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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성 / 사진도 예술인가?
지금, 호암갤러리에서는 미국현대사진 1970-2000전이 개최되고 있다. 이 전시는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귀중한 작품들을 빌려다가 내년 2월 2일까지 전시하고 있다. 사진이 회화나 조각과 같이 현대 미술로써 인정받은지 꽤 오래다. 우리 나라에서는 임응식, 현일영 등 몇 몇 선구자의 노력에 의해서 각 대학에서 사진에 대한 강의가 개설되고 1964년 제13회 국전에서부터 사진 부문을 신설해서 예술로 취급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문화적인 후진에 허덕이고 있는 일부 사람들 아직도 '사진도 예술인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특히, 외국과의 연락이 잦은 창구인 관세청 직원 속에서 사진이 예술이 아니라고 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 물론, 아마추어가 그린 그림이 예술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아마추어가 찍은 사진은 예술이 아니다. 그런데 세계 사람들이 예술이라고 인정하는 사진을 예술이 아닌 단순한 물품으로써 해석하니 그것이 문제이다.
얼마 전, 어느 문화재단에서 외국 사진 작가 작품을 반입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담당자인 관세청 직원이 그것을 예술이 아닌 단순한 물품으로 취급해서 세금을 물게 했다.
이유인 즉, 관세청 사무의 기본이 되는 조례 제21부 제97류 예술품.수집품과 골동품에 사진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요사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백남준의 작품은 규정에 없기 때문에 예술품이 아니라는 말이 된다. 물론 비디오 작품도 예술 작품이 아니라 어느 작가의 비디오 작품이냐가 문제가 되겠지만은 중요한 것은 그것을 판단하는 사람의 교양이다. 전문지식이 없는 세관 직원들은 법률이 애매해서 예술품 판단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자기가 모르면은 전문가의 자문을 얻어서라도 예술품을 단순한 물품으로 전락시키는 비극이 없어야 한다.
나 자신도 워커힐미술관 관장으로 재직 때 세계적으로 유명한 막달레나 아바카노비치의 타피스트리 작품을 반입하여, 서울 세관에서 그때 마치 장사꾼들이 한창 들여오는 페르시아 융단과 같다고 해서 세관에 걸린 적이 있었다. 이 문제로 항의하러 갔더니 마침 과장이 제물포고등학교 졸업생이고 내가 필자로 참여했던 국어 교과서를 공부한 사람이기 때문에 내 설득력은 단번에 통과되어서 예술품으로 인정될 때가 있었다. 여하튼 사진도 예술인가 라는 문제는 사진이 예술이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다는 것으로 가정하고 어느 문화재단에서 반입하려던 외국의 저명한 작가의 작품이 전 세계에서 예술로 인정하는데 한국에서만 그 관세규정 때문에 예술이 안 된다면 우리는 후진국이 되는 것이다. 세상의 변화에 따른 법률의 손질이 필요한 시대이다.
이경성
일본 와세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그는 인천시립박물관 관장,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워커힐미술관 관장, 모란미술관고문, 홍익대 교수, 삼성문화재단 이사, 현대미술관회 이사 등을 두루 거치며 미술발전에 이바지했다. 석남미술문화재단을 설립해 1981년부터 지금까지 후학들에게 석남미술상을 매년 수여하고 있기도 하다.
< 이 글은 Seoul Art Guide 2002년 12월호의 이경성 칼럼을 옮겨온 것입니다. 기사의 저작권은 '김달진 미술연구소' 및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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