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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규(마티아) 신부
지금 대학 졸업 시즌이다. 대개의 졸업식에서는 수석 졸업자나 최연소 졸업생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마련인데, 경일대학교 사진학과 대학원 졸업식에서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대구 성산 카톨릭교회의 이창규(세례명 마티아) 주임 신부가 바로 주목의 장본인. 어떻게 사진을 시작하게 되었으며 무엇을 주제로 해서 찍는가, 사진에 대한 철학은 어떤가? 포테이토는 대구에 있는 이창규 신부에게 이메일로 인터뷰를 신청했다.
안녕하십니까? 사제의 신분으로 다른 학문을 공부하려고 결심하시기까지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어떻게 해서 사진을 택하시게 된 겁니까?
- 97년 시골 군위 성당으로 인사 발령되어서 살기 시작했는데 고적한 그곳에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면서 기도하던 중에 카메라가 떠올라서 사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을 하다 보니 점점 기도하는 내용과 같아졌습니다. 그리고 생각을 더 깊이 더 많이 하고 세계를 꼼꼼히 관찰하게 됐습니다.
이창규(마티아) 신부
“인간의 소명은 사랑-사진기와 사진가를 혼동하지 말아야”
신부님께서는 대학원에서 사진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신 것만이 아니라, 많은 작가들이 한번쯤 전시를 갖고 싶어 하는 인사갤러리에서 초대전을 열게되었는데요. 이번 초대전은 어떻게 해서 이루어지게 되었습니까?
- 작년 11월에 경일대 대학원에서 ‘시적개념들을 이용한 사진의 표현방법 연구-나의 내면적 풍경사진에 대한 변론’을 학위 청구 논문으로 발표했습니다. 선생님들께 칭찬도 받았고 해서, 금년 초 작품과 함께 갤러리에 졸업논문을 제출해보았는데, 생각 밖으로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대구의 맥향 화랑도 그렇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실 '위리안치(圍籬安置)'는 무슨 뜻이고, 어떤 내용의 사진들입니까?
- 위리안치라는 말은 조선시대 형행제도 중의 하나인데, 흔히 ‘유배’라고 알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안치(유배流配)가 있는데 위리안치는‘탱자나무 울타리에 가택연금하다’라는 의미입니다. 경국대전과 유홍준 선생의 ‘완당평전’에 나와 있습니다.
졸업 논문으로 구성한 사진들은 탱자 가시나무와 얼음판 그리고 또 다른 이미지로 석장의 사진이 한 플롯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가시는 고통을 얼음판은 마비를 상징하는데 고통과 마비의 내면적 심리적 상황들에 대한 진동과 공명을 이미지로 울려내는데 초점을 두었습니다. 물론 추사 (완당 阮堂 ) 김정희 선생을 추모하고 그분이 쓴 글을 저의 당호로 선택한데 대한 갚음으로 생각하고 엮었습니다. 저의 당호는 우연하게도 15년전에 ‘소창다명’이란 완당 선생의 글귀를 선택했고, 사진을 시작하면서 그 당호의 값을 더욱 깊이 알게 되었습니다.
사진을 단순한 예술의 도구나 고상한 취미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한 장의 사진(진실)을 남기는 것을 사명으로 알고, 그를 위해서 때로는 목숨을 내던지는 사진가도 있습니다. 몇 년 전에 극도의 굶주림으로 일어날 기력도 없는 어린이와, 그 바로 옆에서 아이가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대머리 독수리 무리를 찍은 사진으로 퓨리쳐 상을 받은 사진가가 있습니다. 기록으로서의 사진의 가치와 사진가의 윤리에 관한 신부님의 의견을 들려주시겠습니까?
- 사진의 발명과 그 역사를 통해서 사진의 운명은 기록이라는 소명을 지닌다고 하겠죠. 그래서 사진은 삶의 시간과 현장을 잘라내고, 연속적인 존재의 정황들을 아득한 우주에 떠도는 행성처럼 만들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건의 기억소자처럼 만들어 버리죠. 기록 사진을 사건으로 본다면 문제가 다소 복잡해지죠. 그것은 현상학적 한 표면이 아니라 존재론적인 문제로 옮아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진은 자신의 존재론적인 모습 안에서 반항하는 비윤리적 성향을 띤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기록이란 소명을 받고 태어났지만, 인간의 소명은 사랑이기에 사진기와 사진가를 혼동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보신 사진 가운데 가장 인상 깊은 사진은 어떤 사진이었습니까? 특별히 좋아하시는 사진가는 있습니까?
- 사진 공부를 하면서 좋은 사진집을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공부해온 것들과 생각들이 닿는 범위에서 나의 지성 안에서 스폰지처럼 빨아들이는 사진들 앞에서 밤을 새운 적이 많습니다. 그중에 가장 선명한 인상은 마이너 화이트의 ‘의식과 제의’라는 사진집입니다. 선생님의 서고에서 빌려온 장 오귀스트 으젠느 아트제의 사진집들도 기억에 선명합니다. 친구에게서 선물 받은 요제프 쿠델카의 사진집도 아끼는 것 중의 하나죠. 그래서 이분들을 좋아하며 그 사진 유산들에 대하여 늘 고마워합니다.
“진실된 내면을 표현하고 싶어”
사진가로서 데뷔를 하시게 되는데, 앞으로 어떤 사진을 찍을 계획이십니까?.
- 논문을 쓰면서 몇몇 분들에게 빚을 졌습니다. 지도하신 경일대 이경홍 선생님과 저서들로 접했던 홍대의 이경률 선생님, 서울대 김상환 선생님, 그분들이 풀어준 해박한 지식들과 통찰력에 대하여 감사드리며 기회 닿으면 멋진 사진으로 꼭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발표하는 사진들은 내면적 풍경 사진들이지만, 사진의 장르가 문제가 아니고 사진의 내용적인 흐름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늘 진실 된 저의 내면을 의식해야하고 또 그렇게 할 것입니다.
졸업을 축하드리며, 앞으로 더욱 정진하셔서 좋은 사진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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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전경헌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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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규 Lee, Chang Gyoo
위리안치(圍籬安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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