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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사자였을지도 - 사진 : 박정복 (심화과정 제9기, (주)하네스 이사)
이곳을 자주 오르는 사람이라면 바로 이 녀석을 한 번쯤 보셨을지 모르겠습니다. 바위가 많고 경사가 가파른 북한산에서는 이런 고양이 말고도, 집에서 기르다가 버려진 유기견들도 여러 마리가 모여서 집단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멧돼지나 삵 같은 사나운 동물들과 함께 이 일대의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는 고양이는 번식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다람쥐나 새 등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어서 생태계를 교란하기도 하고, 때로는 먹이를 찾아 가까운 인가에까지 출몰해서 경계와 기피 대상이 되기도 하지요.
고대 이집트에서 신성한 동물로 숭배받았던 고양이는 영화나 문학작품 가운데에서는 인간의 내면에 감춰진 광기를 상징하는 악마의 화신으로 그려지는 일도 많습니다. 애묘가나 고양이들에게는 조금 미안한 얘기지만, 개인적으로 녀석들을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아마 예전에 읽은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로부터 받은 인상이 워낙 강렬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쉽게 길들여지지 않는 까다로운 성격에 음산한 울음소리, 번뜩거리는 눈매로 날카롭게 노려볼 때는 두려움을 넘어 섬뜩한 공포심마저 느껴집니다.
하지만 실은 고양이는 높은 자존감과 독립심을 가진 동물입니다, “개에게 먹이와 물, 은신처와 애정을 주면 그들은 당신을 신으로 여긴다. 하지만 고양이에게 같은 것을 주면 그들은 사람들이 자신을 신으로 여기고 있다고 믿는다.”(크리스토퍼 히친스) 그들의 삶은 어디까지나 그들 자신의 것입니다. 가끔 주인과 놀아주기는 하겠지만, 막대기를 멀리 집어던져도 개처럼 꼬리를 흔들고 헥헥거리며 뛰어가서 그것을 물고 오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머릿속으로 원래는 자신이 위대한 사자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 : 박정복 (심화과정 제9기, (주)하네스 이사)
글 : 김승곤 (사진평론가, 한국사진예술원 주임교수)
출처 : 한국사진예술원 SPC사진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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