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18-11. 18, 갤러리 잔다리)과 <사진은 반응이다전>(7. 21-9. 5, 전남 옥과미술관)도 있었다. 공간과 도시는 현대사진의 주요한 관심사다. 삼성미술관 리움의 (7. 7. 5-9. 30)도 사진과 영상, 설치, 회화 등을 혼합한 구성으로 건축과 도시공간에 대한 작가들의 다양한 해석과 방법을 보여준 대규모 전시였다. 독일사진이 강세 샌디 스코글런드, Revenge of the goldfish, Cibachrome color print, 70x89cm, 1981 2007년에 열린 외국사진가들의 전시에서는 독일이 단연 강세였다. 로댕갤러리에서는 1970년대 초부터 비디오, 바디 익스텐션, 퍼포먼스, 설치, 조각 등 다양한 미술 형식들을 자유롭게 실험해온 레베카 호른이 깃털과 나비, 불과 물 등 상징적인 소재와 다양한 오브제, 기계장치들을 구사한 작업을 선보인 <레베카 호른전>(5. 18 ~8. 19)이 열렸다. 1980년대 영국의 홈리스와 클러버, 게이 등 언더그라운드 문화를 기록한 볼프강 틸만스의 (오름갤러리, 11. 16~12. 12), 80년대 ‘뉴웨이브’의 기수로 불리는 여성사진가 가운데 한 사람 <샌디 스코글런드전>(12. 6-2008. 2. 3, 공근혜갤러리), 현대의 소비사회와 중류층을 특유의 시각으로 잡아내는 마틴 파의 <새로운 신화, Retrospective 1971-2000전>(5. 3-30, 예술의전당), 수영복 차림의 여성모델의 퍼포먼스로 페미니즘과 포르노에 대한 화제를 일으킨 <바네사 비크로프트 회고전>(2. 28-3. 25, 가나아트센터), 윌리엄 웨그만의 초기 흑백사진과 드로잉, 꼴라쥬, 비디오 작품 등을 망라한 (3. 30-7. 22, 성곡미술관) 등 굵직한 전시들이 열렸다. Jerry Uelsmann, Self Portrait, 1990 그밖에 환경문제를 다룬 존 고토의 (10. 2∼10. 31, 갤러리 온), 멀티프린팅 방식으로 초현실적인 세계를 만들어내는 제리 울스만 부부의 <제리 율스만과 메기 테일러전>(2007. 3. 17~6. 9, 한미사진미술관), 급변하는 중국의 현실을 압도적인 스케일로 풍자한 <왕 칭송 사진전>(8. 24-9. 29, PKM갤러리), 전설적인 전쟁사진가 로버트 카파의 <포토저널리즘의 신화전>(3. 29~5. 26, 예술의전당) 등이 많은 관객을 모았다. 사라 문, 피터 린드버그 등 다양한 국적과 커리어를 가진 사진가 17명의 <위대한 서커스전>(7. 16-10. 30, 대림미술관)도 흥미로운 전시였다. 진화하는 다큐멘터리 분단현실에 초점을 맞춘 다큐멘터리사진이 활기를 보였다. 한미연합 군사훈련과 미군기지를 찍어 홈페이지에 올린 이시우는 국가보안법과 군사기밀 보호법 위반혐의로 수감되었다가 5개월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표현과 창작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일부의 비판이 일면서 반공법 폐지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다. 2006년의 <얄읏한 공> 이래, 분단과 근대화 과정에서 빚어진 한국적인 현실을 프레임에 담아온 노순택이 북한에서 찍은 카드섹션과 매스게임 등 집단적 행동양식과 현실의 단편들을 통해서 거대한 이데올로기에 매몰된 개인의 문제를 다룬 (10. 29-12. 2, 갤러리 로터스)을 연 노순택은 독일 슈투트가르트 미술관에서 개인전(2008, 3. 1-5. 18)을 초대받았다. 이성은은 8년여에 걸쳐 제주도 우도의 해녀들의 생활을 기록한 <숨비소리 - 해녀를 따라 물속으로>(2. 22-5. 6, 문화일보 갤러리, 부산 영광갤러리)를 내놓았다. 노순택, 얄읏한 공 한국의 다큐멘터리사진에서 코카콜라와 철조망은 아직은 더 필요한 소재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판적이고 냉소적인 태도 대신 중립적이고 방관자적인 시선으로 분단 현실을 바라보는 사진가들도 있다. 이민영은 <전쟁에 관한 기억전>(3. 8-18, 금호미술관)에서 전쟁기념관을 배경으로 유치원 아이들과 시골에서 올라온 관광객들을, 이영동은 <친절한 임진각전>(6.20-27, 갤러리 나우)에서 관광지로 변해버린 임진각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을 일정한 거리를 두고 찍은 사진들을, 이하성은 백령도와 대청도 정경을 여행자의 담담한 시선으로 기록한 <몽전>(세종문화회관 광화랑, 2. 7- 13)을 발표했다. 정해창, 인물 서울대학교 박물관에서는 구한말 황실의 모습을 담은 유리건판사진과 한국전에 참전한 영국인 장교 안소니 영거와 키스 글레니 스미스의 기록사진들로 <1953,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전>(5. 18-8. 18, 서울대학교박물관)를 구성했다. 김규진의 <천연당사진관 100주년 기념전>(7. 7~8. 11, 한미사진미술관)과 초기 예술사진의 선구자로 불리는 이해선의 <1950-60년대 이야기전>(동강사진박물관, 06. 12. 28-07. 3. 4), 정해창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서 <벽癖의 예찬전>(11. 9-2008. 2. 3, 일민미술관) 등 역사를 돌아보는 전시들도 많았다. 이상엽과 강제욱은 올해 사진과 글로 대중에게 가장 많이 다가간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다. 지방도시 전주에서 네 번 째 <다큐멘터리사진 워크숍>(6. 28-7. 3, 전주 한옥마을 동락원)이 열렸다. 퇴행하는 지원정책 3년 전, 문화진흥원이 문화예술위원회로 이름을 바꾸어 민간기구로 새로 출범했다. 참여정부 들어 문화예술계의 대부분의 요직들은 이른바 이 정부와 코드가 맞는 진보와 개혁 세력으로 교체되었고, 그들은 문화 권력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2007년에 문예진흥기금이 시각예술 분야에 지원한 332개 사업 가운데 사진부문은 모두 28개 사업, 모두 2억7천여만 원의 지원금이 지원되었다. 회화와 조각, 사진, 영상 등 시각예술 분야 중에서 사진의 몫은 1/12이었는데, 이는 전체 지원금 규모로 보면 1/64에 불과한 금액이다. 현대미술에서 사진이 차지하는 비중과 위상에 대한 인식의 수준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작년에 영구소장용으로 구입한 사진은 모두 40점, 그 중 40%에 해당하는 15점이 김영수(현 민족사진가협회 회장)의 사진이었다. 2007년에 구입한 29점의 사진 가운데 전체 구입 작품의 절반이 넘는 15점을 주명덕(전 민족사진가협회 회장)의 사진이 차지했다. 공공 미술관의 수집대상 작가의 선정과 심사과정에서 도덕성이나 공정성, 투명성에 문제의 소지를 남겨서는 안 된다. 지난해부터 수집을 시작한 동강사진박물관은 2006년에 4명, 금년에는 10명의 작품을 사들였다. 구입순위의 완급을 고려해서 사료로서의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작품을 우선적으로 수집한다는 것이 취지였지만, 작고한 사진가는 단 네 명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현존하는 사진가들이다. 이 중에는 3명의 동강사진마을운영위원들이 포함되어 있다. 3년 전부터 매년 23억 원의 정부예산을 받아 지금까지 1,092점의 작품을 구입한 미술은행은 2007년에도 시각조형예술 분야에서는 한국화와 문인화, 서예, 서양화, 판화, 조각, 뉴미디어 및 설치, 순수사진, 순수공예 등 6억9,900백만 원을 들여서 125점의 작품을 구입했다. 이 가운데 사진은 8점(총 2,800만원)으로, 전체 구입예산의 4%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였다. 한국화 33%, 서양화 44%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런 현실은 누가 보아도 균형 있는 문화발전을 도모한다는 당초의 설립목적이나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 국제적인 비엔날레와 페스티벌 같은 미술행사들과 옥션, 아트페어 등 현대미술 시장에서 사진이 뜨거운 시선을 받고 있다는 점을 생각할 때, 한국의 이런 현실은 암담하기만 하다. 심사과정에 사진관계 전문가를 한 사람도 참여시키지 않는 시스템도 문제지만, 그런 현실을 개선할 어떤 행동도 정책적인 제안도 내놓지 못하는 무기력한 사진계에 더 큰 문제가 있다. 올해 여섯 번째인 다음작가상은 김옥선이 수상했고, 제7회 이명동상은 성남훈, 제6회 동강사진축제에서는 김아타, 제3회 한미사진상은 천경우에게 돌아갔다. 동강사진축제에서는 첫 회부터 중국, 일본, 대만 등 동북아시아의 한자어권 국가 사진가들에게 주어온 해외작가상을 금년부터 아예 없앴다. 국내 유일의 사진축제를 국제화하고 특성화시켜나가자는 취지의 빛이 바랬다. 1998년 이래 신인 등용문으로 자리를 굳혀온 제9회 사진비평상은 평론부문에서 김회철이, 작품부문에서는 기슬기와 엄태윤, 오새라, 이재훈, 이언경, 정원준 등 모두 7명의 젊은 사진가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07년 문화계의 최대 화제는 단연 신정아 사건이었다. 신정아 본인의 누드사진이 신문에 게재되면서 언론과 사진가의 윤리 의식과 도덕성, 모델의 프라이버시권에 관한 또 다른 문제들을 야기시켰다. 이른바 베허학파 사진가들의 유형학적 사진의 스타일은 2000년대 이후 한국의 젊은 사진가들 사이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다분히 독일 현대사진의 미학인 전략을 수용한 것으로 보이는 일부 젊은 사진가들의 작품이 빚어낸 일련의 현상을 ‘수용의 규범, 2000년대 한국사진의 문제성’(월간사진 6월호)이라는 글을 통해 비판한 박평종의 글은 이영준의 반론과 그에 대한 재반론으로 이어졌다. 한국의 평론계에서 구체적인 논점을 두고 벌인 최초의 논쟁이라는 점에서 하나의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 이 글은 <2008년 한국미술>(월간미술 발행)에 수록된 원고를 전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