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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사진시장을 생각한다
한국의 사진시장을 생각한다
김승곤 (국립순천대 교수)
해마다 기록을 경신하는 사진 값
사진 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다. 2006년 봄 뉴욕에서 열린 소더비 경매에는 모두 58점의 근대사진 작품들이 출품되어 90%의 낙찰 율을 보였다. 총 매출액은 $6,297,500불로, 이 중 최고가격은 안셀 아담스의 「Surf Sequence, San Mateo county coast」(1940). 낙찰가는 5매 1세트에 $352,000불. 한 장으로는 같은 안셀 아담스의 「The Grand Teton and Snake River」(1942)이 $251,200불로 가장 높은 가격에 팔렸다. 1980년 초에 아담스의 「Moonrise, Hernandes」(1941)가 $30,000불에 팔린 것이 세계적인 화제가 된 것을 생각하면 20년 사이에 값이 거의 열 배가 오른 셈이다.
Moonrise, Hernandez, New Mexico, 1941
또 금년 4월, 주로 현대작가들의 작품 400점이 출품된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총 $7,471,480불의 매출을 올렸는데, 여기서는 어빙 펜의 「Lisa Fossagrives-Penn(Halequin dress)」(1950)이 $325,000불의 최고가로 낙찰되었다. 또 하나의 대형 옥션인 필립스도 $6,180,063불의 매출을 기록했고, 최고 낙찰가는 만 레이가 1926년에 제작한 레이요그람으로 $296,000불에 팔렸다. 지금까지 가장 높은 값에 팔린 것은 1999년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507,500불(당시 환율로 약 8억 6천 300만원)에 낙찰된 구스타프 르 그레이의 알부민 프린트 「Grand Vague-Sete, Ciraca」(1855)였다.
조금 이색적인 것으로는 뉴욕무역센터빌딩의 폭파현장에서 기울어진 국기 게양대에 성조기를 올리는 세 명의 소방대원을 찍은 한 장의 보도사진이 크리스티 경매에서 $89,625불에 낙찰된 사실이다. 아마 깃발과 영웅을 숭배하는 미국인의 애국심을 건드렸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배병우의 「소나무」(2006년, 135x260cm)
국내 작가로는 금년 9월 뉴욕 소더비의 가을 경매에서 배병우의 「소나무」(2006)가 $64,800불에 낙찰됨으로써 지난번 자신의 작품가격 $40,080불을 경신했다.
사진이 국제적인 미술 이벤트에서 표현매체로 각광 받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다. 아직도 사진의 예술성에 대해서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들에게는 기계로 찍은 얄팍한 사진 한 장이 수억 원씩에 팔려나가는 이런 현상이 믿어지지 않을 법도 하다.
내가 서울시립미술관의 운영자문위원으로 있던 수년 전 일이었다. 회계연도 말이 되어 3000만 원쯤 남아 있던 그 해 구입예산을 모두 써야 했는데, 그 정도로는 변변한 그림 한 장 제대로 사지 못할 금액이었다. 작고한 사진가 몇 분의 작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겠다는 나의 제안이 회의에서 전원 일치로 받아들여졌지만, 정작 실무자들의 교섭 단계에서 얘기가 깨지고 말았다고 한다. 미술관 측이 제시한 금액이 작품 한 점당 단돈 ‘50만원’이었다는 얘기를 나중에 전해 들었다. 우리나라 수도의 공립미술관의 사진에 대한 인식이 이 정도다. 그들 눈에는 영업사진관에서 찍는 가족사진이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진가의 유작이 다를 것이 없는 것이다. 하물며 일반 대중들의 사진의 예술적 가치나 경제적 가치에 대한 인식이 어떤 것인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공무원들의 무지만을 나무랄 일이 아니다. 사진 쪽 책임도 크다.
Gustav Le Gray (French, 1820-1882). The Great Wave, Sète (1856) Albumen silver print from a glass negative (33.6 x 41.3 cm)
사진시장은 있는가?
일전에 어느 미술월간지에서 인터뷰를 왔다. 한국에 사진시장이라는 것은 있는가, 사진 값을 매기는 기준 같은 것은 마련되어 있는가가 요지였다. 이 문제는 나도 짚이는 데가 있다. 이것도 몇 년 전 일로, 어느 대학 교수가 인사동에서 전시를 했는데 작품이 모두 팔렸다고 자랑하는 얘기를 들었다. 한 점당 300만원씩 받았다고도 했다. 사진 사이즈도 제법 컸고 액자도 돈을 들인 티가 나기는 했지만, 실례를 무릅쓰고 말한다면 내가 보기에는 100만원만 받아도 억울할 것 없는 수준이었다. 그 값을 주고 사는 사람도 그렇지만 파는 사람도 통이 크다. 가격기준이 없어서 일어나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이다.
요즘 사진작품을 취급(판매)하는 대형 화랑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로 외국의 아트페어에 들고나가 파는 일이 많고, 작품 값도 만만치 않게 받아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혜택을 누리는 사진가가 우리나라 통틀어도 서너 명이 안 된다는데 있다. 외국에 나가서 예술상품으로서의 경쟁력을 갖춘 사진가가 그만큼 적다는 얘기겠지만, 이렇게 되면 예술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화되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하긴 비싼 돈 들여서 팔리지도 않을 작품들을 전시하는 사람들을 보면 도대체 무엇을 위한 전시인지 모를 때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Ralph Gibson, Hand Through Doorway, (1969), $1,200불
Garry Winogrand, from Women are Beautiful, 1970's, $1,900불
시장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건이 갖춰져야 한다. 생산자와 시장, 그리고 구매자다. 1960년대 중반 이후부터 대학 사진과들이 우후죽순으로 만들어지더니 80년대 후반에는 급기야 40군데의 대학에 사진과를 둘 정도로 숫자가 늘었다. 매년 졸업하는 사진 전공자만도 1000여명이 넘는 과포화상태였다. 마땅한 취직자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작가로서의 생계나 장래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그들이 설사 좋은 작품을 제작한다고 할지라도 발표의 장소나 매체의 숫자도 태부족이고, 더구나 그들의 작품을 사서 벽에 걸거나 앞일을 생각해서 투자하는 콜랙터나 화랑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상품은 있지만 시장도 소비대중도 없는 것이다.
세계의 사진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에서 사진의 예술적 경제적인 가치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는 것은 뉴욕근대미술관(MoMA)에 사진부문이 창설되고 수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1940년대 초부터였다. 일본은 그보다 늦은 1970년대 중반부터 상업화랑(PGI)에서 오리지널 프린트가 상품으로 거래되기 시작했다. 첨단테크놀로지 분야에서 한국의 약진은 눈부시다. 반도체에서는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 최 강국이다. 세계 경제시장에서 자동차, 선박, 철강, 수출입 등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규모라고 한다. 이런 우리나라에 사진시장은 없는 것이다.
사진작품은 투자가치가 있는가?
미술시장은 그 나라의 경제적인 상황을 강하게 반영한다. 원래 바탕이 없는 데다 가 장기적이고 총체적인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사진에 투자하거나 개인이나 기업을 상대로 작품을 판매하는 상업갤러리에 기대를 거의 것은 어렵다. 새로 생기는 화랑도 거의 대부분이 대관 위주의 화랑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기업에서 만든 일부 미술관급 전문 화랑에서 구입하는 대상은 어찌된 일인지 사진사 초기의 사료적인 가치가 있는 사진이나, 아니면 이른바 대가들의 ‘예술’ 작품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지금이라면 비교적 싼 값으로 살 수 있는 젊은 작가나 다른 장르의 작품들은 처음부터 아예 거들떠 보려고 하지도 않는다. 일본의 예를 들어서 미안하지만, 키요사토사진미술관(KMOPA)이라는 곳에서는 수년 전부터 전 세계의 젊은 사진가들의 사진작품을 1, 20만원이라고 하는 헐값에, 문자 그대로 ‘끌어 모으고’ 있다. 이미 방대한 컬렉션이 만들어졌고, 이것이 앞으로 2, 30년 지난 다음에 어느 정도의 재산 가치를 만들어낼 것인지는 아무도 상상을 못한다. 옥션에서 낙찰되는 가격을 기준으로 본다면 사진 값은 적어도 10년에 10배는 오른다는 계산이다. 분당에 아파트 사두는 것 아니라면 이만한 투자도 없다.
Weegee, Elephant Number in Madison Sq. Garden, (1956), 와 스탬프, $3,000불
Henri Cartier Bresson, Jeruselem, (1960's)과 스탬프, 현재 $1,200불에 경매에 나와있다.
각설하고, 한국에서도 구매층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 90년 전반만 해도 사진이 경제투자나 실내 장식용 예술품으로 판매되는 일이 거의 없었고, 매스컴에서도 어쩌다 다루어지는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컬렉터 층도 다양해졌고, 미술품으로서의 사진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구매층도 기업이나 부유층 등 일부에 지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젊은 층과 일반인에까지 폭넓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 해 강남 모 백화점에서 개최된 챠리티 쇼에 출품된 사진들은 값이 싸기도 했지만 거의 모두 팔렸다고 한다. 결혼해서 새 주택에 입주하면 벽에 걸 미술작품 구입을 검토하는 것이 보통이다. 주거양식이 서구화된 지금은 흰 벽에 서예나 동양화를 걸어놓기보다, 판화나 인테리어와 같은 감각으로 사진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잠재적인 시장은 존재한다는 얘기다. 오리지널 프린트가 새로운 장르의 아트로서 주목 받고 있는 것은 사진시장 자체가 아직 새로워서 착안하는 사람이 적고, 또 싼 값으로 장래성 있는 젊은 작가나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회화작품에 비하면 지금은 거저나 다름 없다.
현재 수많은 옥션들에서는 누구나 알만한 유명 사진가의 작품들을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관심을 가진 <한국사진> 독자들을 위해서 인터넷 옥션 몰 몇 군데를 소개한다.
http://www.christies.com/,
http://search.sothebys.com/,
http://www.phillipsdepury.com/,
http://www.aipad.com/,
http://www.iphotocentral.com/,
http://www.gordonsart.com/,
http://www.photoreview.org/market.htm,
http://www.artbusiness.com/,
http://www.swanngalleries.com/photo_graphs.cgi.
http://www.photoreview.org/collect.htm,
http://auction.igavel.com/,
http://www.iartcentral.com/links/links.php,
http://totallyphotography.info/fine-art-photography-for-sale/, http://www.absolutearts.com/portfolio/mediums/Photography_Black_and_White.html,
http://www.cs-photo.com/,
http://www.vintageworks.net/,
http://www.be-hold.com/
사진 값은 어떻게 정해지는가?
인터넷에 올라 있는 수많은 갤러리나 옥션, 아트페어 등을 둘러보면, 유럽과 미국에서는 3, 4만원의 무명작가에서부터 수백 만원 하는 유명 작가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프린트들이 거래되고 있다. 유명 작품을 사두는 부유층 콜랙터도 있지만 일반적인 사진 팬들도 장식용 인테리어나 각종 기념일의 선물로 교환하기 위해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작품에 턱없이 높은 비현실적인 가격을 붙이는 일만 없다면 사진시장이 활성화되는 것도 꿈만은 아니다.
사는 사람들에게 가장 관심 있는 것은 작품의 값이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사진 한 장이 수억 원에 팔리는 경우도 있다는 얘기는 모두에 적었다. 그것은 작품의 희소성과 빈티지 프린트였기 때문이다. 이런 작품은 더 이상 만들어지지도 않고 콜랙터나 미술관에서 한 번 구입되면 그 작품이 다시 시장에 나오는 일이 적다. 사진이 촬영된 시기와 그 이미지가 프린트된 시기가 거의 같은 사진은 빈티지 프린트로 불린다. 보통 만들어진 지 30~50년이 지난 것들이지만, 수억 원 하는 빈티지 프린트는 1800년대 말 이전에 만들어진 작품들이다. 이에 비해 촬영하고 많은 세월이 지난 후에 프린트된 것은 모던 프린트라고 부르고 값도 비교적 싸다.
프린트에는 판화처럼 프린트 수를 한정해서 판매하는 방식인 에디션 넘버(edition No.)라는 것이 붙어 있다. 시장에 내놓는 숫자를 한정시킴으로써 작품의 시장가치를 안정시키자는 것이 목적으로, 대개 10~30매 정도로 설정하는 일반적이다. (작가 자신이 별도로 갖고 있는 AP프린트는 해당되지 않는다) 프린트 시기뿐 아니라 재질과 기법, 보존상태 등도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Judy Dater, Imogen and Twinka, Yosemite, 1974, $600불
오리지널 프린트는 작가의 지명도, 작품의 내용(소재, 주제), 소장처, 과거 판매된 가격, 사진집, 잡지등 인쇄매체에서의 노출 빈도, 프린트 제작 년도, 프린트 제작자, 작품의 재질과 기법, 사진가의 서명 또는 스탬프, 희소성 등에 따라서 평가된다.
빈티지 프린트는 그 사진이 촬영된 후 1년 정도 이내에 사진가 본인에 의해 프린트되고 서명된 작품으로 최소한 30~50년 이상이 경과된 작품을 말한다. 이에 비해 모던 프린트는 촬영 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된 후에 사진가 자신이 프린트해서 서명한 작품, 또는 사진가 자신이 지정한 암실 조수, 전문 프린터에 의해서 제작된 프린트로 사진가의 서명 또는 스탬프가 찍혀 있는 것으로 값이 다소 저렴하다. 또 작가의 사후, 작가의 조수나 지정 프린터에 의해서 프린트된 에스테이트 프린트 또는 트러스트 프린트는 값이 저렴하다. 작가의 사후 전혀 관계 없는 프린터가 제작한 프린트, 복제된 프린트 등은 값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것은 이미 작고한 사진가의 경우고, 현존하는 작가의 경우에는 작가 자신에 의해서 프린트되고 서명된 리미티드 에디션. 작가가 지정한 프린터나 어시스턴트가 작가의 관리 아래 프린트해서 작가가 서명한 리미티드 에디션, 작가가 지정한 프린터나 어시스턴트가 작가의 관리 하에 프린트해서 작가가 서명한 오픈 에디션, 작가와 전혀 관계가 없는 프린터에 의해 프린트되어 작가가 서명한 오픈 에디션, 작가의 서명은 있으나 에디션 이외의 프레스 또는 인쇄용 프린트, 작가가 선물한 작품 등의 순으로 가치가 정해진다. 에디션이 붙어 있는 작품은 번호가 뒤쪽으로 갈수록 비싸지는데, 그것은 구입할 수 있는 작품 수가 그만큼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사진의 투자가치와 상거래의 윤리성
작품이 예술상품으로서 상거래의 대상이 된다면 작품의 수준은 물론 시장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윤리적인 문제가 대두된다. 사진가나 화랑이 터무니 없는 가격을 멋대로 정하거나, 같은 작품을 일관성 없는 가격으로 판매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 외국에서 싼값으로 구입한 작품으로 무지한 고객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것도 화랑 스스로 자신의 목을 조르는 셈이 된다.
Four Men in Hats, Gelatin silver prints. (Printed 1941 for Lewis Hine Memorial Portfolio, Sid Grossman Estate), $1000~2000불
Alfred Stieglitz, Portrait of Young Woman (1918) $1,500
Walker Evans, Portrait of Hart Crane (1929), $3,000불
Lisette Model, Sailor and Girl, Sammy's, NYC (1940), $1,300불
Man Ray, Actress & Dancer Tilly Losch, (1940's), $7,200불
외국의 어떤 사진가는 처음에 리미티드 에디션을 10장으로 했는데, 그것이 다 팔리자 이번에는 같은 필름에서 사이즈만 다르게 해서 처음부터 다시 에디션 넘버를 붙여서 판 예가 있다. 사진 세상은 좁다. 요즘 유행하는 개그 식으로 말하면 “조사하면 다 나와!”다. 이런 사진가는 단번에 신용을 잃고 국제적인 사진시장에서 영원히 퇴출 당하게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중국의 현대사진이 해외시장과 콜랙터들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그들이 선뜻 나서지 않는 것은, 이런 서구의 자본주의 유통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중국의 작가들이 당장 돈이 된다면 에디션 넘버쯤은 간단히 무시해버릴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Ansel Adams, The Tetons and the Snake River, Grand Teton National Park, Wyoming (1942)
리미티드 에디션 프린트 쪽이 오픈 에디션보다 값이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유통량이 많으면 그만큼 인지도나 인기가 높아지기 때문에, 작가에 따라서는 몇 이미지는 처음부터 보급용으로 대량 프린트해서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시장이 성립하려면 어느 정도의 유통량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안셀 아담스가 그랬다. 그는 아직 생존해 있던 1970년대에 「요세미티 스페셜 에디션」 등 보급형 프린트를 전문 프린터(아리조나대학의 아란 로스 교수 등)에게 만들게 해서 저가격으로 판매했다. 그 유명한 「Moonrise Hernandes」는 1000매 이상 팔았다. 1970년대 중반까지 그는 자신의 모든 프린트를 당시로서는 꽤 높은 $800로 팔았다. 그러나 그의 사후에 「Moonrise Hernandes」는 $15, 000불 이상으로 값이 껑충 올라갔고, 1998년의 옥션에서는 1948년에 프린트한 같은 작품이 무려 60배 이상인 $49, 450불에 낙찰되었다. 미국에서 나오는 ‘Photo Collector’라고 하는 뉴스레터에 따르면 1975년부터 2001년 가을 옥션까지 25년 동안 주가는 1,147% 오른 한편 사진작품은 2,236%나 상승했다. (뉴욕타임즈 지에서도 다뤄졌다) 주식보다 투자가치가 훨씬 높다는 얘기다.
무엇부터 해야 할 것인가?
최근 수년 동안 사진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화랑이 서울에 몇 군데 생겼다. 이들 화랑들의 특징은 우선 이름이 잘 알려진 외국의 유명한 사진가들의 작품을 들여와서 전시하고 판매한다는 점이다. 화랑으로서는 이름도 빨리 알릴 수 있고 돈도 버니까 말릴 일이 아니다. 상업화랑은 어차피 상업화랑이다. 그들이 대가들의 명성을 등에 업고 지위의 동반상승을 노린 것이건 단순한 돈벌이가 목적이건, 지금까지 문화적 쇄국상태에 있었던 우리로서는 사진 역사 책이나 교과서에서만 이름을 듣던 대가들의 ‘오리지널’ 작품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이들이 들여와서 판매하는 ‘오리지널’ 작품의 가격이 적정한 것인가가 문제다. 건전한 시장을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유통체계가 건전하게 운용되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세계가 좁아지면서 문화적인 시차(時差)도 줄어들고 있고, 작가나 작품을 선별하는 국내외 콜랙터들의 눈도 매우 엄격해지고 있다.
Danny Lyon, Boy Smoking Cigarette,(1970's)와 서명, $900에 팔리고 있다.
몇 년 전 문화부에서 큰 돈을 들여 이른바 ‘아트뱅크’라는 제도를 만들었다. 유명 화랑과 계약해서 해외 시장에도 나가지도 못하고, 잘 팔리지는 않지만 장래가 유망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정부가 사들여서 보관해 두고 있다가 필요한 곳에 대여한다는 발상이었다. 미술의 다른 분야의 작가들 틈에 끼어서 몇 사람의 사진가가 작품을 팔았다고 들었지만, 유망한 작가를 어떻게 선정했는지, 그것이 그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는 모른다. 허약한 환자에게 링거주사 몇 대 꽂는다고 해서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사진시장을 일으켜 세울 생각이라면 이런 1회성의 반짝 처방이 아니라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제도와 장치를 만들었어야 했다. 기다려서 되는 일이 아니다. 연구를 하고 의견을 모으고 정부에 적극적으로 정책을 제안하고 하나씩 실현시켜나가는 미술계의 움직임을 손가락 물고 바라보고만 있어서는 사진계는 언제까지나 아무 것도 손에 넣지 못한다.
이제 사진시장 얘기로 다시 돌아가자. 제일 급한 것이 판매자(화랑, 딜러)와 구매자(콜랙터)의 관심과 신뢰를 얻는 일이다. 그리고 시장의 원리와 현실, 국내외의 환경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운용(가격)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이것은 한두 사람이 해서 될 일이 아니고, 전문가들의 연구모임(기관) 같은 것이 필요하다. 선진국과 달리 예술시장의 역사가 짧은 우리로서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발맞추기 위해서, 그리고 시행착오를 줄이고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경험을 토대로 판을 짜나가는 것이 좋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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