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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진
부유(浮遊)하거나 사라지는 것들 속에 시간의 흐름이 존재한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아무 것도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자연 가운데에 존재하는 문명의 흔적들 …. 오랜 시간이 흘러 이들은 점점 소멸되고 자연의 일부가 되어 마침내 한 줌의 흙으로 변해버린다. 사진은 그러한 것들의 생명을 연장시키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정진 씨는 태국의 불상과 앙코르와트의 나무들을 수묵화적인 기법으로 한지에 인화해 놓았다. 먹처럼 굵은 테두리 안에 담겨져 있는 부서지고 무너져 가는 유적의 모습들은 처참하다는 느낌보다는 자연에 순응하고 동화되어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 인터뷰
외국의 불교유적을 찍으셨는데 불교에 대해 어떠한 관심을 가지고 계신지요?
특별히 종교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어요. 태국, 앙코르와트의 불상이라는 소재만 달라졌을 뿐이지 나는 그것으로부터 시간의 흔적과 몰성(沒性), 사라지는 것들을 담고 싶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불교유적지는 많이 남아있습니다. 전에 백제의 불교 유적지를 답사한 적이 있었는데요. 선생님의 사진과 이미지는 다소 다르지만 많이 황폐화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불상의 얼굴에 희미하게 남겨진 미소에서 세월의 흐름이 만들어낸 슬픔을 보았는데요. 한국이 아닌 태국과 캄보디아에서 작업을 하시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한국의 많은 유적들을 돌아다녀 보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낯선 느낌, 생소한 느낌을 주는 장소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곳을 택하게 된 거죠. 나에게 사찰은 구체적인 이름을 가진 건축물이 아니라 비일상적인 느낌의 장소로 다가옵니다. 개인적으로 중심보다는 주변, 명성을 중요시합니다.
한지에 감광유제를 바르고 코팅하여 작업을 하신 것 같은데, 선생님의 작업 과정을 여쭈어보아도 까요?
인화지를 만들기 위해서 여러 종류의 종이로 테스트해봤습니다. 한지는 흡수력이 강해서 깊이감을 표현하는데 아주 좋은 것 같아요. 암실에서 붓으로 한지에 리퀴드 감광유제를 발랐어요. 한지는 인사동에 가서 종이 색깔이나 두께 등 여러 가지를 보고 마음에 드는 것을 한번에 많이 구입하여 작업에 사용하고 있어요.
선생님의 작품에서 이미지를 굵고 검은 틀로 감싸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 깊고 굵은 검은 톤에 압도당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암실에서의 작업 중 얻은 우연의 결과이긴 하지만, 그 먹 작업은 일종의 죽음을 상징합니다. 무덤 속, 관과 같은 이미지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한지에 감광유제를 바르는 선생님의 작업의 특성상 똑같은 두 장의 사진이 나오기는 힘들다고 생각되는데요.
시판되는 일반 인화지와는 다른 느낌을 갖고 있습니다. 작품의 물질로서의 오리지낼리티(originality)라는 점도 고려하신 건가요?
그렇다고 볼 수 있죠. 예전에 '사진가의 사진전'에 선생님께서 소장하고 계신 외국작가의 사진을 출품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누구의 작품이었던가요.
미국에 있을 때 사진가들로부터 선물 받은 것들이예요. 로버트 프랭크, 조지 루저한테서 받은 사진을 몇 장 갖고 있죠
한국에서는 홍익대 공예과를 졸업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사진 쪽으로 방향을 돌리신 동기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사진을 하는데 있어서 그 전공이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공예과를 다니긴 했지만, 학교 다니면서도 사진을 찍고 있었고 그때 이미 사진으로 방향을 결정하고 있었던
상태였어요. 공예는 사진과는 정신적인 프로세스나 작업 스타일에서 많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순발력과 지구력 같은 면에서 말이죠. 하지만 그곳에서 배운 한지와 같은 회화적인 요소들을 사진에 자연스럽게 접목시키는 계기가 되었죠.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 드리구요. 앞으로 어떤 작업들을 하실 계획이신지 말씀해 주세요.
나의 전체적이고 일관된 작업방향은 시간과 장소예요. 하지만 이것은 일반적인 의미의 장소나 시간이 아니라 나 자신의 아주 개인적인 것들이죠. 시간의 흐름과 멈춤, 실체가 없이 떠도는 추상적이고 유동적인 …, 확연한 경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것과 저것 사이에 존재하는 그런 것들을 보여주고 싶어요
▣ 예전작품중 일부
2001년 2월 전시된 'On Road' 작품 중에서이미지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잘못 빛이 들어가 테두리가 까맣게 되었다고 한다. 마치 옛날 흑백영화의 스크린을 보고있는 듯한 느낌이 좋아서 지금의 아예 먹 작업을 해서 까만 테두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암실에서 이루어지는 공정이 많다보니 이런 우연성이 가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On Road(collage)01-32, 65*87 inches(165*221cm),edition5
luna@fotato.com 표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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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 ]
이정진 사진집 `WIND` 출판기념회
2010.02.01
[ 사진계동정 ]
이정진의 개인전 ˝Beyond Photography˝ 시카고에서 열려
2005.08.17
이정진 Lee, Jung 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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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진 개인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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