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자동차 판매원들이 새 차를 뽑는 고객에게 흔히 일회용 카메라를 선물로 주곤
했었다. 자동차에 두고 다니다가 혹시라도 교통사고가 났을 때 곧바로 현장 사진을 찍어 억울한 일을 방지하라는 배려였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관행이 사라졌다. 디지털 카메라가 흔해졌을 뿐 아니라 거의 모든 휴대전화에 카메라가 부착돼 있기 때문이다.
현대인은 과거에 비해 훨씬 많은 사진을 찍는다. 사진 찍기는 가장 저렴하면서도 가장 재미있는 놀이가 됐다. 무료할 때엔 셀카를
찍으며 시간을 보내고, 개인 홈페이지에 자신이 찍은 사진들을 올리는 것도 흔한 취미가 됐다. 디카 활용법에 관한 책도 많이
팔린다.
자주 선택되는 피사체 중에는 음식도 있다. 해외에서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유명한 맛집이나 근사한 레스토랑에 갔을 때,
사람들은 흔히 음식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음식점에서 열심히 셔터를 누르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하고 싶은 질문이 있다. “당신의
어머니 혹은 당신의 아내가 정성껏 준비한 김치찌개를 사진으로 남긴 적이 있습니까?”
아마도 많은 사람이 고개를 저을 것이다. 왜 그럴까. 혹시 늘 먹는 ‘집밥’을 유명 요리사가 만든 비싼 음식들보다 덜 소중한 것으로
생각해 왔기 때문은 아닐까.
물이나 공기의 소중함을 평소엔 잘 모르고 지내는 것처럼, 정말 소중한 것의 가치를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마도 많은 사람이 고개를 저을 것이다. 왜 그럴까. 혹시 늘 먹는 ‘집밥’을 유명 요리사가 만든 비싼 음식들보다 덜 소중한
것으로 생각해 왔기 때문은 아닐까. 물이나 공기의 소중함을 평소엔 잘 모르고 지내는 것처럼, 정말 소중한 것의 가치를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사실 실용주의 관점에서 보면 먹는다는 행위는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하기 위한 수단이다. 하지만 그 자체가 목적일 때도 있다. 우리가
건강하게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징표이기도 하며, 때로는 일종의 오락이기도 하다. 음식을 나누어 먹는 행위는 관계를 돈독하게 만드는
데에도 아주 강력한 수단이다. 차 한 잔 나눈 사이와 밥 한 끼 함께 먹은 사이는 큰 차이가 있다. 그런 면에서 수많은 끼니를
함께 한 가족은 얼마나 가까운 관계이며, 나누어 먹은 그 음식은 얼마나 소중한 친밀함의 매개인가. 그리고 그 음식을 만든
사람(대부분의 경우엔 어머니 아니면 아내다)의 수고는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
예로부터 밥상을 뒤엎는 행위는 가장 나쁜 패악으로 꼽혔다. 먹을 것이 귀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음식을 만든 사람의 정성까지
내팽개치는 행위이기 때문일 것이다. 음식을 가족과 함께 먹을 때, 특히 가족 중의 누군가가 직접 만든 음식을 나누어 먹을 때,
우리는 단지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삶의 에너지를 얻고 사랑을 나누고 추억을 쌓는 것이다.
가끔씩 집에서도 음식 사진을 찍어 보자. 특별한 기념일이라도 좋고 아니라도 좋다. 뭔가 색다른 음식이어도 좋고 평범하기 그지없는
음식이어도 좋다. 유난히 맛이 없는 실패작이면 또 어떤가. 그런 음식들의 사진을 찍고 거기에 한두 줄의 ‘이야기’를 붙여 둔다면,
다른 어떤 기록 못지않게 소중한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
자신이 만든 음식을 직접 촬영하는 것도 괜찮지만, 아무래도 다른 누군가가 조금은 과장된 감탄사와 함께 사진을 찍어주는 편이 좀 더
좋겠다. 늘 수고하는 어머니나 아내를 위해, 밥상에 카메라를 들이대 보자. 평소에 음식을 잘 만들지 않는 아버지나 남편이 뭔가
만들었다면, ‘앞으로 더 자주 하라는 격려 차원에서’ 셔터 한 번 눌러줘도 좋겠다. 인터넷을 뒤지면 ‘음식 사진 잘 찍는 법’도
아주 자세히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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