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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남우의 Art Report - 미술 시장의 불안 요소 - K옥션 5월 미술품 경매
KOREA PREMIER AUCTION
K옥션 2007년 5월 미술품 경매
경매일시 2007. 5. 15(화) 오후 5:00
경매장소 그랜드 하얏트호텔 리젠시룸
취재 및 정리 / 배 남 우(아이포스 웹진)
연일 고공 행진을 벌이고 있는 주식 시장 만큼이나 뜨거운 곳이 있다면, 그곳은 바로 ‘미술 시장(Art Market)’일 것이다.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재테크의 막강한 제왕으로 군림했었던 부동산이, 정부의 부동산 억제 정책과 금융권의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해 주춤한 기세를 보이자, 갈 곳 없는 시중의 유휴자금이 활로를 찾아 모이기 시작한 곳이 미술 시장이라는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이로 인해 ‘아트-테크’라는, 즉 예술 작품을 통해 경제적인 이익을 창출한다는 의미의 신조어가 생겼고, 모 방송사에서는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미술 시장의 붐 현상이 거품인지/아닌지를 조망해 볼 정도로, 미술 시장에 대한 언론의 관심 또한 어느 때보다 뜨겁다.
단적인 예로 최근 막을 내린 「KIAF 2007」(5.9-13)의 경우, 전 년도인 2006년에는 거래금액이 74억원 이었으나, 올 해에는 그 보다 100억원 이상이 오른 175억원에 이르렀다고 한다. 물론 지난해에 비해 행사 규모가 두 배 정도로 확장됨에 따라, 참여하는 갤러리나 작가들의 수도 많이 늘어나 그 만큼 거래량도 증가했기에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최근 들어 미술 시장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데 있어서는 부족함이 없을 듯하다. 「KIAF 2007」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지 이틀 후, K옥션에서 주최한 5월 미술품 경매는 과연 미술 시장의 붐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까?
1. 확장된 공간만큼이나 확대된 경매 규모
지금까지 K옥션은 사간동 본사에서 프리뷰와 경매를 모두 개최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술 시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경매에 응찰 할 수 있는 유료회원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였고, 본사 공간만으로는 경매에 응찰 및 참관하려는 관객들을 수용하기가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어떤 이의 말에 의하면 협소한 내부 공간에 인원이 가득 참으로써, 찜질방에 온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더웠다고 한다.) 이에 K옥션 측에서는 프리뷰만 사간동의 본사에서 진행하고 실제 경매는 본사가 아닌, 그랜드 하얏트 호텔의 리젠시룸을 임대해 진행함으로써 장소에 대한 불편함을 해소시키고자 했다. 하지만 응찰객과 유료회원을 위해 마련된 440여개의 좌석은 사전에 모두 예약되어 남은 좌석이 없었고, 리젠시룸의 뒤쪽은 입석으로 경매를 참관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취재진으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또한 확장된 공간만큼이나 경매의 규모와 낙찰액수도 크게 증가하였는데, 이번 경매는 총 228개의 작품이 나와 K옥션에서 주최한 경매 중 가장 큰 규모였고, 총 판매액에 있어서도 K옥션이 문을 연 이후 최고액을 기록했다.
2. K옥션 5월 미술품 경매 결과 요약
※ 본 요약문은 경매 번호 179번 이후인「근현대사 자료 및 고미술품」의 경매결과는 담고 있지 않으며, 국내 「근현대 미술품과 해외 미술품」 경매를 다룬 1번부터 178번까지의 결과만을 담고 있다.
경매는 처음부터 약간 과열된 양상으로 시작되었다.(그 동안 몇몇 경매를 취재하면서 느낀 건데, 첫 번째 작품의 경우에는 대게 열띤 경합을 벌이는 경우가 많았다.) 경매 1번 작품인 사석원의 작품이 3호(22x27.3cm) 라는 작은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160만원부터 시작해 700만에 최종 낙찰되자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왜 이래?’, ‘말도 안 된다.’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얘기들은 경매가 진행 되는 동안에도 간간이 나왔는데, 작품의 크기와 가격은 비례 관계라고 생각해서 인지, ‘3호가 ○만원이야?’, ‘이해가 안 간다.’는 식의 얘기들이 자주 들렸다.
Title
_ 양(lamb), 2006
Artist
_ 사석원(Sa, Seok Won)
Materials
_ 캔버스에 유채(Oil on Canvas)
Size
_ 22 x 87.3(cm)
Estimate
_ ₩ 1,800,000 - 2,500,000
Sold
_ ₩ 7,000,000
이번 K옥션의「근현대 미술품과 해외 미술품」경매에는 국내외 작가를 포함한 84명의 작품 178점이 나왔으나, 그 중 4개 작품의 경매가 취소되어 총 174개 작품이 경매를 통해 거래됐다.「근현대 미술품과 해외 미술품」의 낙찰 결과를 살펴보면 16개 작품의 경매가 유찰 되어 158개의 작품이 낙찰 되었고, 최종 낙찰률 91%로 마무리 되었다.(「근현대사 자료 및 고미술품」경매 결과를 포함한 낙찰률은 87%) 흥미로운 사실은 4월 25일 서울옥션의「Contemporary Art Auction」에 이어 이번 K옥션에서도 90%가 넘는 높은 낙찰률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는 미국의 유명 경매 회사인 크리스티(Christie's)나 소더비(Sotheby's)에서도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일인데, 일부에서는 이처럼 높은 낙찰률을 통해 미술 시장의 호황을 점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지나친 과열 현상으로 인한 전형적인 거품 현상의 증거라는 지적도 있었다.
K옥션의「근현대 미술품과 해외 미술품」경매를 통한 전체 낙찰금액은 110억 1350만원이었고, 작품 가격이 1억원을 넘는 작가의 수만 해도 12명이나 되었다. 「KIAF2007」의 경우 5일 동안 64,000명의 관람 인원이 다녀갔고 총 거래금액은 175억원으로 마무리 되었는데, K옥션의 경우에는 2시간 남짓 이루어진 경매였지만 「KIAF2007」 총 매출액의 62%에 이르는 놀라운 결과를 낳았다. 이 정도 결과라면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는 미술 시장의 기세를 더욱 높였다고 평가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Title
_ From Line, 1980
Artist
_ 이우환(Lee, U fan)
Materials
_ 캔버스에 유채(Oil on Canvas)
Size
_ 100 x 80.3(cm)
Estimate
_ ₩ 360,000,000 - 400,000,000
Sold
_ \ 450,000,000
Title
_ 여인과 소녀들, 1960
Artist
_ 박수근(Park, Soo Keun)
Materials
_ 캔버스에 유채(Oil on Canvas)
Size
_ 33.7 x 45.8(cm)
Estimate
_ ₩ 1,100,000,000 - 1,600,000,000
Sold
_ ₩ 1,150,000,000
-
낙찰 결과가 1억 이상인 작가 : 총 12명
이우환(4점), 박수근(2점), 도상봉(1점), 김환기(2점), 김흥수(1점), 류경채(1점)
천경자(1점), 이대원(5점), 장욱진(1점), 유영국(1점), 오치균(1점), 백남준(2점)
사진의 경우 전체 경매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서양과는 달리, 국내의 사진 시장은 다른 매체에 비해 좀처럼 그 영역을 넓혀 나가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이번 K옥션의 미술품 경매에서도 계속되었다. 전체 224개의 작품들 중 사진은 겨우 4작품에 불과했고, 국내 작가로는 김도균, 배준성의 작품이, 해외 작가로는 마시모 비탈리와 토마스 루프의 작품이 출품 되어 모두 낙찰 되었다. 이에 대해 K옥션 측은, 사진이 경매에 많이 나오지 않는 이유로 ‘공급과 수요의 부족함’을 꼽았다. 사진을 구입하려는 컬렉션 층도 매우 얇고, 사진을 경매에 위탁하는 층도 소수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이러한 현상은 사진 전시가 많이 열리고 있는 현실과는 다른 문제라고 K옥션의 관계자는 얘기하는데, 갤러리에서 기획하는 전시는 사람들이 많이 보러 오게끔 하는데 주안점을 두지만, 경매업체 측에서는 경매를 통해 작품이 많이 팔릴 수 있게끔 하는데 주안점을 두기에, 양자 사이에는 차이점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사진을 경매에 위탁하는 사람들은 개인 컬렉터와 갤러리가 반반이라고 한다.)
Title
_ 우유 따르는 하녀, 2007
Artist
_ 배준성(Bae, Joon Sung)
Materials
_ 렌티큘러(Lenticular)
Edition / set of
_ 1/5
Size
_ 100 x 66.6(cm)
Estimate
_ ₩ 7,000,000 - 10,000,000
Sold
_ \ ₩ 16,500,000
Title
_ 별, 1990-1994
Artist
_ 토마스 루프(Thomas Ruff)
Materials
_ C-Print
Edition / set of
_ 97/175
Size
_ 99 x 70(cm)
Estimate
_ ₩ 5,000,000 - 7,000,000
Sold
_ ₩ 5,000,000
3. 미술 시장의 불안 요소
이번 K옥션의 성공적인 결과는, 미술 시장 활황의 이면에 존재하는 불안 요소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순간이기도 했다. 다시 「KIAF2007」로 돌아가 보자. 5월 12일 토요일 「KIAF2007」전시장 내의 이벤트룸에서는, 미술비평가 최병식(경희대 교수)의 「떠오르는 아트마켓, 두 가지의 매력」에 대한 세미나가 열렸었다. 당시 최병식은 미술 시장의 붐 이면에 존재하는 가장 큰 불안 요소로써, 소수의 작가들에게 집중된 투자 열기를 꼽았다. 최병식의 지적은 3일 후에 열린 K옥션의 미술품 경매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앞서 K옥션의「근현대 미술품과 해외 미술품」경매를 통해 총 110억 1350만원이 거래된 사실을 언급한 적이 있는데, 그 중 이우환, 박수근, 김환기, 천경자, 이대원 이렇게 5명의 작가들의 총 경매 낙찰액은 63억 5400만원으로써, 전체 낙찰 금액의 58%를 차지했다.(그 중 생존 작가는 이우환, 천경자 이렇게 두 명에 불과하다.)
이우환(7점) → 총 8억 9000만원
박수근(2점) → 총 20억
김환기(4점) → 총 9억 6300만원
천경자(4점) → 총 12억 2000만원(2점만 낙찰)
이대원(8점) → 총 12억 7500만원
Title
_ 산(mountain), 1960
Artist
_ 김환기(Kim, Hwan Ki)
Materials
_ 캔버스에 유채(Oil on Canvas)
Size
_ 72.7 x 100(cm)
Estimate
_ ₩ 500,000,000 - 650,000,000
Sold
_ ₩ 520,000,000
Title
_ 초원, 1978
Artist
_ 천경자(Chun, Kyoung Ja)
Materials
_ 종이에 채색(Ink on Paper)
Size
_ 105.5 x 130(cm)
Estimate
_ ₩ 1,100,000,000 - 1,500,000,000
Sold
_ ₩ 1,200,000,000
사정이 이렇다보니 경매 주최 측에서는 고액 낙찰을 노려 이들 작가들의 작품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하고, 이는 결국 서울옥션을 가든지 K옥션을 가든지 경매 회사의 이름만 다를 뿐, 컨텐츠는 별 다른 차별성을 갖지 못하는 한계성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러한 제한적인 컨텐츠는 국내 미술 시장의 두 번째 불안 요소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3-40대의 젊은 CEO들 중 미술 시장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데(그 중에는 ‘미술을 사랑하는 CEO들의 모임’도 있어서, 자체적으로 펀드를 조성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들의 취향과 기호는 전통적인 회화를 선호하는 기성세대의 그것과는 많이 다르다. 서양의 경우처럼 소재가 다양하지 못해 매번 ‘근현대 및 고미술품’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국내의 경매는, 이렇게 계속 가다가는 신흥 컬렉터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해 컬렉터들로부터 외면 받을지 모르는 일이다.
4. 긴 호흡으로 숨쉬기
최근 경매를 통한 미술품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나고 있는 점이 있다면, 경매 과정이 대중에게 노출됨으로써 작품 가격이 투명하게 공개 된다는 점일 것이다. 또한 베일에 가려진 채 이루어지는 인사동의 미술품 거래에 식상함을 느낀 대중들이, 미술품 경매 현장을 목격함으로써(작품을 구입하지는 않더라도) 직접 미술 시장을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리고 여기에 한 가지 더, 교수 작가들의 퇴장을 들 수 있다. 과거에는 부와 명성, 권력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던 교수 작가들이, 최근 3-40대의 젊은 작가들이 경매 시장을 통해 급부상함에 따라 컬렉터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실력보다는 학력, 인맥을 중요시 여겼던 과거와는 달리, 오늘날의 미술 시장은 작가로써 살아남을 수 있는 실력과 노력 없이는 도태될 수밖에 없는 무한경쟁의 장으로 탈바꿈했음을 반증한다.
하지만 경매 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미술 시장의 붐 현상이 바림직한 것만은 아니다. 프린스톤 대학의(Princeton University) 올라브 벨튀스(Olav Velthuis)는 암스테르담과 뉴욕의 주요 갤러리에서 일하는 아트 딜러들과의 인터뷰를 정리해 「Talking Prices」라는 책을 출간했는데, 그는 이 책을 통해 갤러리가 경매를 통해 높은 가격으로 낙찰된 작품을 경매 가격(Auction Price) 그대로 갤러리 가격(Gallery Price)으로 적용 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안드레아스 구르스키(Andreas Gursky)의 사진 작품을 예로 들고 있는데, 간단히 요약해 보면 이렇다. A라는 갤러리에서 판매되는 구르스키의 <가>라는 작품 가격은 $50,000 정도였다. 그런데 몇 번의 경매를 통해 구르스키의 <나>, <다> 등의 작품이 고가에 낙찰되어 경매 시장에서의 가치가 높아지자, A 갤러리의 딜러는 경매 시스템을 갤러리 가격에 적용시켜 구르스키의 작품 가격을 경매 가격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다. 갤러리를 통한 거래를 1차 시장, 경매를 통한 거래를 2차 시장이라고 했을 때, 이들 두 개의 시장은 엄연히 다른 시장이다. 그러나 경매 가격이 형성되는 메커니즘을 갤러리에 적용 시킨다면, 이는 분명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 국내에서 그러한 현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보고된 바는 없지만 말이다.
또 다른 문제점은 최근 미술 시장에 돈이 몰리다보니, 고수익을 남길 수 있는 작가들을 중심으로 단기적으로 치고 빠지는 전략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이들의 작품이 모두 소비되어 버리면 어떻게 될 것인가? 그 때도 지금처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킬 아이템이 존재할 수 있을까? 서울 옥션이나 K옥션의 관계자는 최소 1, 2년 동안은 미술 시장이 현재의 분위기를 이어나갈 것이라 예상하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예상일 뿐 잠재해 있는 불안 요소들이 언제 표면으로 드러날지는 모르는 일이다.
물론 미술 시장이 주목을 받으면서 사회적인 이슈를 만들어 내고, 이를 통해 미술 시장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오고 가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2002년 월드컵 때에도 반짝 불타올랐다가 금세 가라앉았듯이(프로 축구가 열리는 텅 빈 구장을 생각해 보라.), 더 나은 투자 대상이 등장하면 미술 시장도 언제 그랬냐는 듯 차가운 냉각기로 돌아갈 수 있다. 따라서 지금은 가쁘게 숨을 몰아쉬기 보다는, 잠시 숨을 고르며 장거리 레이스를 준비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된다. 경매 주최 측에서도 획일적인 경매 컨텐츠에서 벗어나, 작은 규모라 할지라도 다양한 컨텐츠를 개발해 잠재력 있는 컬렉터 층을 시장으로 끌어들여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예술 작품을 투자의 대상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후세를 위해 보존하고 지켜야할 유산으로 생각할 수 있는 성숙한 문화 의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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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세미나 ]
미술 시장의 불안 요소 / K옥션 5월 미술품 경매
2007.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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