는 반성도 일고 있다.
보드리야르는 생전에 “내가 앞으로 쓰고자 하는 글들은 점점 더 이해하기 어려운 글이 될 것이다.”라는 얘기를 했다. 비록 과거에는 그의 이론을 오독하는 경우가 많았을지 모르지만, 그의 죽음을 계기로 그의 철학과 이론이 그 동안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쳐왔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 1928-2007 ) : 프랑스의 대표적인 사상가 중의 한 사람으로, 박사 논문 <사물의 체계>(1968)에서부터 <암호>(2000)에 이르기까지 30여년에 걸쳐 20여 권의 저서를 출판했다. 그 중 <시뮬라시옹>(1981)은 그의 독창적 이론을 완성해 낸 가장 중요한 저서로 손꼽힌다. 세계 유수의 학술지와 세미나를 통해 꾸준히 기고하고 발언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한 그였으나, 향년 77세를 일기로 파리에 있는 저택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시뮬라크르(simulacres) : 시뮬라크르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존재하는 것처럼 만들어 놓은 인공물을 지칭한다. 우리말로는 <가장(假裝)>으로 번역하는 것이 제일 근사하겠지만 다른 유사어 와의 혼동을 피하기 위하여 원어를 그대로 사용하기로 한다. 이와 유사한 어휘로 <위장>이 있을 수 있겠으나, 이는 불어의 dissimulation, 즉 실제 있는 것을 없는 것처럼 감추는 행위를 지칭하기에 전혀 반대의 뜻이 된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시뮬라크르를 imitation, 즉 <흉내, 모방>으로 번역하고 있는데 이 또한 전혀 차이를 드러내지 못한 번역이기에 여기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흉내를 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흉내 낼 원래의 대상이 있고, 이 실제 대상을 베끼게 되면 그것이 바로 흉내이다. 이러한 흉내나 모방으로의 번역은 보들리야르가 말하는 제 1 혹은 제 2 열에 속하는 시뮬라크르, 전통적인 재현 체계 속의 이미지에나 속하지, 여기, 즉 보들리야르 이론의 핵심을 이루는 현대의 제 3 열의 시뮬라크르와는 전혀 거리가 멀다. <가장(假裝)>은 흉내 낼 대상이 없는 이미지이며, 이 원본 없는 이미지가 그 자체로서 현실을 대체하고, 현실은 이 이미지에 의해서 지배받게 되므로 오히려 더 현실적인 것이다. 가장 쉽게는 우리가 시뮬라크르를 생각할 때, 현대의 전쟁을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미사일 발사는 화면이라는 컴퓨터로 보면서 하지 실제 미사일의 움직임을 육안으로 보면서 하지 않는다. 이 때 시뮬라크르인 화면상의 미사일 궤도는 실제 탄의 궤도일 것이며, 더 나아가 실제 탄이 목표에 맞았는지 맞지 않았는지는 이제는 중요치도 않게 되어 버렸다. 결국 시뮬라크르는 실제보다 더 실제적인 것이다. (역주, 하태환) - <시뮬라시옹>, 장 보들리야르, 하태환 옮김,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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