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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자키 테츠시 (문화기획자) / 동강사진축전 2002 관련 인터뷰
1.<히가시가와(東川)사진페스티벌>의 실질적인 기획자로서 이번 제1회 <동강사진축전>을 본 전체적인 인상을 말씀해 주십시오.
실제로는 영월 학생체육관 주변과 문화회관에서의 수상작품전과 심포지엄밖에는 보지 못했기 때문에, 부분적인 인상만을 말씀드릴 수밖에 없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본 것은 어느 것이나 모두 정성을 들여 만들어졌을 뿐 아니라, 내용적으로도 충실한 것이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한국의 중요한 사진가 50인이 참가한 <동강사진전>은 한국사진과 사진가들의 다양성을 느끼게 해주는 훌륭한 전시였습니다. 이처럼, 히가시가와에서 하고 있는 일을 영월이 더욱 발전적으로 전개시키고 있다는 것에 대하여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또 포스터를 3종류나 제작하고 있는 것도 이 축전에 대한 관계자들의 열정을 느끼게 했습니다. 포스터에 쓰인 색채도 그린과 검은 색으로 일관성을 주어 세련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곳에 세워진 간판, 안내판, 플래카드, 연도에 펄럭이는 배너 등에서도 무척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관계자 여러분의 따뜻한 환영과 접대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2. <동강사진축전>을 지역문화로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먼저 문화를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서는 10년 또는 20년이라고 하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각오가 있어야 합니다. (저는 완전히 뿌리내리기까지는 적어도 25년 정도는 걸리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길게 잡고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심포지엄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두 번째로는 ‘찍는 즐거움(찍는 쪽의 문화)’, ‘찍히는 즐거움(찍히는 쪽의 즐거움)’, ‘감상하는 즐거움’이라는 세 가지를 대등하게 생각하는 기획을 실행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찍히는 즐거움’을 만들어내는 것은 지역 주민들을 직접적으로 끌어들이는 것으로, 지역문화로서 뿌리내리게 하는 열쇠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영월군에 살고 있는 고령자들의 초상을 무료로 찍어드리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한국은 유교의 나라이기 때문에 고령자의 기쁨은 그 자식과 손자, 증손자에게까지 물려지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지역 주민들에게 있어서 ‘찍는 즐거움’, ‘감상하는 즐거움’이란 다음 세대(어린이들)를 꾸준히 길러내는 일이라는 발상이 필요합니다. 또 ‘찍는 즐거움’도 사진가들만이 누리는 것이 아닙니다. 솜씨 같은 것에는 구애받지 않고 누구라도 일기나 편지를 쓰는 것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즐거움을 가르쳐주어야 합니다.
‘감상하는 즐거움’에 관해서는 누구나 ‘나도 사진을 이해할 수 있다’ 라고 하는 자신감을 가진 수 있도록, 작품해설 같은 것도 가능한 한 전문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쉽게 적는 등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여담입니다만, 삿뽀로(札幌) 시에서는 10세 미만의 어린이에게 보여주기 위한 거장들의 작품전 시리즈를 개최해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8명의 국내·외 사진가의 작품전을 열었는데, 그 중 국내 사진가 4명의 작품에 관해서는 웹사이트(http://www.zpi.ne.jp/library.html)에 해설과 작품이 게재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유진 스미스, 카르티에 브레송, 로버트 카파, 호소에 에이코 같은 유명한 사진가들의 작품과 해설도 실을 예정입니다. 이 사이버전시의 취지는 직업으로서 사진가가 되는 것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진가라고 하는 삶은 선택하는 것’의 의미를 어린이들에게 전달하는 데에 있습니다. 해설문의 사이사이에 모두 150~200점 정도의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해설하는 글을 따라 읽으면서 작품을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 전시는 어린이를 위한 것입니다만, 실은 어른들이 더 좋아합니다. 이쯤 쉬운 글이라면 사진을 체계적으로 배울 기회가 없는 사람들일지라도 작품을 충분히 이해하고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로는 유명·무명에 관계없이 사진축전을 보기 위해서 멀리서 찾아오는 사람들과 현지주민들의 만남과 교류의 장을 만드는 일입니다. ‘사진을 이해하시오’라는 것은 어려운 부탁이 되겠지만, ‘인간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서로 만나서 교류하는 기쁨은 ‘인간을 이해하는’ 기쁨입니다. 주민들에게 있어서 사진축전이 그런 기쁨의 ‘계기’를 만들어줄 수 있다면, <동강사진축전>의 존재를 이해하고 인정하게 될 것입니다.
네 번째로 ‘사진’과 ‘사진을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서 순수한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영월군 이외의 지역의 사진가들도 한 편으로 끌어들여서, 그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이 일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들여 꾸준히 해나가야 하는 일입니다.
다섯 번째로 신문·TV 등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사진축전’과 ‘사진마을’을 유명한 것으로 만들어 나가는 일입니다. 밖으로부터의 평가가 높아짐로써 안쪽 사람(현지 주민)들도 그 중요성이나 의의를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히가시가와에서도 초기에는 비용에 대한 효과(지역의 메리트)를 매체의 보도의 질량(기사의 크기나 방송 시간의 길이 등)을 광고매체 대금으로 환산해서 계산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3.동아시아를 잇는 사진문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은 가능할까요?
네, 가능하고 말고요. 대환영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동아시아 이외의 지역과 대항하는 성격의 것이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에 거주하는 우리 자신을 알기 위한 것이어야 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동아시아로 한정시키는 것은 인터넷 통신망과 같은 사이버 위에서만이 아니라 필요하다면 직접 대면할 수 있는 리얼 스페이스를 비교적 용이하게 가질 수 있는 거리(교통조건)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 자신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서 그 가능성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도 큰 수확이었습니다.
4. <동강사진축전>에서 개선해야 할 점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관해서 의견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에는 심포지엄에 참가하기 위한 짧은 체재였기 때문에 개선점에 관해서 말씀드릴만한 정보를 갖고있지 않습니다.
앞으로의 방향에 관해서는 히가시가와의 예를 들어 말씀드리겠습니다. 히가시가와의 주민들은 ‘사진마을’이란 ‘포토 페스티벌을 여는 것’ 쯤으로 생각했습니다. ‘사진마을 만들기’와 ‘축제’는 다른 차원의 일이라는 것을 인식하기까지 실로 10년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사진마을’로서 사진에 관한 일이나 ‘사진적인 발상’을 어떻게 일상 속으로 끌어들일 것인가. 사진을 ‘축전을 향한 집중’에서 영월 지역의 ‘일상으로의 확산’으로, 그리고 ‘일상으로 확산’된 힘을 집중시켜서 다시 ‘축전’으로 환원시키는, 그런 구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진축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른 분야의 문화인들을 만남과 교류의 장소로 끌어들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사진계 사람들만 모여서 서로의 사진을 칭찬한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우물안 개구리들의 자화자찬이 되어버릴 염려가 많습니다. 히가시가와에서도 ‘사진마을’이라고 하는 발상과, 그런 마을을 만든다고 하는 것이 얼마나 훌륭한 의미를 갖는 것인가를 마을 주민들에게 알리는 데에는, 결국 사진가들보다도 다른 분야의 사람들의 힘이 더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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