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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사진인가 / 조우석 기자, 정주하 교수 - 중앙일보 조우석 기자의 글에 대한 반론
사진가이며 백제예술대학 사진영상과 교수인 정주하씨가 중앙일보 특집기사 ‘왜 지금사진인가’ 기사에 대한 반박 글을 포테이토로 보내 왔다. 정주하교수에 따르면 기사가 나간 후 몇차례에 걸쳐 중앙일보에 기사에 대한 반론을 작성 투고 하였으나 게재되지 못하였다고 한다. 다음은 정주하 교수의 조우석기자의 기사에 대한 반론 글의 전문이다.
“조 기자의 글은 적절치 못한 정보와 짜임새 없는 얼개의 혼합문”
지난 7월 30일자 중앙일보에는 조우석기자의 글이 실려 있다. 이 글에는 중앙일보가 “왜, 지금 사진인가”라는 타이틀로 세 번의 특집을 다루는 중 그 세 번째에 해당되는 것으로 “실험을 막는 보수적 풍토 깨야”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이 특집은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사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서양의 유명 작가들을 동반한 커다란 전시회가 종종 개최되는 것을 보면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이해되어진다. 때문에 그 시의가 적절함에
공조하면서 이번 조우석 기자의 글을 열심히 보았다. 하지만 이 조기자의 글은 매우 적절치 못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루어졌고, 그 글의 얼개 또한 전혀 짜임새 없이 꾸며진 면면이 보여 여기서 비판해 보고자 한다.
우선, 조 기자가 첫머리에 중요하게 지적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에 2~3년제를 포함한 사진학과가 무려 50여 개나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50여 개나 되는 학과에서 딱딱한 커리큘럼과 각개 사진전공의 칸막이 구조를 가지고 있고, 지나치게 프린트기술을 중시한 나머지 학생들에게 필요 충분한 지적 훈련을 제대로 교습하고 있지 못하다고 일갈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조 기자가 적확한 정보에 근거하지 않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은, 우리나라에 ‘사진학과’가 50여 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3년제 사진학과는 전혀 존재하지도 않는데, 그는 2~3년제라는 뭉뚱그려진 정보를 글 첫머리에 소개하고 있다. 나아가 사진학과는 사진과와는 달라 4년제 대학에 선택적으로 사용되어야 하는 용어임에도 두리뭉실하게 2~3년제 학교에 모두 사용하고 있는 것도 문제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진학과에서는 지적훈련보다 사진의 프린트기술을 너무도 중시하고 있다는 것도 근거가 없는 말이다. 오히려 사진의 기초가 되는 현상과 프린트 기술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아 그로 인한 사진예술에 대한 오해가 넘쳐나는 이 시점에서 보면 더욱 그렇다. 참고로 몇몇의 대학에서는 아예 흑백 프린트를 가르치는 공동 암실을 폐지하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그의 오류 중 또 하나는 대림미술관 이수균 씨의 말을 빌어 “해외의 대형 작가 상당수가 사진학과 출신이 아니라 일반 회화를 전공한 이들에서 배출된다”고 하면서 이를 근거로 우리나라 사진학과의 교습 불능에 대한 비판 근거로 삼았다. 매우 죄송스러운 말이지만, 문맥의 앞뒤가 전혀 맞지 않아 탄식이 나올 정도이다. 그의 논지대로라면 사진학과의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사진학과가 있는 대학은 다 문제 투성이라고 느껴지는데, 과연 그런가? 이수균 씨가 어떻게 이야기했는지 모르나, 지금 서양의 컨템포러리 작가들 중 상당수는 사진학과 출신이며(예컨데, 낸 골딘, 데이빗 암스트롱, 토마스 루프, 안드레아 구르스키 등등) 오히려 우리나라의 작가들 중 상당수가 사진학과 출신이 아니다. (구본창, 민병헌, 김아타, 배병우 등등) 그렇다고 회화과 출신은 더더욱 아니니! 조기자의 글은 확인되지 않은 섣부름이 보인다. 나아가, 이 글은 뒷부분에 가서 우리나라 사진계가 너무 사진을 자체 장르 안으로만 구심되어가는 것을 비판한 자신의 글과도 정확히 상치된다.
뿐만이 아니다. 그는 이 문제를 거론한 바로 뒤에 “문제는 국내 사단과 그 내부의 작가들이 이런 보수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라고 전혀 문맥이 맞지 않는 엉뚱한 이야기를 한다. 조금 전까지는 우리나라 대학교의 사진 교습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그 문제의 근원을 국내 사단(통상, 사단이라는 표현은 사진작가협회를 지칭한다.)으로 뜬금 없이 돌리고 있다.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의 사진 작가협회는 아마추어집단이다.(질이 낮다는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순수한 태도라는 입장에서) 때문에 사진협회의 중추적 인적자원은 대학 혹은 대학원에서 전공을 한 사람보다는 전국의 공모전을 통해 등단한 작가들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사진계 내부의 실정을 전혀 모르는 기자의 비판은 나를 매우 당황스럽게 한다.
그리고 무엇을 근거로 우리나라의 60대 전후 중진들로부터 40대 중견 작가들까지가 스트레이트 사진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보인다는 것인지 그리고 이 때문에 젊은 작가들이 공허한 아류만을 재생산하고 있다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는다. 그리고 나아가 이러한 폐해(?) 때문에 “사진의 울타리를 넘어 일반 회화와 넘나드는 국제 조류와의 격차”가 생겨난다고 말하고 있는데, 정말로 알고 하는 이야기인지 궁금하다. 현재 뉴욕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 주요 작가들의 작업은 대부분이 스트레이트 사진이다. 독일의 아우그스트 잔더와 베른트와 힐라 벳셔 부부의 영향으로 형성된 타이폴로지 사진, 즉 유형학적 사진의 영향이 최근까지 강하게 뿌리내리면서 형성된 스트레이트사진의 경향은 1980년대 말까지 성행하였던 “만들어내는 사진-소위 메이킹 사진-소위 회화성이 가미된 사진”을 완전하게 밀어내고! 확고한 자리를 잡고 있는 터이다. 오히려 그동안 우리나라에 너무도 과도하게 만드는 회화성의 사진이 범람하였던 것은 누구나가 잘 아는 사실이다.
더욱 조 기자의 글이 우습게 전락한 것은 그가 마지막으로 거론한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무지에 기인한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오지널리티에 대한 착오도 문제다. 사진은 10점 내외의 에디션 모두가 진품. 그런데도 "나만의 작품’에 대한 집착은 낯가림을 부채질한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사진이 10점 내외만 오리지널리티라는 것인가? 아님, 에디션을 매길 때는 10점 내외만 해야 한다는 소리인가? 그리고 그 에디션 문제가 왜 나만의 작품에 대한 집착과 관계가 된다는 것인지. 그럼 지금까지 사진가들이 오로지 한 장만의 오리지널 사진만 고집해왔다는 것인지 정말로 무지한 발언이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에디션이란 회화적(정확하게는 판화에 해당하는)용어에 불과하다.
이외에도 조 기자의 글은 몇 군데 더 의아하다. (여기서는 상세한 기술을 생략하겠다.)
이처럼 사진에 문외한인 사람이 어떻게 이 글을 맡게 되었는지 모를 정도로 행간의 문맥이 엉뚱함을 넘어서고 있다.
아마도, 나의 추측이지만 그는 이 글을 쓰기 위해 몇 사람으로부터 조언을 받은 듯하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글을 명백하고 바르게 하기 위해서는 좀더 폭넓게 조언을 구해야했거나, 아니면 스스로 더 많은 사진공부를 해야 했다고 판단된다. 물론 바쁜 기자생활로 인해 시간이 부족하다는 변명이 가능하기는 하겠으나, 이러한 섣부른 글이 얼마나 많은 오해를 가져다주는지 생각해 본다면 엄두 내어서는 절대로 안되는 일을 조우석 기자는 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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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주하
(사진가, 백제예술대학 사진영상과 교수)
<이 기사의 내용은 포테이토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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