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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이 테루오 :지한파 사진평론가
전「아사히카메라」 편집장으로, 또 사진평론가로 날카로운 필봉을 휘두르고 있는 오카이 테루오 씨가 포테이토를 방문했다. 그는 지금까지 「한국 - 빛과 그림자」, 「한국 15년의 주역들」, 「조선반도의 긴장」, 「한국, 마음의 여행」, 「사진에 보내는 메시지」, 「왜 찍는가」, 「영상으로 보는 쇼와(昭和)」, 「일본열도 사진가 평전」, 「순간 전설」 등 많은 저서와 글을 발표했다. 포테이토는 그의 방문을 맞아 이번 방한 목적과 한일간의 사진문화 교류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1. 안녕하십니까?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오카이 선생님께서는 지한파로 잘 알려져 있는데, 한국과는 처음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셨습니까?
- 1966년부터 69년까지 4년 남짓 아사히신문의 서울특파원으로 근무했습니다. 사진기자가 아닌 사회부 기자였지요. 1966년은 한일 국교정상화가 되고 1년도 되지 않았을 때로, 제가 일본언론의 서울특파원 제1호였습니다.
당시는 한국이 경제적으로로 어려운 시기였고, 한·일간에 국교가 다시 열린 지 얼마 지나지 않는 그런 시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반일감정이 심했고, 일본사람들에 대한 거부감도 그만큼 강했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친절하게 대해준 분들도 많았습니다. 한번은 일본에서 아내가 와서 남대문 시장에 혼자 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많이 걱정이 되었는데, 돌아온 아내의 얼굴이 무척 밝아 보였습니다. 왜 그런지 물어보았더니, 일본 사람인데도 모두 친절히 대해 주어서 그랬다는 말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당시 엄격한 현실 속에서 한국 분들이 보여준 그런 순박함이랄까 순수함 같은 것이 참 좋았습니다.
오카이 테루오 氏
2. 이곳에 계시던 때의 한국과 지금의 한국은 아주 많이 달라졌지요?
- 한국민은 뛰어난 잠재력과 가능성을 갖고있는 민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의미로는 민족주의나 내셔널리즘이 강하다고 할까, 다소 폐쇄적이라는 느낌도 있습니다만, 당시 제가 느꼈던 것은 모든 한국인들의 마음 속에는 일본을 뛰어넘겠다는 의식이 강했던 것 같아요. 실제로 모두 한 덩어리가 되어 근대화를 향해 달려나갔고요. 그렇게 해서 70년대와 80년대를 거치면서 놀라울 정도의 속도로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국민들이 뭐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게 되었지요. 그런데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많은 것을 빨리 얻었던 만큼 잃은 것도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옛 것, 고유하고 좋은 가치들을 말이죠.
3. 일본은 어떤가요?
- 일본의 경우는 에도(江戶) 막부에서 메이지(明治)유신 등을 거치면서 지금의 일본으로 성숙되기까지 무려 100여 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지금은 성숙 단계가 멈추고 정체기를 지나 붕괴기로 접어들었다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요. 아무튼 지금은 적어도 외형적인 면에서는 일본과 한국은 그다지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일본도 그렇지만 한국도 소재를 들여와서 그것을 가공해서 수출하지 않습니까? 기술입국이라는 슬로건이 있었지만, 과학기술의 흉내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보다 진정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민의 좋은 점을 응용하고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직 발굴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4. 역시 포토저널리스트다운 지적을 해 주시는군요. 그런데 선생님께서는 지금 사진 평론가, 사진편집자, 저술활동 등 일본의 사진계의 중심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번 한국에는 어떤 일로 나오셨습니까?
- 한국과 일본의 국교가 열린 것이 내년으로 만 40년이 됩니다. 그동안 경제나 정치 외교적인 면에서는 교류가 있었습니다만, 문화적인 교류는 부분적으로밖에는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사진은 더더욱 그렇고요. 개인적인 용무도 있지만, 이번 방한의 주목적은 1945년부터 2000년까지의 한국의 사진을 통해서 사진가의 의식과 표현이 어떤 변동을 거쳐왔는가, 그리고 사회와 어떻게 연동되고 있는가를 살펴보는 전시를 만들기 위한 기초적인 조사를 위해서입니다.
5. 언제, 어떤 규모로 치러지는가요?
- 아직은 기획 단계입니다만, 아마 250점에서 300점 정도의 작품으로 내후년쯤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6. 한국과 일본의 사진은 규모나 수준의 문제도 있겠지만, 문화적인 풍토나 환경도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레벨에서의 교류가 가능할까요?
-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교류가 필요한 것 아닙니까? 문화는 수준이 아니라 그 차이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미국과의 관계도 그렇고 한국과 일본은 문화적으로나 역사 경제적으로 많은 공통점도 갖고 있습니다. 교류를 통해서 이런 상호 동질성과 이질성을 이해하고 서로를 자극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믿습니다.
7. 교류를 한다고 할지라도 한국에는 아직 카운터파트로서 기능할만한 공적인 사진미술관이 단 한 군데도 없습니다. 한국을 잘 아셔서 여쭈어보는 것입니다만, 왜 그렇다고 생각하시는지요.
- 일본, 하면 사진 대국이라고 하지만 일본에 사진미술관이 처음 생긴 것이 불과 20년 전의 일입니다. 최근까지 시각예술에서도 회화가 정점에 있고 사진은 최하위였지요. 말하자면 사회적인 지위가 아주 낮았던 거지요. 지금은 이런 인식도 많이 달라져서 사진의 예술로서의 지위가 현저하게 상승되었습니다만, 예를 들면 사진기자를 '카메라맨'이라고 불렀는데요. 신문사나 잡지사 같은 데에선 취재하러 나갈 때, '카메라, 따라와!' 하는 식이었지요. 이런 용어에서도 사진가를 단순한 도구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뭐든지 시간이 걸리고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사진이 문화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대접을 받으려면 먼저 사진가 자신이 정신적으로 보다 성숙해지고, 지식인으로서의 인격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자연히 사진가의 발언력이 높아지는 것이지요. 이번에 여러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눠보았는데 한국의 사진환경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8. 일본사진가협회는 프로 사진가들의 집단이라고 듣고 있는데요. 회원이 모두 몇 명입니까?그리고 회원이 되려면, 공모전 같은 데 입선해서 일정한 점수를 따야 되는가요?
협회에서는 주로 어떤 역할을 합니까?
JPS에 가입하고 있는 회원 수는 1,300여명입니다. 모두 사진으로 생활을 꾸려나가는 프로 사진가들입니다. 공모전에 입상해서 점수를 따야 회원이 되는 그런 방식이 아니고요. 정회원 두 명의 추천이 있으면 됩니다. 협회에서는 사진가의 권익문제, 특히 저작권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1987년에 사진저작권이 한꺼번에 50년으로 늘어났다고 들었는데, 일본에서는 20년, 30년 하는 식으로 조금씩 늘어나다가 최근에야 사후 50년으로 연장되었습니다. 협회의 역할이 컸지요.이밖에도 프로와 아마추어 사진가, 평론가, 사진관련 기업 등이 가입해 있는 일본사진협회가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사진은 훨씬 더 가까워져야 한다.
9. 좀 전에 말씀하신 전시 말씀인데요. 한국의 근현대 사진사를 정리해보는 좋은 전시가 되지 않을까 기대가 큽니다. 사실은 이런 기획은 한국에서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건데…. 어쨌건 반가운 일입니다. 최근 한국에서 일본 영화가 전면적으로 개방되었는데요. 앞으로의 한·일간의 사진문화 교류의 방향과 방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아무래도 사진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에서 일본으로 사진유학을 오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저는 이렇게 한국 학생만이 일방적으로 일본에 올 일이 아니라 일본 학생들도 한국에 유학 와서 여러 가지를 배워갔으면 합니다. 지금 한국의 사진에 넘쳐 있는 활기는 일본에는 없습니다. 사진의 지향점이나 표현방식도 서로 많이 다른 것 같고, 이런 차이들을 너무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본이나 외국 유학에서 돌아오는 사람들도 사진의 본질적인 면보다는 최신의 유행이랄까 트랜드를 중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이번 전시는 그래서 한국의 역사적인 관점에 입각해서 기획하려고 합니다. 또 사진전말고도 학술, 저술 등 다각적인 면에서 두 나라의 문화교류를 열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 한국과 일본의 사진은 훨씬 더 가까워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서도 너무 오래 동안 막혀 있었기 때문에 서로를 바르게 이해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선생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우리나라의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시고 누구보다도 공정한 판단력과 균형감각을 갖고 계시기 때문에 큰 역할을 해주실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늘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오카이 테루오
(岡井耀殼)와세다(早稻田)대학 정경학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아사히신문사에 입사, 남미지역 특파원을 거쳐서 「아사히신문」 서울 지국장, 주간 「아사히」 편집부국장, 「아사히카메라」 편집국장 등 역임.
저서로 「한국 - 빛과 그림자」, 「한국 15년의 주역들」, 「조선반도의 긴장」, 「한국, 마음의 여행」, 「사진에 보내는 메시지」, 「왜 찍는가」, 「영상으로 보는 쇼와(昭和)」, 「일본열도 사진가 평전」, 「순간 전설」 등이 있다.
이밖에 「쇼와 사진 전 작업」(전 15권, 아사히신문사), 「한국의 미」(전 4권, 구몬출판), 「하야시 타다히코(林忠彦) 사진 전집」(헤이본샤) 등의 책임 편집을 비롯하여 수많은 사진집의 편집과 기획을 담당하는 한편, 사진평론과 포토에세이 분야에서 집필활동을 계속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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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및 정리 / 전경헌 웹진컨텐츠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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