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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녕만 : 사진 산문집 출간
광주 민주항쟁 취재, LA올림픽 취재, 이라크와의 종전을 앞둔 이란 취재, 베이징 아시안게임 취재, 평양 남북고위급회담 취재, APEC과 ASEM 등 대통령 해외순방 30개국 수행을 취재한 것을 비롯, 판문점 청와대 출입 사진기자 등 화려한 경력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현재 월간「사진예술」 대표로 있는 김녕만 선생이 '대통령이 뭐길래'라는 제목의 색다른 사진산문집을 펴냈다. 우리나라 격동의 역사 현장에 입회해오면서 김녕만 선생은 솔직하면서 때로는 재치와 유머감각에 넘치는 사진으로 우리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 이제 출판인으로서의 새로운 길을 걸어가고 있지만, 기자 생활에서 몸에 벤 사진에 대한 열정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 인 터 뷰
'대통령이 뭐길래’란 책 출간을 우선 축하드리구요. 책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이 책의 경우는 읽었다고 해야 하나요? 청와대 출입기자로서 역대 대통령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보셨는데,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허망함을 느꼈다고 적혀 있는데, 구체적으로 이 책을 만들게된 동기를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대상이 대상인 만큼 찍는데 어려움도 많으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만....
권력이라는 것 자체가 그리 오래가지 못하는 것 같아요. 기자생활을 하면서 꼭 권력뿐만이 아니라 인생의 많은 것들에서 무상함을 느꼈습니다. YS의 경우, 정권 초기의 의욕에 찬 모습과 퇴임 직전의 모습은 참으로 대조적이었습니다. DJ도 마찬가지구요. 그런 모습들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면서,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존재로 여겨지는 대통령들을 일반 매체에서 접할 수 있는 공식행사에서의 사진이 아니라, 그들 내면의 인간적인 면이 담긴 사진을 찍어서 사진집을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청와대라는 곳이 참 접근하기 힘든 곳이긴 했습니다. 노태우정권 시절만 해도, 이 책에 실린 것과 같은 사진을 찍는 다는 것은 엄두도 못 냈으니까요.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예전보다는 어느 정도 접근이 용이해지긴 했습니다만....
지금 운영하고 계시는 「사진예술」을 창간하신 분은 이명동 선생님이셨지요? 이 선생님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었는지요?
우선 중앙대학교를 다니던 시절의 은사이셨고, 동아일보에서는 회사 선배님이셨죠.
그렇군요. 그런데 많은 후배나 제자들이 있었을 텐데 「사진예술」을 어떻게 김 선생님께 넘겨주셨을까요?.
뭐, 저를 좋게 보아주신 거죠.
언제부터 「사진예술」 대표를 맡게 되셨나요?
제작년 3월에 맡게 되었으니까 이제 2년이 되었습니다.
사진하는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듣는데, 사진잡지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신가요? 앞으로도 지금의 체제를 유지해나가실 건가요?
이미 연륜이 쌓여 틀이 잡혀있는 회사이기 때문에 그다지 어려웠던 점은 없구요. 이제 우리 회사도 인터넷 컨텐츠를 강화하려고 합니다.
기자로서 활동경력이 화려하신데요. 바쁜 기자생활을 하면 남들처럼 가족과의 단란한 시간을 갖기도 어려웠을 텐데요. 그에 대한 가족들의 불만은 없었나요?
사실 일주일에 두세 번 집에 들어가기도 힘들었습니다. 애들이 어렸을 때는 어린이날 같이가족이 함께 있어야 할 때 함께 지낼 수가 없어서 항상 미안했지만, 이젠 아이들도 대학생이 되었고 지금은 아이들도 그런 입장을 이해해주고 있어서 고마워요.
지금까지 국내뿐만 아니라 수많은 세계사에 있어서의 중요한 현장들에 입회해서 기록해 오셨기 때문에 남다른 에피소드 같은 것도 많으실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중 인상에 남는 것을 한두 가지 말씀해 주세요.
가장 깊게 인상에 남아있고 또 보람되게 생각하는 것은 광주 민중항쟁을 취재한 일입니다. 1980년, 긴박하게 돌아가는 광주 시내 한복판에서 가슴아픈 민족사의 현장을 기록할 수 있었지만, 당시 그 사진들이 신문지상에 보도되지는 못했습니다. 그 때 자신이 본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만 할 것들을 그냥 손에 들고 있어야만 했던 처지에 깊은 자괴감에 빠졌습니다. 참 암울한 심경이었죠. 기자생활 하면서 이른바 특종이라는 것도 몇 가지 건지긴 했습니다만, 사실 특종보다는 낙종된 기사에 대해 더 많은 애착이 갑니다. 특종을 취재했다는 기쁨은 잠시 후에는 사라지고 말지만, 낙종된 기사는 아직까지도 마음속에 응어리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를 살아가면서 도움을 주는 것은 특종의 화려함이 아니라 낙종된 기사에 대한 쓰린 경험과 기억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때의 취재과정에서 내가 잘못 판단한 것은 아니었던가? 어떤 대목을 놓쳤는가, 하는 반성과 후회는 있지만, 그런 아픔 속에서 제 자신을 더욱더 다져나갈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사진은 어떤 요소들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무엇보다도 진실이 담겨져 있어야 하죠. 시대가 바뀌어 요즈음 다큐멘터리 사진의 성격도 변질되어가고 있는 느낌이지만, 드러나는 양상에 어떤 변화가 생긴다 할지라도, 그 사진 가운데에는 반드시 그 시대의 진실과 사진가의 정신이 담겨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교에 출강하고 계시는데,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요?
회의를 하는 모습
우선 '관심'입니다. 사회에 대한, 자연에 대한, 그리고 사람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가지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현대 젊은이들에게는 인터넷이나 그 밖의 정보미디어의 발달 때문인지 인간적인 것들이 점점 결핍되어 가고 있어요. 그리고 전문가로서 '정리하는 능력'을 키우라는 것입니다. 단순히 수많은 사진을 찍어 양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그런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정리 하다보면 자신의 사진들에게서 틀림없이 어떤 메시지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금년은 월드컵과 대통령선거 등 큰 이벤트와 사건들이 많았던 한 해였습니다. 지난해를 정리하면서 보람 있었던 일을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예. 뭐니뭐니 해도 작년은 월드컵으로 온 나라가 들썩거렸던 해였습니다. 월드컵 기간에 온 국민이 한 덩어리가 되어 응원했던 뜨거운 현장을 담은 사진집을 출간한 것이 역시 가장 인상에 남습니다.사진은 포테이토닷컴과 공동으로 모았고, 상암구장에서 서귀포 구장까지 전국의 수많은 사진가들이 찍은 2만여 장의 응모사진 가운데에서 고른 사진을 김희중(에드워드 김) 선생이 편집해서 「대~한민국」이라는 사진집을 간행했습니다. 월드컵 열기를 일으킨 것은 사진과 영상이 아주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하나로 뭉쳐 한 목소리로 외쳐댄 적이 없지 않았습니까? 그런 감동의 장면들을 사진집으로 영원히 남겨놓을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호주원주민을 찍은 양종훈 교수의 'ABORIGINALS'란 사진집을 출간한 것도 작년의 보람된 일 가운데 하나입니다.
사진예술 편집부장이자 부인이신 윤세영씨와 함께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luna@fotato.com 표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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