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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훈 / 동티모르 사진전 여는 양종훈 교수
다큐멘터리 사진가 양종훈 (42ㆍ상명대 사진학과) 교수가 21세기 첫 신생국인 동티모르에서 독립 1주년 기념 사진전을 연다. 양 교수는 동티모르 독립 1주년 (5월 20일)을 기념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이 나라 수도 딜리에 건설해주는 독립기념관에서 6월 초부터 사진전을 가질 계획이다. 독립기념관 개관 기념행사로 마련되는 이번 전시는 사나나 구스마오 동티모르 대통령이 양 교수에게 직접 부탁해 열리게 됐다. 양 교수는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한 구스마오 대통령과 만찬석상에서 처음 만났다. '아시아의 만델라' '동티모르 독립영웅'으로 불리는 구스마오 대통령은 독립 투쟁을 카메라로 죽 기록해 온 사진작가이기도 하다. 또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하루빨리 대통령 직을 그만두고 사진에 매달리고 싶다"고 말하는 등 사진에 대한 열정을 숨기지 않는 사람이다. 양 교수와 구스마오 대통령은 '사진'이란 매개체를 통해 인간적인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한다. "당시 제 '호주 원주민 사진집'을 선물했거든요. 원주민들의 전통뿐 아니라 현재의 고민을 담은 책을 본 구스마오 대통령이 즉석에서 '우리 동티모르에도 이런 사진집을 선물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구스마오 대통령의 제의를 받은 양 교수는 지난 2월과 4월, 각각 보름씩 동티모르를 찾아 사진 촬영에 나섰다. 처음에는 '탄생과 죽음'을 주제로 삼기로 하고 일단 신생아 탄생을 촬영하기 위해 병원부터 찾았다. 그러나 주제를 곧 '희망'으로 바꿨다.
"신생아의 울음소리에서 희망을 느꼈거든요. 아직도 종종 소요사태가 일어나는 동티모르와 관련된 외신은 대부분 절망적인 것입니다. 사실 동티모르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공식 언어는 포르투갈어이고, 또 자체 화폐도 없습니다. 석유 매장량이 상당하다지만 개발능력이 없어 미국과 호주의 도움에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카메라를 들고 곳곳을 누비면서 움막 속 동티모르 사람들의 일상, 농촌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물소 떼, 나무 밑에 칠판 걸어놓고 수업하는 학교, 자전거포, 전쟁이 남긴 폭격의 폐허 위에서 순진하게 웃는 어린이들, 신나는 축구 경기 등을 촬영한 그는 "특히 억척스러운 동티모르 여성들의 얼굴에서 희망을 보았다"고 말한다.
"동티모르 사람들은 못 입고 못 먹어도 표정이 너무나 맑더군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허름하고 누추해 보이다가도 일요일만 되면 깨끗한 옷으로 말쑥하게 차려입고 성당에 모여 경건하게 예배를 올리는 모습이 부러웠죠."
양 교수는 이번 전시에서 우선 동티모르 풍경과 한국의 이미지를 담은 사진 80여점을 먼저 선보이며 곧 '동티모르 사진집'을 발간할 계획이다. '다큐멘터리 사진에는 대상을 사랑해 보려는 노력이 깃들어야 한다"는 그는 올여름 동티모르 학생 2명을 상명대로 초청하는 한편, 동티모르에 학용품과 옷가지 보내기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다.
"사진전을 통해 동티모르 국민들의 한국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더 깊어졌으면 합니다."
(정재연 기자 whauden@chosun.com)
* 위 기사는 조선일보 정재연 기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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