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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박기호 `키스톤`
사진가는 마케팅 능력도 있어야 하고 맥가이버가 되어야 한다.
물론 사람의 마음도 잘 읽어야 하고.....
사진하는 사람은 눈이 네모다. (그런 사람도 있냐고 묻지 마라...) 이 말은 사진하는 사람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카메라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본다는 소리다.( 내게도 8/10 카메라가 있다면 크게 볼 텐데 6X6 프레임이 전부다.) 그 뿐인가 필자 같은 학생은 언제나 두리번거린다. 어디 좋은 소재 없나...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좋은 컨셉을 찾아야 한다는 중압감에 밤잠을 설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물론 좋은 소재가 좋은 사진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사진가가 대상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대상은 새로운 아우라를 부여받기 때문이다.
비쥬얼적으로도 임팩트가 있어야 좋은 사진으로 대접 받는다. 쉬운 일이 아니다.
수원에서 강남에 가려면 아침부터 서둘러야 했다. 밤새 적어놓은 수첩(질문 거리들)과 선생님의 사진집 한 권을 가방에 넣고 버스에 올랐다. 강남을 향하는 내내 창문 밖을 내다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古石空間>빌딩 입구
빨간건물 지하 2층에 키스톤사무실이 있다.
키스톤 사진연구실은 아미가 호텔 뒤편에 있다. 골목을 들어서자
古石空間
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키스톤 건물로 들어서는 벽은 정말 재미있다.바닥은 콘크리트로 되어있지만 군데군데 가로로 풀들이 자라고 있고 오른쪽 벽은 붉은 색 계통의 철제 담벼락이, 왼쪽 벽은 흰색으로 칠해진 흰 담이 마주보고 있다. 입구부터 범상치 않다. 키스톤 사진 연구실은 古石空間 빌딩 지하 2층에 자리 잡고 있었다.
키스톤 입구
지하 2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은 온통 흰색이다. 때가 많이 탈텐데.... 키스톤 입구 철제문도 특이하다. 문은 온통 까만 색이었지만 키스톤(KISTONE)명패는 노란색의 차 번호판 같다.(후에 들었지만 프랑스에서 구한 자동차 번호 판으로 제작 한 것이란다. 재미있는 것은 알파벳「 I 」 대신에 숫자 「 1 」이 쓰여있다는 것이다. 프랑스에선 자동차 번호판에 알파벳 「 I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오른쪽으로 커다란 스튜디오가 보인다. 천장도 꽤 높다. 열린 회의실 문틈 사이로 박기호 선생님과 학생이 포트폴리오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난번 동강에서(동강사진축전 2002) 뵙고 두 번째 만남이다.
회의실 입구
키스톤 명패「 I 」 대신에 숫자「 1 」
방해가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서 와.
요즘 바쁘시죠?
그렇게 바쁘진 않아. 조그만 집이 큰집으로 가면 망하잖아. (ㅎㅎ)
작업실 좋지? 15년 만에 오픈 한거라 엄청 신경 썼어. 천장이 7m야. 지하 2층인데도 아침에 빛이 들어와. 습기도 없어. 설계를 꼼꼼하게 신경 써서 했어. 예전 스튜디오가 지하에 있어서 습기에 노이로제가 있었는데 여기는 완벽해. 너무 좋아.
(사실 스튜디오는 무척이나 심플하면서도 넓었다. 스튜디오 천장은 7m나 되고 창문을 통해 자연광이 자연스레 스튜디오 안으로 비춰지고 있었고 창문 밖에는 대나무가 심어져 있어 지하면서도 지하 같지 않은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었다.)
스튜디오 장비들.. 지하2층이라는게 믿기지 않는다..
스튜디오는 인공광과 자연광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클래식 카메라들
사무실
선생님 작업실을 들어서면 왼쪽 선반위로 클래식 카메라가 진열되어 있고 가운데에 테이블이 있으며 오른쪽으로 환한 창문이 보인다.
어떻게 사진을 하시게 되셨어요?
사실은 12살 때 처음으로 사진을 찍었어. 대학교 다니던 형이 사진 광이었거든. 혹시 이 책 읽어 봤어? 거기에 다 나와 있는데... 학생들 보라고 값도 싸게 했어(ㅎㅎ)
사실 난 미국에서 회계학을 공부했었어. 마케팅... 그런데 사진을 참 좋아했어. 대학(메릴랜드 주립대학) 다닐 때 사진동아리 회장이었고 사진학을 하나 들었었어. 아주 유명한 사람한테.. 4학년이었는데도 사진만 하고 공부를 하나도 안했어. 동아리 친구가 「너 같은 놈이 사진 해야지 뭐 하는 거야」그러더라고. 그러더니 원서를 구해줬어. 난 생각도 안 했는데 운이 좋았는지 합격했어. 너무 좋았어. 거기가 「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 이라는 미술 학교야. 그래서 한 학기 남겨놓고 학교를 옮겼지. 부모님께 사진학으로 과를 바꿨다고 하니까 “버린 놈 다 됐구나” 하시더라고(ㅎㅎ)
RISD(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는 사진을 포함한 모든 비주얼을 접할 수 있는 학교였어. 건축, 그래픽, 패션, Painting, 영상학과 학생들과 많은 만남이 있었고 내게 많은 영향을 미쳤어. 그리고 그곳에서 나에 첫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게 됐어. 「캄보디아 피난민」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일주일 예정이던 프로젝트가 한 달이 되고 일년이 되더니 결국은 졸업 작품이 됐어. 그들은 전쟁의 희생자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의 생활 또한 전쟁과 같은 피난민 생활을 했고 또 한편으로는 같은 동양인으로 통하는 문화가 있어서 나만이 포착해 낼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그 사람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많은 시간이 걸렸어. 그래도 서둘지 않고 하나씩 접근했어. 사진도 찍어서 주고 그러다 집에 초대도 받고.. 그러면서 친해졌어.
대학 3학년 때 졸업을 앞두고 걱정이 됐어. 내가 다큐멘터리 사진해서 먹고 살수 있을까 걱정이 된 거지. 그래서 생각한 것이 인턴쉽이야. 뉴욕의 음식 사진을 찍는 사무실에서 직원이 필요하다고 해서 조명도 배우고 돈도 벌 겸 뉴욕으로 갔어. 뉴욕으로 떠나기 전날 친한 RISD 선생님께 뉴욕으로 떠난다고 말씀드렸더니 “다큐멘터리 하는 놈이 무슨 음식 촬영 인턴이냐. 너는 매그넘에 가야한다 “ 그렇게 꾸중 하셨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뉴욕에 가서 음식 사진을 찍는 선배 도움으로 인터뷰를 했어. 인터뷰하는데 사진가의 태도가 너무 거만했어. 맘에 안 드는거야. 인터뷰 끝내고 기분이 상해서 무작정 걸었는데 어느새 Magnum Photo Agency 앞에 서 있는 거야. 그때도 운명이었는지 필연이었는지 주소는 가지고 갔었어.
인턴쉽에 관심 있어서 왔다고 했지. 직원이 예약은 했냐는 거야. 안했다고 하니까 포트폴리오를 보자는 거야. 그때 내가 포트롤리오 가지고 갔거든. 좋았나봐. 그러더니 브루스 데이비슨을 아느냐는 거야. 그러면서 브루스 데이비슨의 네가티브 필름을 정리할 사람이 필요한데 당장 내일부터 나와서 일하래. 현대 사진가 중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가장 유명한 선생님의 네가티브를 직접 볼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휴학계를 냈어. 학교에서도 유명해졌지. 다들 부러워하고... 2달 동안 Magnum Photo Agency 에서 네가티브 정리를 했어. 브레송, 카파 등 너무나도 유명한 사진가 들의 밀착을 본다는 것이 너무나 신이 났어. 그 사람의 밀착을 본다는 것은 그 사람의 속을 보는 것이거든. 너무 좋았어. 그런데 한 달이면 일을 준다던 브루스 데이비슨에게서는 연락이 없었어. 왜 소개를 안 시켜주나....나중에 알고 보니까 선생님은 네가티브 필름을 집에 보관하고 있었는데 잘 모르는 사람이 집에 오는 것을 꺼려한다고 하더라고.
브루스 선생님과 함께...
에이전시 직원이 수십 번 전화를 했어. 내가 열심히 했거든. 좋게 본 거야. 수십 번 전화를 해서 겨우 그의 스튜디오에 가게 됐어. 브루스 선생님은 사진가 같지 않았어. 배도 나왔고 평범한 옆집 할아버지 같았어.거기서 나는 선생님이 50년 간 찍어온 네가티브 필름들을 정리했어. 이 과정에서 브루스 데이비슨이 어떻게 결정적인 사진들을 포착 해냈는지를 배울 수 있었어. 그땐 월급도 없었어. 점심은 사주더라. 그래도 밀착을 볼 수 있다는 그것이 그렇게 좋았어. 가끔 워크샵도 함께 가고 유명한 사람들 만나고 좋았어. 브루스 선생님에게는 50년대 밀착기계가 있었어. 40년 전에 스승한테 받은 거래. 그런데 너무 오래돼서 고장이 난거야. 내가 고쳐보겠다고 했지. 우리 어렸을 적에는 청계천에서 부품사서 고쳐 쓰고 그랬거든. 선생님은 마지못해 허락 하셨어. 3일 동안 여기저기 다니면서 부품을 샀고 결국에는 고쳐놨어. 광약도 발라서 번쩍 번쩍하게 하고. 암실 선반도 만들어 놨어.
선생님께서 휴가 다녀와서는 고쳐진 밀착 기계를 보고 깜짝 놀라신 거야. “기호, 앞으로 내 조수해라” 그러시더라. 정신없이 웃었어. 미국에서는 유명한 선생님의 조수가 되려면 등급이 있어서 5년 동안의 조수 경력이 필요하거든. 그래서 나는 “선생님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데요”그랬어. 그랬더니 선생님께서 모든 것은 현장에서 배우면 된다는 거야. 그렇게 조수가 됐고 다음날부터 현장에 투입돼서 모든 것을 가르쳐 주셨어. 2년 동안 선생님하고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선생님의 가르침 속에서 많은 일을 했어. 지금 내가 하는 것들 다 그때 배운 것들이야.
브루스 데이비슨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그 분을 보면 대단한 사진가는 그냥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돼.
한 예로 어떤 일을 맡으면 며칠 전부터 고민을 해. 어떻게 찍을까..
그리고 미리 촬영을 해. 테스트를 해보는 거야. 이렇게 찍으면 어떨까 하면서 구도, 조명도 맞춰보고... 간단한 일인데도 그렇게 준비를 해. 정말 감동이었어. 그러니까 몸 속 온 에너지를 다 쏟아 넣는 거야. 그리고 전문가는 없어. 하면서 되는 거지..
선생님께 미국은 어떤 나라였어요?
미국 아이들은 부모들이 어렸을 적부터 독립심을 길러 줘. 나도 그런 독립심을 배웠어. 그리고 미국에서는 일을 할 때 실력으로 해. 누구 안다고 해서 그 사람하고 일하는게 아니거든. 그리고 한번이라도 실수를 하면 절대 안 불러. 냉정하긴 하지만 실력이 있다면 기회가 많이주어지는 곳이 미국이야. 일에 대한 시스템도 많이 배웠어.
많은 일들을 하시죠?
여러 가지 해. Time, Businessweek, Fortune, Forbes, GEO , 광고, 에뉴얼 리포트...
그런데 요즘은 브로슈어 일이 잘 안 들어와. 아무래도 인터넷 때문이 아닌가 해. 인터넷은 그때그때 고치면 되잖아. 에뉴얼 리포트는 90 - 96년 엄청나게 했어. 우리나라 기업은 내가 거의 다 했지.
꼬끼오~~~
무슨 소리예요. 닭 기르세요?
핸드폰 전화 소리야 (ㅎㅎ)
가장 좋아하는 작업은..
잡지 촬영을 가장 좋아해. 짧은 시간 내에 아무 간섭 없이 노하우를 발휘할 수 있어서 좋아해.
시간이 넉넉하면 더 좋지 않을까요?
물론 그렇지.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가 않아. 광고나 잡지나 시간 싸움이야. 유명한 모델의 경우는 더해. 이번에 촬영한 지오디는 20분만에 찍었어. 안정환은 몇 분인지 알아? 5분만에 찍었어. 그나마 히딩크 감독이 타임지라고 해서 인터뷰 8분, 사진촬영 5분 준거야. 제주 신라호텔에서 5시간 전부터 테스트를 했어. 안정환과 똑같은 키의 모델을 세워서 조명 맞춰 보고 구도 확인해보고... 5분만에 끝났어. 지오디도 그 사진 찍으려고 일주일을 고생했어. 호영이 등 날개도 인터넷을 뒤져서 우리나라에서 날개를 제일 잘 만드는 사람을 찾아서 만든거야.
타임 매거진에서는 변명이 있을 수 없어. 찍었어? 네. 좋다. 실타 그것 뿐이야. 항상 연구 해야해. 잘 찍기 위한 방법을 연구 해야해.
5분만에 찍고 그러면 허무하지 않나요?
아냐. 중요한 것은 5분 뿐이라는 거야. 히딩크가 타임지라고 해서 5분 준거야. 주어진 시간에 모든 것을 해 내야해. 그러니 얼마를 준비해야겠어. 그런 면에서 내가 다큐멘터리를 했기 때문에 그나마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
지오디 사진이 문제가 됐는데요?
두 달 동안 모든 것을 믿고 나한테 공개했었는데 그들과의 관계가 허물어졌다는 것이 서운해. 홍보가 돼서 좋긴 했지만... 그것은 내 잘못이 아니야. 사진이 문제가 된 건 아니거든. 캡션이 잘못된 거지.
여러 일들을 하는 원동력은?
최선을 다하면 돼. 하나의 작업을 끝내면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소개 시켜주더라고. 그렇게 해서 여러 일을 하게 됐어. 또 포트폴리오를 잘 활용할 줄 알아야해. 나도 처음에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서 나를 홍보했어. 그리고 나서 고무신이라는 브로슈어를 만들었지. 고무신 만들고는 포트폴리오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됐어. 그리고 이번에는 책도 냈지. 사진가도 마케팅 능력이 있어야 돼. 그런 면에서 마케팅을 공부한 것이 도움이 많이 됐지. 개인 포트폴리오는 투자를 해야해. 사진가의 능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거잖아. 홈페이지도 필요하고.
작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요?
어떤 일을 하던 촬영하기 전에 현장 리서치를 해야해. 관련 자료도 찾아보고. 그리고 촬영 계획도 중요해. 아시아나 일을 할 때 행글라이더 촬영이 있었어. 처음 접해보는 거라서 여기저기에서 자료를 찾았어. 그리고 내가 직접 촬영하기가 힘들어서 싱크로를 만들어서 행글라이더 조종사가 직접 촬영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 그래서 이 사진이 나온거야.
70세가 넘은 브루스 선생도 아직까지 공부해. 젊은 사진가 들과 경쟁한다고 생각해봐. 항상 연구 해야해. 나는 학생들한테 하는 소리가 있어. 사진은 촬영하는 과정이 중요한데 학생들은 결과만을 중요시하거든. 그렇지 않아. 그리고 사람들을 촬영할 때는 상대편에 나를 맞춰야해. 회장들을 촬영할 때 나는 양복을 입고가. 집 없는 사람들을 촬영할 때는 허름하게 입고 가지. 그리고 자신이 사진가임을 내세워서는 안돼. 카메라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야. 인물 촬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델과의 커뮤니케이션인데 모델을 편안하게 해줘야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어. 그리고 겸손 해야해.
삼성생명 '맹인견시리즈'
맹인견 사진을 보고서 어떤 사진가인지 정말 궁금했어요.
일주일 촬영했어. 길거리서 스튜디오에서도 촬영했어. 그런데 맘에 안 들더라고. 그래서 새벽 한시에 한번 더 촬영하자고 했지. 건방진 말이 아니고 좋은 사진은 「이 때다」 하는 느낌이 와. 그때도 그랬어. 개 표정이 주인을 향한 애정이 가득 담겨 있더라고. 이때다 하고 눌렀는데.. 내가 좋아하는 사진 중 하나야.
나는 느낌이 올 때까지 찍어. 한 컷을 위해 10여 일 걸리는 것도 있었어.
스튜디오 이름을 왜 키스톤(kistone)으로 하셨나요?
사실은 ki'stone 이었어. 친구가 보더니 잘 지었다는 거야. 「너 돌 대가리잖아」 하면서. kistone은 건축에서 쓰이는 용어야. 아치에서 중심돌을 의미해.
사진을 하면서 힘들 때는 없었나요?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젠가요?
사진을 찍는 즐거움 때문에 힘들지 않아. 안성기 촬영할 때였어. 무척 더운 날이었거든. 40도가 넘었어. 그래도 하루종일 앉아 있는 거야. 지겹지 않냐고 물었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즐겁다는 거야. 그때 감동 받았어. 사실 나는 극장에서 표를 살 때 5분 기다리는 것도 싫어하는 사람이야. 그런데 사진 촬영할 때는 몇 시간이든 고생 자체를 즐겨. 나는 결과보다는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야. 다 생각하기 나름이지.보람을 느낄 때는 사진가이기 때문에 경험 할 수 없는 것을 경험 한다는 것이지.그리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즐거움도 있어.
어디서 영감을 얻으세요?
미술에서 많은 영향을 받아. 그리고 아버님이 화가셨어. 형님들도 화가고. 때문에 참 좋았어. 미국에 있을 때는 미술사에 관심이 많았어. 내가 영어를 잘 했다면 미술학을 했을지도 몰라.
고야, 램브란트, 피카소 그리고 미술뿐만 아니라 조각 등 다른 분야에서도 많은 영향을 받아. 학생들도 사진에만 관심을 가져선 안돼. 두루두루 관심을 가져야 해.
좋아하는 사진가는 있으세요?
브루스 데이비슨, 살가도 그리고 김아타 선생. 아타 선생은 이번에 동강(동강사진축전2002 워크샵)에 가서 만났어. 솔직히 그의 사진이 좋은지, 이해도 못해. 하지만 그 연출력을 존경해. 동강에서 재미있게 보냈어. 카리스마도 대단하더라고..
직원들은 몇 명이나..
지금은 두 명 있어. 그나마 한 명은 일본으로 유학 간데. 광고 좀 내줄 수 있나? 조수가 한명 필요한데(ㅎㅎ). 어시스턴트는 사진가의 친구가 되어야 해. 그리고 사진가가 모르는 것을 도와줘야 해. 예를 들어 포토샵을 잘한다든지 지도를 잘 본다든지 그것도 아니면 술을 아주 잘먹는다든지(ㅎㅎ). 그리고 대화 가능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 센스가 있어야 해. 사진을 많이 배웠습니다. 이것보다는 겸손해야해. 어차피 사진은 다시 배우게 되거든.
가족 사항은 어떻게 되나요?
결혼은 늦게 했어. 35세에 했거든. 쌍둥이 아들, 딸 하나 있어. 아내는 안성기 찍을 때 만났어. 행복이 가득한 집 기자거든. 그래서 내가 쓴 글들을 고쳐주려고 해. 사실 나는 글을 잘 못쓰거든. 그래도 고치고 싶지 않아. 꾸미고 싶지 않은 거지.
브루스 데이비슨의 전시포스터
사진을 몇 년 하셨죠?
한 30년 했지.
선생님만의 사진의 철학은 있으시죠?
그런거 묻지마. 나 아직 그런거 몰라. 그냥 열심히 찍는 것 그게 철학이야.
하나 더 있다면 마음으로 찍는거.
선생님, 브루스 데이비슨 오리지널 사진이예요?
아냐. 저건 포스터 일꺼야. 오리지널 프린트는 집에 있어. 배고프다. 밥 먹으러 가자.
인터뷰가 끝나고 스튜디오 여기저기를 보여 주셨다. 암실, 회의실, 선생님의 공간... 스튜디오에는 맥가이버 같은 선생님께서 직접 만든 물건들이 많았다.
콩나물 해장국을 먹으면서 직원에게 조용히 물어봤다.
“선생님 안 무서우세요? 책보니까 욕을 많이 하신다고 하던데요..”
원준씨는 그냥 웃기만 한다.
“좋으신 분이세요. 정말 많은 걸 배워요”
원준씨의 웃음이 해맑다.
식당을 나와서 논현역 근처까지 함께 걸었다.
걸어가면서도 선생님은 브루스 데이비슨에 대한 말을 아끼지 않으셨다.
선생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다고..
항상 연락을 하고 가끔 선물도 보낸다고 한다. 그러면 브루스 선생님도 선물이나 프린트를 보내주신다고 한다. 딸들 결혼식 사진이나 손녀, 손주 사진들을 손수 프린트해서...
박기호 선생님은 왜소한 체격이다. 키도 작으시다.
그러나 그분을 만나게 된다면 키는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키가 작아서 불편한 것보다는 작기 때문에 장점이 많다고 하신다. 긍정적인 사고, 결과보다는 그 과정을 즐기고, 많은 것들을 사람에게서 배운다는 사진가.
좋은 사진은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취재 및 정리 : 김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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