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허용무 / 원형의 섬 진도
2001년 9월 21일(금) - 10월 07일(일)
금호미술관
원형의 섬 '진도'
1. 금호미술관에서 열리는 허용무 씨의 '원형의 섬, 진도' 다큐멘터리 사진전
진도의 신명에 홀려 1993년부터 지금까지 근 10년이나 천릿길을 오르내리며 진도의 풍경과 사람들을 렌즈에 담아오고 있는 사진가 허용무 씨가 (원형의 섬 진도)라는 다큐멘터리 사진전을 금호미술 관에서 9월 21일부터 10월 7일까지 연다. 이와 함께 이 사진전의 작품들을 이레출판사에서 』원형의 섬 진도)라는 사진집으로 묶어 펴냈다.
허용무 씨는 주로 서구화와 산업화로 인해 급격히 변질되거나 소멸되어 가는 우리 전통 문화의 원형을 기록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는데, 이 (원형의 섬 진도)사진전도 그 작업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진도대교, 1996
진도는 작은 섬이지만 많은 문화적 원형들을 키워오고 간직한 원형의 섬이다. 그 원형들이란 진도의 자연과 그 자연에 몸을 기대고 살았던 진도 사람들이 만들어낸 산물로서 씻김굿 강강술래, 들노래, 북놀이, 도깨비굿, 만가를 비롯한 다양한 몸의 문화들이다. 그런데 이런 문화적 원형들이 유감스럽게도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허용무 씨는 이런 진도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끼며 광각 렌즈가 지닌 특유의 퍼스펙티브를 잘 활용 하여 진도의 산하와 사람을, 진도의 소리와 몸짓을 현재적 시점으로 다이나믹하게 포착해내고 있는데 그 속에는 그의 진도에 대한 애정과 연민이 한껏 깃들여 있다.
2. 총체적인 삶의 시각으로 보여주는 진도
허용무 씨가 사진집 서문에서 직접 "진도의 문화적 가치와 아름다움, 그리고 사람들의 삶을 객관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객관적인 시각으로 진도 사람들의 보편적인 삶을, 진도의 본래 모습을 바라보려고 노력했"다고 밝히듯이, '원형의 섬 진도' 사진들은 진도의 외면과 내면을 객관적으로 담기 위해 애쓴 작가의 노고가 역력히 드러난다. 그러나 다큐멘터리 사진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작업이라고 하더라도 뷰파인더 속의 세계는 얽히고 설킨 중층적인 삶 가운데서 작가가 선택하여 '보고 찍는' 주관적 행위를 개입시키는 세계로, 다큐멘터리 사진은 삶의 중층구조를 감당해내는 리얼리스트 사진가로서의 작가정신이 발휘될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허용무 씨는 개념이나 논리를 갖다댈 수 없는 중층적인 삶을 절묘하게 사진으로 담아냄으로써 리얼리스트 사진가로서의 역량을 충분히 보여준다.
한국의 숨결 시리즈 첫째권으로 <원형의 섬 진도>(이레출간)를 같이 작업했던 김훈 씨는 그의 사진에 대해 이령게 말한다.
"허용무의 사진들은 진도의 원형과 진도의 보편성을 삶의 총체성의 시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삶이 갖는 다양한 풍경들은 때때로 서로 모순되거나 서로가 서로의 의미를 박탈하거나 상처를 가하게 마련이다. 허용무의 사진들은 그 모순을 부당하게 강조하거나 생략하지 않는다 그것이 그의 다큐멘터리 정신이다. "
그의 다큐멘터리 정신이 이렇듯,우리는 <원형의 섬 진도> 사진들에서 허용무 씨가진도의 삶과 문화를 과장됨 없이 담아내어 진도의 참모습을 보여주려고 고민한 흔적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죽림, 1999
또 허용무 씨의 사진들은 때때로 전통과 단절되고 원형으로부터 멀어진 이 삶속에서도 다시 그 원형을 회복하고 거기로 돌아가려고 하지만 아직 드러나지 못하는 충동들의 잠재태를 겨누고 있다. 그의 낯선 장비와 운송 수단을 동원하는 매우 헝클어진 형식의 장례 풍경 사진을 보면, 그 원형으로부터 멀리 떠나서 새로운 원형으로 가고 있는 인간들의 길고 긴 여정을 보는 것만 같다.
그런 사진들 속에서 삶과 죽음이 포개져 있는 풍경은 조화롭기보다는 버겁고 고통스럽지만, 허용무 씨는 그 고통을 잘도 감당해 낸다. 그래서 허용무 씨의 진도 사진들은 사라져 가는 삶의 원형들을 담으면서도 결국은 삶의 원형들을 생성시키고 있는 셈이다.
3. 리얼리스트 사진가 허용무
그는 1974년 남한강의 물길이 에돌아 흐르는 충청북도 단양군의 작은 강마을에서 태어났다. 중앙대 사진학과와 동 대학원에서 다큐멘터리 사진을 전공한 그는 서울경제신문, 월간 <샘이깊은물>, 조선일보 등의 언론매체에서 사진기자로 일했다.
그가 일관되게 ·견지해온 사진 기록작업은 크게 두 갈래이다. 하나는 서구화와 새마을운동 등으로 인해 급격히 변질되거나 소멸되어 가는 우리 전통문화의 원형을 기록 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공업화와 수출드라이브 정책으로 피폐해진 농촌의 현실을 사실 그대로 기록하는 일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 85년부터 이태 동안 강원도 태백 일대의 탄광촌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광부들의 치열한 삶과 진폐증 환자들의 암울한 현실을 카메라에 담아 87년 '탄광촌 사람들' 이라는 주제로 사진 전시회를 열었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상여를 타고 가는 예수' 라는 주제의 전시회를 통해 장례라는 의식 속에서 전통문화와 서구문화가 어떻게 대립하거나 화해하는지를 독특한 시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현재는 동신대학교 사진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발원지에서 하구에 이르기까지 한강 물길을 따라 가며 그곳에 기대고 사는 사람들의 진솔한 삶과 내력 깊은 문화를 기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저서로 <상여를 타고 가는 예수>(가각본)과 <원형의 섬 진도>(공저, 이레출판사)가 있다.
- 전시 보도자료에서 발췌
만길, 2000
<허용무 인터뷰>
진도, 전라남도 남단에 있는 전라도에선 가장 큰 섬, 삼별초의 난 등 항상 전란의 역사 중심에 있던 곳으로 또는 귀향지로 각광(?) 받던 섬, 진돗개의 고향인 섬, 바다가 갈라지고 굿이 많은 섬, 우리가 진도를 알고 있는 건 얼마일까?
가을 날씨가 완연한 오늘, 경복궁을 끼고 도는 길에 위치한 금호 갤러리에서 다큐멘터리 작가 허용무씨를 만날 수 있었다.
"오늘따라 이상하게 관람객이 많네요. 다른 날은 이렇지 않는데…"다며 멋적은 웃음을 보이는 훤칠한 키에 좋은 인상을 가진 허용무씨와의 첫 만남이었다.
몇번째 전시이신지요?
- 단체전은 여러 차례 했고요. 개인전으로는 3번째입니다.
어떻게 해서 다큐멘터리 사진을 선택하게 되셨나요?
- 저는 충북단양이라는 시골에서 쭉 자라다 대학에 입학하면서부터 서울에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그때의 제가 느낀건 시골과 도시, 각각 삶의 방법이 판이하게 다르다는거죠. 그런 판이한 환경을 접하다 보니깐 자연스럽게 삶의 방법을 보는 눈이 남달라 졌어요. 또 제가 학교를 다니던 80년대는 사람들의 사회적인 관심이 최고조기인 시기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큐멘터리를 공부하게 되었지요.
다큐멘터리의 전성기였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샘이 깊은 물'에서 일하면서 우리 문화에 대한 안목을 넓힐 수 있었어요. 그런 안목이 자연스럽게 우리문화에 대한 작업으로 이어지더군요. 전 전시회였던 '상여를 타고 가는 예수'도 우리의 문화에 대한 작업의 한가지였죠.
선생님에게 진도는 어떤 의미를 주는 곳일까요?
- 한마디로 진도는 우리 삶의 문화가 묻어 나오는 곳입니다. 흔히 전통문화는 특수한 교육을 받은 예능인이 정해져 있는 예술이지만 진도는 진도와 진도사람들 그 생활과 삶 자체이죠. 또 이젠 국내에서 보기 힘든 많은 수의 전통문화가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진도는 예전부터 함경도와 함께 귀향지로 대표적인 지역이었습니다. 그 귀향 온 지식층이 만든 고급문화가 발달이 된데다 수많은 전란으로 지역 주민들이 보수적인 성향이 강해 지면서 자기 전통문화를 완고하게 지켜온 것 같습니다.
진도에 관한 본격적인 작업은 언제부터 하셨나요?
- 9년전부터 작업을 시작하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한건 4년전부터입니다. 진도도 이젠 현대문물로 많이 변하기 시작했어요. 그 전에 기록을 해야 겠다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이제까지 해 오신 작업에 관해 간략하게 설명을 해 주시겠습니까?
- 처음 작업은 장례식을 통해 우리문화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진도에서 우리 삶의 문화가 어떻게 자생적인 문화로 보존되는가를 보았고, 90년대 우리 문화에 대한 작업도 했습니다. 지금은 한강에 대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사람의 절반 이상을 먹여 살리는 한강과 그 강에 의지하고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기록하고 싶습니다.
이번 진도에 관한 작업을 보면 항상 피사체에서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가까이 접근하지 않는듯 보입니다. 9년이라는 작업이면 피사체와 융화하거나 일체감을 느끼는데 충분한 시간이라 생각됩니다만...
- 우리 문화의 전반적인 면은 서정성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여유를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피사체를 가까이서 보여 주며 자극적으로 설명하는 서양의 시각으로 작업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대체로 콘트라스트가 낮거나 어두운 편입니다. 특별히 이유라도?
- 특별한건 없습니다. 원래 제 작업이 그런 편이죠.
작품 중 유난히 굿에 대한 작업이 많은 이유는요?
- 진도에서 굿은 삶에 베어 있는 삶의 문화입니다. 이제는 굿이 찾아보기 힘들지만 아직도 진도에서는 굿이 생활의 일부입니다. 사람이 죽으면 하는 '씻김굿'이나 상주를 위한 희극 '다시래기' 등도 아직 남아 있습니다. 저는 단지 이런 굿을 사진가의 시각으로 꾸준하게 담어 내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다큐멘터리 사진을 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 주시죠.
- 제가 후배가 어디 있겠습니까? 서른일곱이라는 나이는 사진가로서 아직 어린나이 입니다. 다만 제가 공부하던 시절과 지금을 비교하자면 정말 다큐멘터리 사진계는 힘든 현실입니다.
제가 공부하던 시절(80년대)은 다큐멘터리 사진을 한다는 명분이 뚜렸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사정은 뚜렷한 방향을 찾을 수 없습니다 특히 경제적으로 뒷바침하기 힘들고 환경도 열악합니다. 예전보다 지면 사정도 나빠지고… 원초적으로 위축이 되었습니다. 이럴수록 외적인 면에 치우치치말고 사회를 균형있게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절실합니다.
일 시
: 2001년 9월 21일(금) - 10월 07일(일)
장 소
: 금호미술관
서울시 종로구 사간동 78번지
Tel : 02-720-5114
취재 및 정리/ 김용해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관련기사의 데이터가 없습니다.
등록된 관련갤러리가 없습니다.
국내 최대의 사진전문 포털사이트인 아이포스 웹진에서는 각 미디어와 화랑의 전시담당자, 프로사진가, 전국의 각 대학 사진학과 교수 및 전공자, 미술계와 광고 디자인계, 출판 편집인,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인사, 국내 유수 기업의 최고경영자와 임원, 사진동호인 등
27만6,830명
에게 사진문화에 관한 유익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