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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장품 2006, 무엇이 문제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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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장품 2006>, 무엇이 문제인가?
과천국립현대미술관
2007.2.23 ~ 4.1

글 / 배 남 우(아이포스 웹진)
평소 사진에 관심이 많던 R씨. 처음에는 인사동에서 열리는 굵직굵직한 전시만 챙기는 정도였으나, 틈틈이 갤러리나 미술관에서 열리는 강좌를 듣기 시작하면서 예술 작품의 유통과 컬렉션 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 중 R씨가 특히 관심을 가졌던 부분은 ‘컬렉션’ 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R씨는 과천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해마다 봄이 되면, 지난 한 해 동안 미술관에서 수집한 작품을 모두 모아 대외에 공개하는, <신소장품 2006> 이라는 제목의 전시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미술관에서 컬렉션 되는 작품들은 어떤 것들일까?” 하는 호기심과 궁금증도 들었고, 얼마 전 뉴욕을 다녀온 B에게 서양에서는 예술 작품의 컬렉션도 예술가들의 작품 활동만큼이나 중요하게 다루어진다는 얘기를 들은 뒤라 <신소장품 2006> 전시에 대한 R씨의 기대감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따듯한 봄날 오후(2007년 3월 15일), R씨는 과천국립현대미술관을 찾았다.
1. <신소장품> 전시의 역사
전시를 보기 전, R씨는 <신소장품> 전시의 역사와 과천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언제부터 사진이 컬렉션 되기 시작했는지 궁금했다. R씨는 미술관 1층에 있는 미술관 자료실을 찾았다. 미술관 자료실은 미술관을 찾는 관객들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필요하면 자료를 복사하거나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해 저장해 올 수 있었다. R씨는 ‘이럴 줄 알았으면 디카를 가져 오는 건데...’하는 아쉬움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결국 R씨는 복사기 사용을 위해 3천원을 주고 복사카드를 구입했다. 다음은 R씨가 <신소장품>의 역사와 사진 부분 컬렉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참고하여 간략히 정리한 내용이다.
『미술관 연보』 1999, 2000~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신소장품 도록』 1999, 2001, 2002, 2003, 2004, 2005, 2006
국립현대미술관은 1969년에 설립되어 1971년부터 작품 소장을 위한 컬렉션 활동을 시작했다. 사진의 경우에는 미술관이 1982년 임응식의 작품 268점을 구입, 150점을 기증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컬렉션 되기 시작했다.(기증 받은 사진의 경우에는 화가, 정치인과 같은 유명 인사들의 인물 사진들이라고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2006년 12월 31일 현재, 현대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사진 작품들은 구입과 기증을 모두 포함하여 646점에 이르는데, 이 중 임응식의 작품이 전체의 64.7%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1982년 이후로 2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임응식의 작품들이 전체 소장 작품의 과반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현대미술관에서 이루어지는 사진 컬렉션 활동이 얼마나 더디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컬렉션은 1982년부터 이루어지기 시작했지만, 한 해 동안 이루어진 컬렉션 결과를 일반인들에게 전시 형태로 공개하기 시작한 것은 1999년부터였다. 전시명은 <신소장품> 이라고 명명되었고, 소장품 목록을 도록 형태로 정리해 발간하기 시작했다. 또한 이때부터 미술관 연보도 본격적으로 발간되기 시작했는데(2000년과 2001년은 통합해서 발행), 연보에서도 당 해의 소장 작품 현황을 통계 자료와 함께 구체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그런데 R씨는 <신소장품> 도록과 <미술관 연보>에 나와 있는 자료를 비교해보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1999년과 2001년의 경우, <신소장품> 도록에 나와 있는 자료와, <미술관 연보>에 나와 있는 자료가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아래의 표를 참고)

어떤 자료가 옳은 것인지 알 수가 없었기에, R씨는 미술관 자료실의 직원에게 자초지정을 물었다. 하지만 R씨가 직원으로부터 들을 수 있는 답변은 “그 시기에 미술관에 큰 행사가 있어 자료의 확실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답변뿐이었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국립미술관에서 조사한 자료가, 미술관 사정으로 인해 신빙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니...’ R씨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 추가사항_1 : 2007년 3월 20일, 학예연구실 담당자와 통화를 통해 1999년과 2001년 도록과 연보에 기록된 자료 중, 어디에 실린 자료가 정확한 것인지 문의 했다. 그 결과 1999년의 경우 <신소장품> 도록에 실린 총 17점이 정확한 자료이며, 2001년의 경우에는 도록과 연보가 모두 잘못되어 총 4점의 사진 작품이 컬렉션 되었다고 했다. 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이는 자료 분류 시 벌어졌던 실수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1999년은 도록이 정확하니 되었고, 2001의 경우에만 잘못된 부분을 표로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 추가사항_2 : <신소장품 2006>의 전시 도록에도 오류가 있었다. 도록의 서문에서는 2006년 한 해 동안 이루어진 컬렉션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 수집 경위별 현황을 도표로 작성해 보여주고 있는데, 이 표에 따르면 사진 작품의 경우 15명의 작가들 작품 총 40점이 2006년에 컬렉션 된 것으로 나와 있다. 하지만 도록의 끝부분에 있는 사진 부분 컬렉션 현황을 정리해보면, 15명의 작가들 작품을 모두 합하면 총 137점에 이른다. 그럼 왜 이러한 오류가 발생한 것일까?
도록의 뒷부분에는 한 작가의 작품이라도 그 제목을 일일이 명시해, 총 몇 점의 작품을 구입했는지 파악 가능토록 되어 있다. 그런데 한 작가의 작품 수가 너무 많은 경우에는 이를 일일이 도록에 기재하기 어려우므로, 작품 규격 옆에 가로를 넣고 그 안에 숫자를 표기해 총 몇 점의 작품을 구입했는지 표기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만프레드 레베가 촬영한 백남준의 퍼포먼스 <전자음악회-전자텔레비젼>는 총 36점이 구입 되었는데,
20cm x 29cm x (27), 29cm x 20cm x (9)
식으로 표기되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의 실수로 이것이 하나의 작품으로 인식되었고, 그 결과 도록의 앞부분에는 ‘40’개의 작품이 컬렉션된 것으로 잘못 표기된 것으로 파악된다.(실제로 이를 하나의 작품으로 계산하면 총 40개의 결과가 산출된다.) 하지만 미술관 측에서는 작품관리팀과 도록제작팀이 서로 다른 팀이기 때문에 실수가 발생할 수도 있으며, 누구의 잘못으로 인한 것인지는 좀 더 알아봐야 한다는 식의 반응이었다.
2. <신소장품 2006> 무엇이 문제인가?
답답한 마음을 풀고자 R씨는 전시장을 찾았다. R씨가 오늘 과천을 찾은 이유도 관련 자료를 찾는 것 보다는, 실제로 어떤 작품들이 컬렉션 되어 있는지를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은 목적이 더 컸던 터였다. 특히 R씨는 ‘최봉림’ 이라는 이름에 눈길이 갔다. 미술관(혹은 갤러리)에서 이루어지는 공개 세미나를 통해 몇 번 강의를 들은 적도 있었고, 그가 쓴 글들도 평소 관심 있게 읽어왔지만, 무엇보다도 ‘비평가 출신의 작가’로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작품이 미술관에 컬렉션 되었기 때문이었다.(사진의 경우) 천원의 입장료를 내고 전시장에 입장한 R씨는, 준비해간 작은 수첩에 전시를 보며 받은 느낌들을 꼼꼼하게 기록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제7전시실에 한국화, 공예 작품들과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제7전시실 입구의 벽에는 커다란 현수막이 걸쳐져 있었고, 현수막에는 컬렉션 되어 있는 작가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R씨는 현수막에 적혀 있는 작가들의 이름을 자신의 수첩에 적었다.
김기찬, 김영수, 김옥선, 박건희, 박영숙, 백남준, 송상희, 심현석, 이정진, 정범태, 지성배, 최봉림, Simon Nolfork, Masimo Vitali, Joseph Beuys
현수막에는 이렇게 총 15명의 작가들 이름이 적혀 있었다. R씨는 차분히 작품을 보면서 그 작가의 어떤 작품이 컬렉션 되었는지, 그리고 그 수는 어떻게 되는지 천천히 살펴보기로 했다. 시작은 좋았다. 입구 쪽에 디스플레이 되어 있는 박건희의 유작과, 전쟁과 폭격으로 폐허가 된 아프가니스탄을 서정적으로 기록한 사이먼 놀포크, 정범태가 기록한 서울의 이미지들, 이제는 고인이 된 김기찬의 골목길 풍경 등등, R씨는 작품 하나하나를 마음에 품고 기억에 새기고자 했다. 하지만 전시를 보는 R씨의 발걸음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무거워져만 갔다. 다음은 R씨가 <신소장품 2006> 전시를 보면서 느꼈던 문제점들을 정리한 것이다.
가. 전시장 입구에 적혀있는 작가 리스트의 오류
앞에서도 적었지만 전시장 입구의 현수막에는 총 15명의 작가들 이름이 적혀 있었다. 하지만 현수막에는 실제 전시와 도록과는 다른 잘못된 정보들이 기재되어 있다는 점이 문제였다. 백남준과 요셉 보이스가 직접 찍은 사진은 실제로 없음에도, 현수막에는 마치 백남준과 요셉 보이스가 찍은 사진이 컬렉션 되어 있는 것처럼 ‘작가 이름’으로써 이들 둘의 이름이 적혀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는 백남준을 촬영한 만프레드 레베(Manfred Leve), 요셉 보이스를 촬영한 베르너 크뤼거(Wrner Krüger)가 정확하지만 이들 이름은 현수막에 적혀 있지 않았다. 도록과 연보에 실린 정확한 15명의 작가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김기찬, 김영수, 김옥선, 박건희, 박영숙, 만프레드 레베(Manfred Leve), 송상희, 심현석, 이정진, 정범태, 지성배, 최봉림, 사이먼 놀포크(Simon Nolfork), 마시모 비탈리(Masimo Vitali), 베르너 크뤼거(Wrner Krüger)
나. 만프레드 레베와 이정진의 사진은 어디에?
앞서 백남준과 만프레드 레베의 사례를 언급했지만, 7전시장에서는 만프레드 레베가 촬영한 백남준의 사진과 이정진의 사진을 볼 수 없었다. R씨는 전시장의 도슨트에게 질문을 했지만, 도슨트도 어떻게 된 일인지 잘 알지 못하는 듯 했다. 아마도 1전시장에 걸려 있었는데 지나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R씨는 1전시장을 다시 찾아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다시 한 번 살펴봤다. 하지만 없었다. 1전시장에 있는 도슨트도 만프레드 레베와 이정진의 사진이 어디에 걸려있는지 몰랐다. R씨가 얻을 수 있는 대답은 “여기에 없으면 없는 거다.”라는 대답뿐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R씨는 학예연구실로 전화를 걸었다.
학예연구실 : 예, 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입니다.
R씨 : 궁금한 것이 있어 전화 드렸습니다. <신소장품 2006> 전시를 보러 왔는데, 작품이 보이지 않는 작가들이 있어서요.
학예연구실 : 누구의 작품이 보이지 않던가요?
R씨 : 예, 만프레드 레베와 이정진의 작품이 전시장에서 보이지 않거든요.
학예연구실 :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잠시 후)
학예연구실 :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만프레드 레베가 촬영한 백남준 사진의 경우, 전시장 공간이 부족해 이번 전시를 통해 공개할 수 없었습니다. 작품 수가 36점이나 되는데 이를 모두 디스플레이 할 만한 공간이 없어서요. 이정진의 경우에는 미술관 3층에 있는 6전시실에 디스플레이 되어 있습니다.
R씨 : 이 넓은 미술관에서 공간이 부족하다는 말씀이 이해가 되지는 않으나(중앙홀을 활용해도 되고), 만약 그와 같은 변동사항이 있다면 전시장 입구에 표시를 해서 전시를 보러 온 사람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닌지요? 이정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고요. 어떠한 안내문도 적혀있지 않는데, 누가 이정진의 사진을 보기 위해 3층까지 올라가겠습니까?
학예연구실 :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다. 불안한 사진 보존
R씨는 전시를 보던 중 액자 없이 프린트만 걸려있는 박영숙의 사진을 봤다. 물론 사진의 크기가 커지면 액자의 가격도 높아지므로, 일반 갤러리에서 전시를 할 때에는 액자 없이 전시용 프린트를 디스 플레이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미술관에서 컬렉션한 작품을 아무런 보존, 보관 처리 하지 않은 채 프린트만 벽에 디스 플레이 한다는 사실이 R씨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지류(紙類)의 특성상 온도와 습도에 따라 작품의 보존력이 좌우될 수 있다는 사실은 차치하고서라도, 만약 관람객의 실수로 프린트가 파손되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프린트가 파손되었으니 다시 프린트해서 가져오면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 생각했던 걸까? R씨는 도슨트에게 자초지정을 물어봤다.
R씨 : 이 작품은 왜 액자가 없나요? 소장된 작품이 전시 도중 파손되면 큰일 아닌가요?
도슨트 : 며칠 있으면 액자가 올 거예요. 아마 그 때 액자에 넣어 전시를 할 것 같습니다.
R씨 : 액자를 가져 와서 미술관에서 프린트를 액자에 넣는 작업을 한다고요? 사진이 작은 것도 아닌데, 이렇게 큰(150 x 120cm) 사진을 미술관에서 액자를 넣는다는 것이 수월할 것 같지는 않은데요?
도슨트 : 글쎄요, 저도 그 부분은 잘 모르겠습니다.
라. 작가와 작품 선정에 대한 불명확한 기준
R씨는 전시를 보면서 ‘공공미술관에서의 컬렉션 기준’에 대한 궁금증이 들었다. 특히 이러한 궁금증은 심현석의 작품을 보면서 더욱 증폭되었는데, 수제 핀홀 카메라를 제작하는 사람이 자신이 만든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과연 미술관에서 컬렉션 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R씨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물론 미술관에서 기증 받은 것이기는 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자신만의 카메라를 직접 제작해 그 카메라로 사진을 찍은 또 다른 누군가가, 국립현대미술관에 자신의 카메라와 사진을 기증하고자 한다면 미술관에서는 심현석의 경우처럼 작품을 기증 받아야 하는 걸까?
컬렉션 대상의 범위를 “학문적, 예술적으로 가치가 있는 근, 현대기의 국내외 우수 미술작품 또는 연구가치가 있는 미술작품으로 한다.” 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작품수집 및 관리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R씨는 그러한 규정이 굉장히 모호하고 추상적으로 느껴졌다. R씨는 다시 학예연구실에 질문해 보기로 했다.
R씨 : 궁금한 것이 있어 다시 전화를 드렸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신소장품>의 작가 선정과 컬렉션 기준은 무엇인지 여쭙고 싶어서요.
학예연구실 : 먼저 미술관에서 3년 이상 근무한 큐레이터를 비롯한 미술관 내부에서의 추천과 외부에서의 추천을 받습니다. 추천서에는 작가와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명시되어 있어야 하지요. 그리고 이를 토대로 분과별 회의가 이루어집니다. 분과별 회의를 통해 추천서를 어느 정도 정리하고 난 이후에는 위원회 회의를 거치게 되며, 여기서 통과가 결정되면 최종적으로 외부에 심의를 맡겨 컬렉션의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R씨 : 혹시 위원회 명단이나, 외부 심의는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이루어지는지는 알 수 없을까요?
학예연구실 : 죄송하지만, 그 부분은 알려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전화를 끊고 난 후, R씨는 예전에 어떤 강사가 했었던 얘기를 떠올렸다. 그 강사는 겉으론 자신이 모 미술관의 사진 작품 자문위원으로 되어 있지만, 지금까지 미술관에서 자신에게 작품 구입을 위해 자문을 구해왔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매년 꾸준히 컬렉션은 이루어져 왔지만 정작 아무도 컬렉션의 방향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면, 그 컬렉션은 존재 가치가 있는 것일까? 또한 그러한 컬렉션이 후대에게는 어떤 의미와 교훈을 줄 수 있을 것인가? R씨의 머릿속에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지만, 그렇다고 명확한 답을 얻을 수도 없었다.
3. 미술관을 나서며
해질 무렵 사람의 흔적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하는 미술관의 풍경은 쓸쓸하기만 하다. 기대를 앉고 국립현대미술관의 컬렉션을 접하러 온 R씨의 돌아가는 발걸음은 무거웠다. 전시를 보며 어떤 이의 어떤 작품이 컬렉션 되어 있는지는 경험할 수 있었으나, 미술관의 실수와 운영 미숙이 R씨는 아쉽기만 했다.
미술관에서 이루어지는 작품 수집과 보관은, 후대를 위해서도 미술관이 신경써야할 가장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누구의 어떤 작품이 소장되어 있는지를 기록하는 사료(史料) 또한 예술 작품만큼이나 중요함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엄정하고 꼼꼼하게 정리 및 보전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미술관 측에서는 작품관리팀과 도록제작팀이 서로 달라 간혹 실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반응이었다. 전시로서는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하는 <신소장품전>이고, 컬렉션이 시작된 햇수로는 25년의 역사를 지닌 국립현대미술관이다. 모쪼록 내년에는 올해와 같은, 그리고 지금까지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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