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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와 카츠히사 : 일본 디지털사진계의 선구자
일본광고사진 계에서 디지털사진을 가장 먼저 도입해서 작품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일본 전국과 한국 등지에서 디지털사진에 관한 수많은 강연을 하고 있는 디지털포토의 제일인자, 오가와 카츠히사가 한국광고사진가협회의 초청 강사로 내한했다. 모두 네 차례의 바쁜 순회강연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기에 앞서 포테이토를 찾은 그를 기자가 만나보았다.
디지털사진에 관한 기자의 질문에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말 - 그의 표현에 따르면 디지털 언어가 아닌 사진언어 - 로 대답했다. “대학교육에서 가장 잘못된 것은 학생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어려운 용어들을 써서 가르치는 것”이라는 그의 지적에 납득이 간다.
오가와 카츠히사(小川勝久) 氏
최근 한국에 와서 강연하시는 모습을 자주 뵈었습니다. 자주 오시는 편이죠?
- 네, 디지털에 관한 세미나 같은 일로 오게 되는데, 이번으로 다섯 번 째입니다.
한국에 오실 때마다 느끼는 것도 많으실 텐데, 특히 어떤 것이 눈에 두드러지는지요.
- 여기 오면 프로들의 스튜디오는 꼭 한두 군데 들리는데, 시스템이 매년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것에 놀라고 있습니다.
어떤 시스템 말씀이신가요?
- 필름에서 디지털로 바뀌는 속도가 빠르고요. 일의 규모나 내용도 크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모두들 공부도 참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것도 디지털 전반이 아니라 자기에게 꼭 필요한 부분들을 짚어서 깊이 있게 공부하고 있어요. 그만큼 자신의 초이스를 잘 알고 있다는 얘기가 되겠지요. 디지털 카메라도 600만 화소가 일반화되었고, 무엇보다도 화질이나 가격이 충분히 실용적인 수준에까지 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나라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 미국에서는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원고를 입고하는 비율이 전체의 50% 가까이까지 늘었다고 합니다. 일본도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아나 2, 3년 안에 디지털의 비율이 30%는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이 의외로 낮군요. 무슨 이유라도 있는 겁니까?
- 사실 제대로 찍어서 제대로 처리하기만 한다면 지금의 600만 화소급의 35mm 카메라로 찍은 데이터는 6×4.5 필름으로 찍은 것에 필적할만한 화질을 갖고 있습니다. 어떤 용도로나 충분히 쓸 수 있는 화질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미국과는 달리 일본의 클라이언트들이 35mm 카메라를 신용하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그래서 비싼 돈을 들여 큰 카메라에 불편하고 효율이 낮은 디지털 백을 달아서 찍고 있는 겁니다. 먼저 사진가들이 35mm 카메라의 성능이나 화질의 뛰어난 점을 클라이언트들에게 인식시켜나가는 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디지털이라고 대충 찍어 포토샵으로 조정하려는 것은 잘못"
큰 카메라를 좋아하는 것은 이쪽도 마찬가집니다. 그런데, 디지털에서 최종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촬영 단계에서부터 주의해야할 것이 많다고 보는데요.
- 그렇습니다. 디지털이라고 하면 대충 찍어도 나중에 포토샵 같은 걸로 만지면 되는 걸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건 아주 잘못된 생각입니다.
보통 CMS라고 불리는 컬러 매니즈먼트 시스템에 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중 몇 가지를 말씀드리면, 먼저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화이트 밸런스를 잡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필름도 다양한 광원에 따라서 데일라잇이나 텅스텐 등을 구별해서 쓰지 않습니까? 화이트 밸런스를 세트하는 것은 필름을 선택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 됩니다.그리고 노출은 정확하게 맞춰야 합니다. 노출이 부족한 데이터를 처리과정에서 톤 커브를 높여서 증감하면 색 균형이 깨지게 됩니다. 특히 어두운 부분에서 노이즈가 생기는데, 그렇게 잘못 손대서 한 번 깨진 색은 원래대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또 라이팅을 신중하게 해야합니다. 디지털 라이팅은 노이즈가 생기기 쉬운 그림자 부분을 약간 밝게 해주는 것이 요령입니다.
다음은 그래이 밸런스. 뉴트럴 그래이, 즉 RGB의 수치가 같은 100 : 100 : 100가 되도록 맞추는 건데, 이것은 색보정 필터와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리고, 모니터의 칼리브레이터로 색을 제대로 조정해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자연스런 색이나 인쇄물에서 나오는 색과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모니터에서 어떤 색이 어떻게 나오는가를 알아두면 일관성이 생기게 되어서 작업이 쉬워지지요. 가령 100만 원짜리 성능을 가진 카메라를 제값만큼 쓸 것인가, 아니면 1만 원짜리로 쓸 것인가도 여기 달려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노출이나 초점이 안 맞거나 광원을 맞추지 않으면 사진 버리는 건 아날로그와 다를 것이 없다는 말씀이시군요.
- 바로 그겁니다. 다시 말해서 카메라와 라이팅, 모니터, 프린터까지 어느 단계에서나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CMS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가운데 어느 것 하나 잘못 되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는 겁니다. 사진이 발명되고 160년이 훨씬 지났지만, 기본적인 조건에서는 그때와 달라진 것이 전혀 없지요.
모든 프로세스에서 기본을 지키는 일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시스템 가운데에서 어느 것 하나를 잘못 조절했을 때는 모든 시스템이 무너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제대로만 찍었다면 포토샵 같은 것 쓰지 않아도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만일 잘못 찍었다면 처음부터 다시 찍어야지, 이미 촬영된 데이터를 자기 멋대로 조절해서는 안 됩니다. 촬영에 5분 쓰고, 포토샵으로 1시간 만지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1시간 촬영에 포토샵은 5분으로 끝낸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포토샵은 어디까지나 도구라는 사실을 명심하도록 조언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는 최근 디지털 교육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커리큘럼이나 기자재에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데요. 일본의 대학은 어떤가요?
- 앞으로는 달라지겠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일본의 대학들은 아직 디지털 시대에 대응하는 교육을 못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대학에서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사진예술이나 역사나 찍는 기술 같은 것은 좋은 내용으로 훌륭하게 가르치고 있지만, 디지털에 관해서는 잘 모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디지털도 아날로그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
디지털 교육이 활발히 이루어지려는 시점에 있지만, 그런 사정에서는 이쪽 대학 교수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대학에 들어오면 곧바로 디지털 교육을 받아야 합니까?
- 아니,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까도 말씀 드렸지만, 디지털도 아날로그의 연장선상에 있는 겁니다. 찍는 것도 결국은 사람이고요. 그래서 전 교육과정의 최초의 절반은 반드시 필름으로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프로와 아마추어는 빛에 대한 해석과 구사하는 수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라이팅이 잘못되면 나중에 구제할 수 없지 않습니까? 디지털에서는 더욱 결정적이지요. 따라서 이런 기초적인 것은 아날로그로 튼튼하게 다진 다음 디지털로 들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한국의 신문 잡지 같은 데에서는 지금은 전부 디지털 카메라를 쓰고 있는데, 일본은 어떻습니까?
- 신문사에서는 오래 전서부터 100% 디지털로 바뀌었고, 잡지도 아마 50%는 넘었을 겁니다. 광고사진 쪽은 1, 2년 안에 30%를 넘을 것으로 봅니다.
스튜디오 촬영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 사용하는 카메라의 특성나 사용법을 잘 알아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라이팅입니다. 화이트 밸런스, 그래이 챠트 등 기본적인 사항은 확실하게 마스터해야 하겠지요.
600만 화소급 이상의 카메라의 성능은 어느 정도입니까?
- 좀 전에도 얘기했지만, 지금의 600만 화소도 실용적으로는 충분합니다. 앞으로 머지 않아 1200만, 1600만 화소급도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1200만 이상이라면 필름으로 치면 6×7이나 6×9에 필적될 수 있을 겁니다. 프로 백은 8×8cm 필름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물론 모든 프로세스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을 구사했을 경우의 얘기입니다만 ….
중형 카메라에 쓰이는 디지털 백은 어떤가요? 혹시 추천하실만한 기종이라도 있으시다면 ….
- 카메라나 방식을 선택하는 문제는 일률적으로는 권장할 수 없고 무엇을 찍을 것인가, 어떤 용도로 사용할 것인가가 중요하겠지요. 사실 디지털 백은 일본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요, 가격 면에서나 성능 면에서 그다지 권장할만한 것은 못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35mm는 풀 사이즈로 사용할 수 있지만, 디지털 백은 카메라 프레임에 따라 일부밖에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효율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지요.
RGB나 스캐너 타입보다는 원샷 타입을 권하고 싶고요. 모델로는 코닥의 14N과 캐논의 1DS가 1200만 화소급입니다. 디지털 백은 프로 백, Phase1 H20, 지나 백 등 3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머지 않아 후지에서 1600만 화소 상당의 디지털 백이 나올 예정입니다만, 저는 범용성이나 성능, 가격의 모든 면에서 35mm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해상도가 성능을 비교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었습니다만 화소나 노이즈, 컬러 특성 등이 많이 개선된 지금은 오히려 화질에 대한 찍는 사람의 필링이라고 할까, 만족도 같은 것이 중요한 요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1DS 정도의 카메라는 4×5 필름에 필적한다고 봅니다.
판매량 등을 생각하면 이미 디지털 쪽이 은염사진 쪽을 넘어 섰습니다. 기업은 이윤 창출을 목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각 메이커에서는 아날로그 사진에 필요한 도구나 재료들은 언제까지 계속해서 생산될 것인가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 필름도 인화지도 생산이 완전히 끊어지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겁니다. 실제로 후지 같은 데에서는 지금도 새로운 필름을 계속 개발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비유하고 싶습니다. 가령 젊은 사람들의 콘서트에 가면 신세사이저나 엘렉키 같은 최신의 전자기술을 이용한 악기들이 강강 울리고 있지만, 아직도 클래식 기타의 음색이 훨씬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 않습니까? 물론 기업은 채산논리로 좌우되지요. 그래서 생산량도 줄고 값도 비싸지긴 하겠지만, 그래도 없어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새로운 문화를 알기 위해서는 오래된 문화를 알아야""
얘기가 좀 달라지는데요. 요즘 부쩍 디지털 아카이브에 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디지털 데이터의 안정성과 보존성에 관해서 우려하는 사람도 많은데 선생님 의견은 어떻신지요.
- 그 점은 현 단계에서는 신뢰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 디지털 데이터의 기록매체로는 지금 주로 CD가 쓰이고 있는데, 지금 기술로는 약 15년 정도가 내구 한도라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베이스로부터 기록 부분이 박리되고 만다는 거지요. 필립스의 MO도 있지만 메이저는 아닙니다. 그래서 중요한 데이터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카피를 해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차곡차곡 쌓아두지 말고 세워서 보관하는 것도 잊어선 안 됩니다. 값이 싸진 지금은 10만원 정도면 100기가 정도 용량을 저장할 수 있어서 외장 하드에 저장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도 재생 시스템이 하루가 다르게 개선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게 되면 또 다시 그 시스템에 맞는 형식으로 카피해 두어야 하고 …. 하지만 아마 몇 년 안으로 어떤 시스템이 개발되어 어느 정도 정착될 것이라고는 생각합니다만 ….
디지털 프린트의 퀄리티와 보존성은 어떤 단계에까지 와있습니까?
- 그 동안 안료나 잉크가 놀라울 정도로 개발되어서, 지금 수준으로도 100년쯤은 버틸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문제는 종이 같은 지지체인데요. 그것도 여러 메이커에서 안정적인 재료를 연구하고 있어서 곧 해결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100년입니까? 그렇게 되면 사진의 문화나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어떤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요?
- 좋은 지적입니다. 내구 연한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길어질 거고요. 우선 사진시장에 좋은 의미의 영향을 줄 겁니다. 모든 사진이 그런 건 아니지만, 지금의 은염방식에 비해서 저렴하고 손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사진 값이 훨씬 싸져서 소비자들이 작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지금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디지털 프린트가 집안이나 사무실 장식용으로 아주 잘 팔리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새로운 사진시장과 생활문화가 탄생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밖에도 분명 여러 분야에서 뚜렷한 변화들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오늘 여러 가지로 유익한 말씀 감사합니다. 젊은 세대의 사진가들과 학생들에게 들려주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
- 지금은 모든 문화적 시스템이 젊은 사람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새로운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오래된 문화를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무엇이 되기를 원하는지, 목표를 분명히 설정하라는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공항으로 나가야 할 시간인데도 이처럼 시간을 내어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가까운 시일 안에 다시 만나 뵙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번 방한 중 오가와 가츠히사氏 는 총 4차례의 강연을 가졌다. 사진은 네오모드 사진교육원에서 강연중인 모습 (사진제공 : 네오모드 사진교육원)
오가와 카츠히사
(小川勝久)
사단법인 일본광고사진가협회 회원
APA 전무이사
1945 도쿄 생
1966 이마무리 마사아키(今村昌昭)에게 사사
1969 오가와 스튜디오 스타트
1970 사진집 「첫사랑 16세」발간
1973 사진전 「랑카스타의 여인」
1975 사진전 「딜레머」
1977 사진전 「블랙홀」
1984 사진전 「사진그림 I」
1989 스튜디오 아주르 설립
1990 사진전 「사진그림 II」
.......
사진집 「사진그림」출간
1995 디지털사진으로 가자-케미컬과 함께
1996 사진전 「My Utopia」
1999 사진전 「마음의 색」, 「호감도의 여인 I, II」, 「나의 붉은 색」
●
정리 / 전경헌 웹진컨텐츠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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