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김우영 : 나눔을 이야기하는 얼굴들
인사동 가나아트센터 2, 3층 전체를 사용해서 조금 색다른 사진전이 개최되었다. '나눔'을 실천하는 자율적인 시민단체인 <아름다운 재단>의 후원으로 120여명의 인물사진전이 열린 것이다. 물론 작품의 내용이나 규모에 있어서도 뛰어난 전시였지만, 그보다도 이 전시가 사진가가 작품을 통해서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사진에 의한 캠페인활동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열린 전시라는 점, 그리고 사진 전문인들이 아니라 이웃을 생각하는 '보통 사람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호응을 이끌어낸 사진전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이 전시의 주인공은 김우영. 지금까지 높은 수준의 작업으로 광고와 미술 분야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만, 사진 쪽과는 비교적 교류가 적었던 그를 이번 전시를 연 가나아트센터에서 만나보았다.
"나눔은 거창하고 어려운 것이 아닌 소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하죠. 그리고 나눔은 남을 위한것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 자신을 위한 행위입니다." - 김우영
■ 인터뷰
안녕하세요? 이 전시는 어떻게 열게 되신 겁니까?
- 이번 전시는 1년 전부터 기획된 것입니다. 사진으로 여러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스스로의 질문이 계기가 되었죠. 또 이런 작업을 통해 일반인들이 사진과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하고 사진의 대한 인식을 조금이라도 친숙한 것으로 변화시켜보고 싶었습니다.
<아름다운 재단>과 함께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해서 일을 같이 하게 되었습니까?
- 우리나라에서는 '나눔'의 가치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 '나눔'이라는 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곧바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죠. '나눔'이란 남을 위한 행위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습니다. 이런 생각이 '나눔'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재단>과 함께 일을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좋은 취지로 전시를 기획하셨는데요, 하지만 촬영 대상으로부터 촬영비를 받아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지 않았는지요?
- 나는 지금까지 내가 한 작업에 대한 대가를 받아 왔습니다. '촬영비' 라고 하는 명칭이 다소 오해받을 소지가 있습니다만, 사실 그 돈은 전액 <아름다운 재단>으로 기부금 형식으로 바로 들어갔습니다. 이 재단의 활동목표에 공감하고 기꺼운 마음으로 시작은 했지만, 전시를 준비하는 기간도 너무 짧았고, 촬영과정도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기획의도를 충분히 설명 드렸지만 얼마간의 촬영비를 재단에 기부해야한다는 말에 사람들은 잘 응해주지 않았습니다. 첫 번 째 모델이 선 듯 나서주지를 않았고, 여러 차례 거절을 받으면서, 한푼의 대가도 없는 일에 내가 왜 이렇게 애를 태워야 하나 해서 고민도 많았습니다. 아무튼 이화여대 김홍남 교수를 첫 번째 모델로 촬영하게 되었고, 그 다음부터는 많은 분들에게 이 프로젝트의 의도하는 바가 알려지게 되면서 순조롭게 다음 촬영으로 이루어지게 된 겁니다.
촬영 대상이 전문 모델이 아닌 일반인들이라 촬영하기가 쉽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 그들로부터 무엇을 이끌어 내려고 하셨는가요?
- 일반인들이기 때문에 특별히 힘들었던 것은 없었습니다. 직업적인 모델들도 촬영할 때 서로 코드가 맞지 않으면 힘들어 집니다. 이번 일을 하면서 어려웠던 것은 시간적인 문제였죠. 모두 자신의 생활이 있기 때문에 서로의 스케줄을 맞추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이번 촬영에서 나는 다양한 계층에 속하는 분들을 만나면서 그들 각자의 직업과 관련된 이미지를 사진에 담으려고 애썼습니다.
전시 작품에서 보면 인물들이 다양하고개성 있는 배경들과 함께 찍혀 있는데, 배경 같은 것은 미리 계획해서 세팅하신 겁니까?
- 아니, 그렇지는 않습니다. 나는 다른 촬영을 할 때에도 빨리빨리 찍는 스타일입니다. 이번에는 시간도 없었고 해서 주로 그 분들의 일상적인 공간에서 촬영했고, 어쩌다 야외나 스튜디오 같은 가능한 장소에서 즉흥적으로 찍기도 했습니다.
그러시군요. 사진을 보면서 참 순발력이 뛰어나신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번에 모두 120여명의 사회 각층의 많은 사람들을 찍으셨는데, 그들을 찍으면서 어떤 느낌을 받으셨는가요? 특별히 인상적이었던 사람은 누구였습니까?
- 앞에도 말씀드린 것처럼 사진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을 넓혀 보겠다는 의도도 있었습니다만, 전시의 기획 자체가 '나눔'에 의미를 두고 있는 만큼, 가능한 한 다양한 계층의 많은 사람들을 사진에 담아보려고 했습니다.직업도 성별도 나이도 생활환경도 모두 다르지만 촬영 대상들이 모두 나눔을 실천하고 계시는 분들이라서 그런지 공통적으로 따뜻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촬영하면서 가장 인상에 깊게 남은 사람은 이옥순 할머님이신데요. 그분은 아주 어렵게 사시는 분인데도, 자신이 가진 거의 전 재산을 나누는데 써달라고 기부를 하셨습니다. 그 할머니를 찍을 때 나도 여러 가지로 가장 힘들었던 때였는데, 이 분을 만나 뵙게 되고 나서 내가 왜 이 일을 끝까지 해내지 않으면 안 되는가를 다시 한 번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 Dialogue with Nature
-
Silence
Ⅰ, 1991, 44"×28
Paint, 1991, 32"×20"
-Womb-
sympton, 145×100cm, 1996
cell division, 145×100cm, 1994
- Justhere -
silk screen on acrylic and color printing on C41 print paper. 2000
silk screen on acrylic and color printing on C41 print paper. 2000
이전에 공부하신 건축이나 디자인이 자신의 사진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 사진은 통합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뛰어난 사진가들이 한결같이 사진뿐만 아니라 회화나 다른 조형이나 공연예술, 문학이나 음악 같은 다른 장르의 예술영역에도 깊은 조예를 갖고 있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는 것처럼, 나는 대학에서 전공하는 사진만으로는 좋은 사진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작업을 하는데 있어서 과거에 공부했던 것이나 경험들이 알게 모르게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선생께서는 학부에서 도시계획, 그리고 대학원에서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하시고 뉴욕으로 건너가서 본격적으로 사진을 시작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어떻게 해서 사진을 시작하시게 된 겁니까?
- 본격적으로 사진의 길로 들어서기 전까지 나는 열댓 가지나 되는 다양한 직업들을 경험해 보았습니다. DJ도 해봤고, 방송 위원이나 학원과 대학의 시간강사, 레스토랑 같은 사업도 직접 운영해봤고, 또 통운회사에 다닌 적도 있습니다. 이런 직업 편력을 거치면서 '진정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나 목표가 무엇인가'에 관해서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지요. 나의 적성에도 맞고 평생 몰두해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을 위해서 모든 가능한 것을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겁니다. 그렇게 해서 다다른 것이 사진과 영화였는데, 이 두 가지를 두고 고민하다가 결국은 여러 사람이 아니라 개인이 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은 사진을 선택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광고작업과 순수작업 두 분야에서 일을 훌륭히 병행하시고 계신데요. 양자간의 영역구분이 무의미해졌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어려움이 있으시겠지요?
- 광고작업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쪽이고, 순수작업은 에너지를 만드는 쪽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인 어려움은 무엇보다도 시간입니다.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잘 배분하고, 생산과 소비에 들이는 에너지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하는 것이지요. 시간 관리는 누구에게나 가장 필수적이면서 또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의 「움(Womb)-자궁」이나 「저스트 히어(Just here)」 같은 작품들을 보면 회화나 설치 같은 다양한 미술적인 기법들을 구사해서 그래픽적이고 초현실적인 이미지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선생님 작업에서 일관되게 흐르는 주제를 짧게 표현한다면 무엇입니까?
- '자연'입니다. 자연은 나의 모든 작업에 동기와 의미를 부여해주고 있습니다. 창작에 있어 자연으로부터 나오는 모티브가 많습니다. 내 경우에는 이런 자연적인 동기에 개념과 조형요소들을 조화시켜서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시나 자연환경 같은 것을 대상으로 작업해오셨는데, 이번 전시는 인물, 사람에 관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시는지요.
- 나 자신은 요즘 건축사진과 인물사진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촬영하고 있습니다. 인물사진은 아니지만, 올해 안에 개인전 계획이 하나 더 잡혀 있구요. 또 외국에서의 전시나 아트페어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할 생각입니다. 아무튼 올해부터는 광고 쪽보다 순수작업 쪽에 더 많은 비중을 두어 나갈 것입니다. 책을 출간할 계획도 갖고 있는데요. 예술이 누구인가가 만들어내는 창조행위의 결과라고 한다면 그 결과물을 소비하고 가치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나는 사진이 높은 곳에 머무르려 하지말고, 문화대중 쪽으로 지금보다 훨씬 더 가깝게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대 젊은 사진가들에게 한 말씀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음. "하려고 작정했으면 크레이지(crazy)하게 하라" 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이것도 적당하게.저것도 적당하게 라는 식으로는 절대로 프로가 될 수 없고, 가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열심히' 라는 단어보다는, '푹 빠져라' 라는 단어를쓰고 싶어요. 하지만 일이라는 것은자신의 전체적인 삶과 어우러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그래서 지금 하고 있는 사진을 단순히 직업으로서의 일 만으로서가 아니라, 자신의 삶과 연결시켜서 총체적으로 생각해 보라는 말을 하고 싶군요.
인터뷰에 감사드립니다.
취재 및 기사편집: 포테이토 닷컴 표정현 기자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 본사내방 ]
[2005.02.19] 김우영(사진가)
2005.02.19
김우영 Kim, Woo Young
JUST HERE
김우영 Kim, Woo Young
THERE AFTER
김우영 Kim, Woo Young
Dialogue with Nature
김우영 Kim, Woo Young
Womb
김우영 Kim, Woo Young
나눔을 이야기하는 얼굴들
국내 최대의 사진전문 포털사이트인 아이포스 웹진에서는 각 미디어와 화랑의 전시담당자, 프로사진가, 전국의 각 대학 사진학과 교수 및 전공자, 미술계와 광고 디자인계, 출판 편집인,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인사, 국내 유수 기업의 최고경영자와 임원, 사진동호인 등
27만6,830명
에게 사진문화에 관한 유익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