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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대 /오승환 교수 인터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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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대학교 사진학과 오승환 교수
지난 2004년 한해 동안 미국 미주리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교수 연구년을 보내고 오신 오승환 교수님과의 인터뷰하기 위해 교수님의 연구실을 찾았다.
김수진 (이하 김) : 안녕하세요, 교수님. 전에 말씀 드렸던 인터뷰를 하려고 왔습니다. 지금 괜찮으신가요?
오승환 교수님 (이하 오) : 그래, 어서 와. 잠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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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위해 준비한 질문들과 카메라를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있는데, 교수님이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졌다. 나는 잠시 당황해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연구실 한 켠에 마련된 세면대에서 세수를 하고 계신 교수님을 발견했다. 인터뷰와 함께 사진을 촬영하고 싶다는 나의 말에 거울 앞에 서 옷 매무새까지 다듬고 계시는 교수님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교수님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오 : 음악이 있는 게 났겠지?
김 : 아, 네. ^^ 내게는 첫 인터뷰라 무척 긴장해 있는데 교수님께서 아셨는지 이승철의 노래를 틀어주시며 분위기를 한껏 부드럽게 만들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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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했던 교수방법
김 : 바쁘신데 이렇게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년에 교수 연구년을 맞아 미국에서 1년간 교환교수로 계셨는데, 그 말씀을 좀 들려주셨으면 해서요.
오 : 음. 그래.
김 : 거기선 어느 학교에서 어떤 연구를 하셨는가요?
오 : 미주리 컬럼비아 대학의 포토저널리즘학과에서 직접 수업에 참여해 연구하고 왔지. 나는 한국의 대학생과 미국의 대학생이 똑같은 카메라와 필름을 쓰는데 왜 창조성과 실력에서 차이가 나는지, 도대체 어떤 교육 방법이 학생을 그렇게 만드는지를 항상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었거든. 그래서 수업을 들으면서 교수들의 교육방법과 학생들이 학습해 나가는 과정에 중점을 두고 연구를 했어.
김 : 그렇군요. 아무래도 미국은 여러 면에서 강대국이고 교육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교수님께서 보시기에 미국의 교육 환경은 어떻던가요?
오 : 교수 부분과 학생 부분을 나눠 말하자면, 먼저 교수들이 모두 필드 출신인데 테크닉적인 면에 대해선 많은 것을 가르쳐주질 않아. 사회자 역할을 맡아서 학생들에게 방향만 제시해줄 뿐, 길은 학생들이 직접 걷도록 만드는 거지. 학생들은 비평가가 되어서 서로의 사진을 두고 자유롭게 토론을 해. 때론 서로에게 충고를 많이 하기도 하는데, 학생들은 그것을 비난으로 생각하지 않고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편이야. 물론 사진에 대한 평가는 교수의 몫이고.
 | |  | | 열강 중인 오승환 교수 |
‘티칭’보다는 ‘러닝’을
김 : 그럼 우리나라의 사진 교육과 미국의 사진 교육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오 : 우리나라는 교육자와 피교육자로 나뉘어져 있고 티칭(teaching)을 주로 한다면, 미국은 티칭보다는 러닝(learning) 방식으로 교육을 해. 학생들이 스스로 유익한 길을 찾을 때까지 계속 부딪히도록 하는 거지. 혼자 노력해도 답을 찾기 힘들 때는 교수에게 도움을 청하고 말이야.
김 : 아, 네. 얼마 전 우연히 미국 대학생들의 작품들이 올라있는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너무 좋은 사진들이 많아서 놀랬던 기억이 있어요. 그 곳 학생들의 공부하는 분위기는 어떤가요?
오 : 참 놀랬어. 나는 거기서 교수가 내준 과제의 제출기한을 어기는 학생을 단 한 명도 보질 못했거든. 거긴 한 학기에 3~4 과목을 듣는데 대부분의 강의가 실기와 이론을 병행하고 있어서 일정이 굉장히 빡빡해. 이론을 수업할 때는 교수가 제시한 책을 읽지 않으면 수업을 이해하고 따라갈 수가 없도록 돼있어. 그러니까 과목을 이수하려면 밤낮을 사진 찍고 남은 시간에는 이론을 공부를 해야만 될 정도로 빡빡한데도 모두 해내는 거야. 그 때는 아, 미국이란 나라가 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구나 하고 느꼈지.
김 : 와- 대단하네요. 정말 열정적인 것 같아요. 그런데 설마 일주일 내내 공부만 하는 건 아니겠죠? ^^;
오 : 물론 그렇지 않아. 주중에는 공부를 하고 금요일이 찾아오면 얼마나 열심히 논다구. 완전 ‘Thanks, Friday!‘야. 밤새 파티를 열고 친구들과 끝없이 사진이야기를 하기도 해.
사진은 더 이상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김 : 그렇군요- 그럼 교수님. 우리나라 학생들이 사진을 배우는 태도는 어떤 것 같으세요?
오 : 우리나라와 미국의 졸업생들 사진을 비교해보면 미국 학생들은 매우 창조적인 반면에 우리 학생들은 발전하지 않고 고정돼 있어. 그런 걸 봤을 때 우리 학생들이 사진을 쉽게 생각하지는 않는데 사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디지털카메라를 비롯해 핸드폰 카메라까지 등장하면서 이제 사진은 더 이상 특정한 계층의 전유물이 아니야. 그러니까 우리 학생들은 사진을 찍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 사진학과를 선택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지. 사진학과에서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나의 생각을 어떻게 표출해내고 이미지화 시킬 수 있는가를 배워야 해.
김 : 네. 교수님의 예전 수업방식은 교수님의 말씀이 주를 이루었던 반면에, 요즘은 학생들을 수업에 많이 참여하도록 하시는 것 같아요. 미국에서의 연구가 영향을 미친 건가요?
오 : 98년도에 ‘한국대학 교육문제’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내 강의 방식에 오류가 많다는 것을 느꼈지.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이건데 해내지 못하면 낙오자가 돼” 라고 하며, ‘나를 따르라’ 라는 식의 교육을 펼치고 있었던 거야. 교사는 한 마리의 양도 낙오되지 않도록 양떼를 잘 이끌어야 된다는 ‘목동’이나 통솔자인 셈이지. 이번 연구년이 내게는 ‘장군’에서 ‘목동’으로 의식을 바꾸는 계기가 됐어.
 | |  | | 학생들을 지도하시는 오승환 교수 |
김 : 미국에 계시면서 개인적인 작업도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오 : 내가 ‘사진예술’ 지의 특파원을 겸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사진을 많이 찍었지.
김 : 그럼 작업하신 사진들을 보여주실 수 있으신가요?
오 : 아직 발표한 사진이 아니지만 필요하다면 몇 컷 정도 보여 주도록 할게. 그런데 양이 원체 많아 고르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은데?.
김 : 괜찮습니다.^^
(교수님께서 보여주신 많은 사진 가운데 일부를 여기 소개한다,)
김 : 진짜 좋은 사진 많이 찍으셨네요. 근데요^^; 교수님. 미국에서의 생활은 어떠셨어요? 1년이 짧은 시간은 아닌데 타지 생활이 힘들진 않으셨어요?
오 : 예전에 기자생활을 할 땐 외국 출장을 많이 다녔지만 이렇게 가족을 모두 데리고 미지의 세계에서 생활하는 건 처음이라 중압감이 컸어. 그리고 한국에서 배운 영어가 거의 쓰이질 않아서 힘들었지. 우연히 한국 사람들을 만나 커피를 사려는데 “three” 발음을 종업원이 못 알아들어서 “two” 라고 해서 두 잔만 시키고 난 못 먹은 적도 있다니까 허허….
김 : 아,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솔직하신 오 교수님) 그럼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오 : 음.. 저널/광고/순수 등 이런 카테고리에 스스로 묶여있지 않았으면 좋겠어. 사진의 영역은 매우 다양하고 넓으니 좀 더 시야를 넓혔으면 해. 그리고 요즘 취업이 어렵다 보니 사진을 제쳐두고 영어만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은데 그런 절름발이 사진학과 졸업생이 되지 않도록 영어는 물론이고 사진도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
김 : 오늘은 시간을 내어 좋은 말씀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오승환 교수님의 작품 중 일부
●취재: 김수진 (포테이토 명예기자, 경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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