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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예술 김녕만 사장 : 서울사랑시민상 수상
김녕만 사장
지난 10월20일, 23년간 동아일보 사진기자로 재직하면서 충실하게 역사를 기록해서 여러 권의 사진집으로 펴낸 사진예술사의 김녕만 사장에게 2003년도 (제52회) 서울특별시 서울사랑시민상이 수여되었다. 그의 투철한 기자 정신과 역사 의식을 높이 산 것이었다. 김녕만 사장은 광주민중항쟁을 기록한 “광주 그날”과 남북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열망을 보여주는 “판문점”, 권력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통령이 뭐길래” 등 사진집을 발간했고, 신문사를 퇴직한 후에는 사진예술사를 경영하면서 월드컵의 열기를 기록한 “대~한민국”을 발간하는 등, 사진가로서 출판인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사랑시민상은 문화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1948년에 제정된 상으로 ‘서울시 시민상’에서 올해부터 ‘서울사랑시민상’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모두 13개 분야로 나뉘어 시상되는데 언론분야의 김녕만 사장 외에 문학 이형기, 미술 장두건, 음악 한명희, 공연 정재만, 영상 표재순씨 등이 선정되었다.수상자에게는 각각 상패와 메달, 상금 700만원과 부상이 수여되었다.
사진계 인사로는 4번째 수상
서울사랑 시민상 수상을 축하 드립니다. 선생님께서 이번에 받은 상은 사진예술에 대한 공로라기보다는 언론인으로서의 김녕만을 높게 평가해서 받은 상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진예술분야에 대한 공로를 인정 받아 이 상을 수상한 분들이 계시지요?
- 서울사랑시민상은 올해로 52년째인데요, 10회 때 언론분야가 신설되면서 당시 동아일보 사진기자였던 이명동 선생이 언론계의 쟁쟁한 인사들을 재치고 4.19 때의 사진보도에 대한 공로로 이 상을 수상하여 화제가 되었고, 그 이후로는 수상자가 없다가 1974년에 역시 동아일보 사진기자였던 최경덕 선생이 수상했습니다. 사진기자로는 제가 3번째 수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진가로서의 공로는 10회 때 임응식 선생이 미술분야에서 수상한 적이 있습니다. 사진분야 이외에는 김기창 화백, 토지의 소설가 박경리 선생 등 지명도가 높은 분들이 받았던 상인데, 저 같은 경우는 운이 좋아서 받은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서울사랑시민상 말고도 많은 상을 받으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상들인가요?
- 동아일보 사진기자를 그만 둔 2001년에 사진기자협회에서 ‘올해의 사진기자상’을 받았고, 작년에는 ‘대한사진시민상’을 받았습니다. 상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제 경우는 대학 다닐 때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등록금을 각종 공모전에서 받은 상금으로 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공모전에 응모하기도 했고, 많은 상을 받은 것이 사실이기도 합니다. 대학 다니는 동안 내내 상금으로 등록금을 충당했을 정도니까요. 상을 받는다는 것은 목마른 사람에게는 시원한 사이다 한 잔 마신 것처럼 기분이야 잠시 좋을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뭐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사진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공모전 같은 데에 너무 집착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세상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열정적 활동의 원동력”
선생님께서는 사진집만 9권을 내셨고, 그 외에도 사진잡지 발행과 대학 강단에 서시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해오고 계신데, 그 힘의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 저는 세상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문사에 있으면 데스크에서 원하는 사진만 찍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제 경우는 사진기자로서의 위치에서 만이 아닌 ‘사진가’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진기자라면 누구보다도 객관적이어야 하지만, 사진가의 경우는 조금 주관적일 수도 있습니다. 신문에는 객관적인 사진만 실리겠지만, 사진가의 눈으로 본다면 시야가 좀 더 넓어질 수 있습니다. 제가 겨우 입사 2년 차였던 신입기자 시절에 광주를 내려가게 되었는데, 당시는 언론에 대한 통제가 철저했던 때라 사진을 찍어도 검열을 통과하지 않으면 신문에 실을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사진기자 말고도 한 사람의 사진가의 입장에서 역사의 현장을 기록해두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쓰이지도 않을 사진을 왜 찍느냐고 야유 섞인 말들을 했지만, 중요한 역사적 사실을 문학 이형기, 미술 장두건, 음악 한명희, 공연 정재만, 영상 표재순씨 등이 선정되었다.수상자에게는 각각 상패와 메달, 상금 700만원과 부상이 수여되었다.기록해서 남기는 것은 직업을 떠나서 카메라를 손에 쥔 사진가로서의 의무라고 생각했습니다. 판문점 사진을 찍었을 때도, 이런 비극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교훈을 남기고, 또 우리가 이처럼 같은 민족끼리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기록하는 것은 통일된 뒤에도 큰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펴낸 ‘대통령이 뭐길래’는 제가 청와대에 출입하게 되면서 처음부터 사진집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작업한 사진들로 만든 책입니다. 청와대는 우리나라 권력의 중추적인 곳입니다. 그리고 취재가 많이 제한되어 있어서 그 안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기도 합니다. 그것이 저로 하여금 많은 관심과 호기심을 갖게 만들었던 겁니다. 청와대는 출입기자들이 사진취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풀(pool)을 만들어 각 사에서 돌아가면서 취재한 사진을 공유하는 시스템인데, 남들이 일요일이나 어린이날 같은 공휴일에는 누구나 취재하기 싫어하는 때에도 저는 다른 사람의 취재까지 맡아서 하기도 했습니다.
제가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많이 하는 질문이 ‘벙어리가 왜 벙어리인지 아는가?’ 라는 겁니다. 벙어리는 들을 수 없기 때문에 말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시각언어라고 얘기하는데, 시각언어도 많이 보지 않으면 표현할 수 없는 겁니다. 더 큰 문제는 벙어리가 듣지는 않고 말만 하려는데 있습니다. 귀머거리가 아무 것도 듣지 않고 뱉어내는 게 제대로 된 언어일 수 없는 것처럼, 많은 것을 보지도 않고 표현한 시각언어들도 제대로 된 표현이 될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전시장도 안 가보고, 책도 안 읽고 카메라만 들고 사진을 찍는 것은 마치 카메라로 안간힘만 쓰는 것과 같습니다.
많은 관심과 호기심을 갖고 다양한 관점에서 관찰해나갈 때 비로소 제대로 된 표현, 좋은 사진이 나오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 관심과 호기심이 저로 하여금 많은 작업들을 하게끔 만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사진의 가장 큰 장점은 사실성”
선생님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8, 90년 격동의 시대의 한복판에서 기록한 수많은 포토저널리즘 작업입니다. 당시 포토저널리즘의 상황과 현재의 상황은 많은 변화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 시대의 목격자로서 한 말씀해 주십시오.
- 제가 격동20년이라는 책으로 정리했습니다만, 그 시기는 한국사회에서 가장 변화가 심하고 어려웠던 시대가 아니었나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과는 사진의 소재에서 많은 차이가 생기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포토저널리즘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아무래도 사진의 매커니즘에서의 변화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카메라 렌즈가 그리 다양하지 못했던 그 때는 35mm광각 렌즈로만 사진을 찍어도 기자상을 받을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35mm렌즈를 표준이라고 이야기 할 정도로 세월은 많이 변하였습니다. 특히 2000년대에 이르러서는 디지털시대가 된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디지털화 되면서 많은 장점도 생겼지만, 일부 포토샵에 의한 왜곡과 조작 등으로 사진의 진실성과 기록성이라는 고유의 가치가 훼손되고 있는 것은 크게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도 사실성에 있습니다. 만약 63빌딩에서 사람이 떨어지는 장면을 그림으로 그렸다면 큰 충격을 받지 않을 테지만, 단 5층에서라도 그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서 보여준다면 사람들은 아주 큰 충격을 줄 것입니다. 그것은 사진이 갖는 사실성이라는 특성 때문이지요. 하지만 디지털로 합성과 조작이 간단하게 이루어지면서 사진의 그러한 힘은 많이 떨어지고 있지 않은가 생각됩니다. 언론의 상황도 많이 달라졌는데, 제가 처음 입사할 당시만 해도 사진은 신문기사의 부수적인 부분에 불과하였지만, 영상 중심의 시대로 바뀌면서 신문도 읽는 신문이 아닌 보는 신문으로 전환되었고 사진 자체가 중심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 등은 긍정적인 변화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선생님께서는 2001년 2월에 사진예술사 사장으로 취임하셨는데, 2년 8개월 동안 잡지를 만드시면서 어떤 점에
가장 치중해 오셨습니까?
- 이전에는 카메라가 있었기 때문에 사진가가 되었던 시대도 있었습니다. 카메라 자체가 귀하고 중요했던 거지요. 하지만 사진 자체가 대중화 된 지금은 카메라가 없어서 사진을 못 찍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사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들도 많아졌습니다. 예전에는 사진이 예술인가 아닌가 하는 논쟁도 있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그러한 논쟁이 필요치 않을 정도로 사진의 위상은 많이 높아졌습니다. 오히려 미술 분야에서 사진을 활용하는 경우가 더 많아 지기도 했고요. 제 경우에도 어떤 화가가 제가 찍은 판문점사진을 밑그림으로 해서 제작한 그림으로 광주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적도 있습니다. 오히려 요즘에는 사진의 비전공자들이 사진을 더 많이 보고 더 잘 활용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사진인구가 그만큼 늘었는데, 주변상황이 변화하는 속도는 그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의 경우, 사진을 활용하는 빈도가 굉장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주5일제가 되면서 여행을 많이 다니게 되면 더 많은 사진인구가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예술지는 그런 사람들이 단순한 취미 생활에 도움을 주는 일에만 그치지 않고, 어떤 목표를 위해 정진하려는 사람들을 위해서 사진예술의 전반적인 질적 향상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진예술이 오피니언 리더들이 많이 참여하도록 하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사진문화의 전반적인 발전이 어떠한 형태로 이루어 질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항상 고민하고 있고, 이 사진문화의 발전이 우리 국민의 삶의 전반적인 발전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진예술지를 통해서 커다란 수익을 올리는 일에보다는 사진계 전반의 질적인 향상을 위해서 애써왔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인정해주시는 분들이 주위에 점점 늘어간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고 있습니다.
사진계는 아마추어 동호인까지 그 범위나 수가 대단한데도, 대부분 풍경사진이나 콘테스트 사진 같은 쪽에 몰려 있다는 느낌입니다.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아마추어들이 콘테스트 말고는 자기 작품에 대해서 평가를 받을 마땅한 공간이 없습니다. 정식 사진교육을 받은 경우에야 여러 가지 형태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아마추어들의 경우에는 ‘콘테스트’라는 공간만이 거의 유일한 통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노래를 좋아한다고 해서 모두 성악가가 될 필요는 없고, 많은 대중음악 애호가들이 있는 것처럼 사진의 경우에도 모든 사람이 다 작가가 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풍경사진이나 콘테스트 쪽에 몰려있다고 할지라도 아마추어 인구가 많다는 것은 저로서는 좋은 현상이라고 봅니다.
저널리즘이나 르포르타쥬 분야는 그 중요성에 비해서 사진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매체가 턱없이 적고, 경제적인 수입도 미미한 실정입니다. 무엇이 개선되어야 할까요?
- 인터넷시대가 오고 인쇄 매체가 줄어들면서 타격이 더 커진 것 같습니다. 포토저널리스트는 고독하고 힘든 직업입니다. 진실되게 말하는 것은 속도가 느립니다. 우리나라의 상황이 ‘빨리빨리’ 하는 것을 선호하다 보니 역사성을 중시하는 분야가 더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사람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사진들이 많이 나와야 할 것입니다. 당장 눈앞에 있는 장면에 집착하기보다는 사명감을 갖고 꾸준히 작업하다 보면 포토저널리스트들이 인정 받는 때가 분명히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무엇이 개선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역사를 기록한다는 사명감으로 꾸준히 작업하다 보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사진기자는 저널리스트 + 아티스트”
지금 상명대학교 사진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계신데, 요즘 신문사에서는 사진기자를 채용할 때 사진학과 출신보다도 타 과 출신들을 뽑는 경우가 더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타 과 출신을 더 뽑는다기 보다도 최근에는 채용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고, 신문사에서의 채용조건 자체가 사진을 잘 찍는 사람만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저널리스트로서의 다양한 재능과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는데 반해 사진학과 학생들은 그 부분에 대한 준비가 부족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이는 사진학과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문사 내에 신방과 출신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도 아셔야 합니다.
미국 같은 경우는 작은 언론사에서 포트폴리오 심사를 통해서 사진기자를 채용하고, 그 사진기자가 한 단계 한 단계 밟아가면서 메이저로 진입해 가는데 반하여, 우리는 처음부터 메이저로 진입하는 형태의 채용방식이라는 점도 문제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에 실망만 할 일이 아니라 자신이 사진기자의 꿈을 갖고 있다면 신문사에서 요구하는 저널리스트로서의 요건들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한 예로 최근 동아일보에서 5년만에 사진기자를 뽑았는데, 중앙대 출신의 여학생이 채용되었습니다. 이것은 철저하게 준비만 잘 한다면 사진기자가 되는 길은 열려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사진기자의 경우 계약직 채용방식이 많은데 이 경우는 실제로 사진학과 출신이 더 많이 채용되고 있습니다. 사진학과가 차별받는다라기 보다는 사진학과 출신들의 준비가 소홀한 것이 최근에 그러한 경향을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진기자는 옛날에는 특수직이었지만, 지금은 일반 편집부의 기자와 같습니다. 독자적인 취재능력을 갖춘 인재를 신문사에서는 원하는 것이지요. 사진만 잘 찍어서는 사진기자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사진기자는 저널리스트+아티스트입니다. 아티스트적인 부분만 갖고는 사진기자가 될 수 없고, 저널리스트로서의 덕목들을 잘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정치부 기자가 모두 정치학과 출신이 아니고, 사회부기자가 모두 사회학과 출신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이해가 빠를 것입니다.
사진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오래 이어주시기 바랍니다. 수상을 다시 한 번 축하 드리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서울사랑시민상 시상식에서의 김녕만 사장
런던ASEM 정상 회의를 마치고 귀국중 특별기내 대통령집무실에서 사진기자들과 환담 (1998)
판문점 출입기자 시절 (1993)
남대문 화재현장 취재중(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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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및 정리 / 전경헌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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