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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불가침지역 - 안해룡
신성불가침지역
- 사진가 안해룡
미군기지에 대한 한국 사진가 4인과 오키나와 사진가 2인의 다큐멘타리 사진전 - 뉴욕
신성불가침 지역
미국은 진정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원하고 있는 것일까? 불행하게도 나는 이 물음에 대해서 시원스럽게 ‘그렇다’라는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가 없다. 현재 한반도의 절박하고 위태로운 긴장 상황은 극도로 경직된 미국의 고압적인 태도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봉쇄와 고립’이라는 극단적인 처방으로 북한의 무장 해제를 요구하고 있는 미국의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전쟁에 대한 두려움을 절실하게 체감한다. 자신들의 의지가 관철되지 않으면 주변 국가나 국제 기구의 중재 노력에도 아랑곳없이 전쟁을 통해 힘으로 상대를 굴복시키는 무력을 행사하는 미국의 모습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의 어떠한 나라도 억제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절대적인 군사력을 가지고 있는 제국 ‘미국’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기도 하다.
3만7천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한반도에서 미군은 신성불가침(神聖不可侵)한 성역이다. 비행기 등의 훈련 소음에 피해를 당해도, 군사시설을 위한 공여지(供與地) 때문에 사유재산권이 침해를 받아도, 오폐수와 폐유를 무단 방류해서 환경을 오염시켜도 미군은 결코 건드릴 수 없는 성역이다. 심지어 미군이 한국인에 대해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도 주권을 가지고 재판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
냉전이 종식되고 탈냉전의 시대가 되었지만 아직도 남과 북은 군사적인 팽팽한 긴장관계가 지속되고 있고 한반도에서 미군은 북한의 군사도발을 막는 전쟁억지력이자 대응력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미군과의 불평등한, 불공정한, 불합리한 관계는 미사여구로 포장된 절대적인 군사적 물리력에 기초한 것이었다. 한국의 민중은 미군이라는 절대적 무력에 침묵을 강요당했던 것이다.
이제 미국에서 미군이 한국 민중에게 강요하고 억압해왔던 침묵의 현장를 보여주고자 한다. 그 현장에는 언제나 묵묵히 땅과 함께, 그리고 바다와 함께 살아온 한국 민중의 소박한 삶이 숨쉬고 있었다. 미군이 한국에 강요한 침묵의 현장. 그 현장의 진실을 담담하고 진솔하게 전하고 싶다.
글/ 안해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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