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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키 - 안티 아라키 - 영 페미니스트 미술가연대와의 인터뷰
<first young feminist artist's exhibition - Anti Araki>
■ 인터뷰
영 페미니스트 미술가연대 : 소윤, 빨간쵸코, 탄빵, 수영, 태영
예술지상
(이하 예) : 안티 아라키를 하게 된 계기부터 설명해 달라.
영 페미니스트 미술가 연대
(이하 영) : 우연히 전시를 보게 되었을 때 사진에 드러난 여성에 대한 폭력이 심각한 수준이었기에 심한 분노를 느꼈다. 더군다나 여성의 시각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미술관의 엄청난 권위가 부여되고 모든 언론과 미술계가 거리낌 없이 한목소리로 아라키를 칭송하는 과정을 보면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예술이라는 면죄부를 받은 그의 전시에는 수많은 선정적인 시선들이 쏟아졌고 세간에는 남성 비평가들이나 언론인들의 극심한 여성 비하가 담긴 표현들이 난무했다. 반대운동을 하던 과정에서 서면 논쟁으로 끝나버리는 기존의 안티를 넘어서 보다 생산적인 안티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에 전시라는 방법을 택하게 되었다. 페미니스트인 미술전공자들이 모여 세미나를 진행하고 논의를 심화시켜 나가면서 전시에 이르렀다.
예 :
전시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영 :
전시의 제목은 안티 아라키 이지만 직접적으로 안티 아라키를 표현하는 작품은 없다. 우리가 생각하는 여성주의의 대안 미술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고 이것이 결과적으로는 안티 아라키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안티에서 그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전시는 까페라는 기존과는 다른 전시공간을 최대한 이용하여 화장실이나 나누어져있는 방들 각각에 의미를 부여했고, 소품이나 설정을 이용해 하나의 여성의 공간처럼 꾸미려고 했다. 작품은 여성의 시각으로 본 여성의 몸에 대한 것과 여성의 다양한 경험을 반영한 것들이다. 구체적으로는 장애 여성분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찍은 사진, 보지를 다양한 모습으로 아이콘화 시킨 퀼트와 스티커로 만든 작품 등 전반적으로 시각적으로 강하게 와 닿는다기보다는 편안하고 여성의 감성으로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보여주려는 의도이다. 또 미술이 살해한 여성을 위한 제단이라는 설치작품이나 여성미술가의 방은 여성이 없는 미술사에 대한 비판과 여성미술가로서 겪는 스스로의 고민과 절망을 표현한 것이다. 작품은 일부러 액자를 하지 않았고 찢어진 벽지의 느낌을 살려 종이테잎 같은 걸로 디스플레이 했는데 기존 미술관의 권위적인 모습에 반대하려는 우리의 입장과 상통하는 것이다.
<first young feminist artist's exhibition - Anti Araki> 전시장 전경
예 :
전시를 찾는 관객층과 반응은?
영 :
언론 보도를 보고 찾아온 다양한 연령층이 있었고, 주로 안티 아라키를 지지하는 여성주의자들이나 본 이슈에 관심이 있는 젊은층이 많았다. 일단 너무 생소한 전시공간과 전시방식에 당혹스러워 하는 반응이 많았다. 대체로 여성, 여성주의자들은 편안하고 좋았다는 반응이었고 이런 여성의 공간이 항상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기도 했다. 반면 전시를 본 미술계 사람들 중에는 시각적으로 볼게 없고 수준이 떨어진다는 평을 하기도 했다. 보는 시각과 입장의 차이일수도 있을 것이다.
예 :
논쟁적인 주재의 전시이다. 진행상 어려웠던 점은?
영 :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격렬한 싸움이었다. 보통 여성주의자로서 사회에 발언을 할 때 겪게 되는 인신공격 같은 폭력에서부터 전시 도중에 작품이 파손되는 일도 있었다. 특히 예상치 못했던 언론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많은 언론들이 우리가 말하는 여성주의의 논점을 집어내지 못하고 예술 외설시비나 도덕주의자로 왜곡 했다.
예 :
외설시비나 도덕주의와 다른 여성주의의 논점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영 :
아라키 사진에는 포르노적인 코드가 적지 않게 포함되어 있는데 여성주의는 포르노가 양성의 불평등한 권력관계를 성애화 하고 재생산하는 여성에 대한 심각한 폭력이라고 본다. 우리가 아라키 사진을 보고 너무 쇼크를 받아서 "아라키의 사진은 포르노이다!"라는 표현을 쓰면 여성인권은 빼고 보통 말하는 청소년 보호차원의 보수적인 외설논쟁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아라키의 경우에는 여성의 대상화와 심각한 수준의 성적인 폭력이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인정되기에 더욱 위험하다고 본다. 관객들은 결코 차가운 시선으로 그 사진을 감상하지 않을 뿐더러 표면적으로 나타난 폭력은 그것에서 그쳐지지 않는다.
예 :
표현의 자유에 대한 입장을 듣고 싶다.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 이전에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예술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인가?
영 :
아니다. 우리도 작가이고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는 100% 인정받아야한다고 본다. 단지 지금의 미술, 문화계는 심각하게 남성 중심적이며 이런 성 불평등한 상황에서의 표현의 자유는 항상 남성이 여성의 몸을 표현할 자유에만 손을 들어 줄 뿐이다. 우리가 법을 제정해야한다고 말하는 것도, 어떤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말하는 것은 남성중심 미술에 던지는 여성주의 대안문화이고 우리는 성 평등한 표현의 자유를 원한다.
예 :
본인들이 생각하는 페미니즘 미술의 상이 있다면?
영 :
특별히 어떤 형태를 취해야 한다는 건 없지만 중요한 것은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것이다. 보다 덜 대중적이거나 비주류로 남는다 해도 우리의 급진적인 성격, 여성주의라는 정치성을 유지하고 싶다. 그리고 주변담론으로 흡수될 위험이 많기에 연대부분에 있어서도 신중하려 한다.
정리 : 김수영 (예술지상 편집위원)
< 이 글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예술학과 '예술지상'의 허락하에 2003년 봄호 기사를 올린 것 입니다.
이 기사에 대한 무단사용을 금하며 기사와 사진의 저작권은 '예술지상' 및 글쓴이,사진가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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