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면체를 보자. 육면체는 12개의 모서리를 가지고 있다. 육면체의 모서리는 외부에서 볼 때. 두 면이 만나 돌출된 형태를 가지며, 내부에서 볼 때는 밖으로 튀어 나가는 모습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이것을 사진으로 기록해 보자. 튀어나온 모서리나 들어간 모서리든 둘 다 평면이다. 아무리 날카로운 못이나 칼날도 평면이다. 우리가 잘 찍은 사진이나 그림을 보면서 화면상의 못이나 칼날이 날카롭게 보이는 이유는 경험에 의한 추론의 결과물 일 것이다. 이런 말들은 누구나가 다 아는 것들이다. 그래서 진부한 것 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복잡한 물체의 구조를 이해하는 일이 대단히 어려운 것이겠지만, 아무리 복잡한 입체라도 평면이 돼버리는 것도 대단히 신기한 일이다. 뭘 찍어봐라. 입체가 되나. 둥근 것도 평면. 네모난 것도 평면. 튀어 나오거나 들어간 것도 평면이다.
처음으로 찍어 본 것이 축구공이었다. 간단하다. 축구공을 여섯 각도에서 찍은 후 인화해서 찍은 각도대로 붙인 것이다. 네모난 축구공이 만들어졌다. 나는 사진의 평면성과 사실에 대한 재현력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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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먹던 사과. 아크릴 박스에 디지털 프린트. 11x11x11cm. 2008
An apple leftover, digital print on acrylic box, 11*11*11cm, 2008
2. 사과 4등분. 아크릴 박스에 디지털 프린트. 12x12x12cm. 2008
An apple divided into 4 parts, digital print on acrylic box, 12*12*12cm
3. 사과껍질, 아크릴 박스에 디지털 프린트. 8x8x8cm. 2004
The peel of an apple, digital print on acrylic box, 8*8*8cm,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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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절단사과. 아크릴 박스에 디지털 프린트. 12x12x12cmx11개. 2008
Cut off apples, digital print on acrylic box, 12*12*12cm*11ea, 2008
5. 펼친 사과01. 디지털 프린트, 포맥스.60x90cm. 60x90cm. 2008
A spread apple, digital print on formax, 60*90cm(cube), 2008
6. 펼친 사과03. 디지털 프린트, 포맥스.60x90cm. 60x90cm. 2008
A spread apple, digital print on formax, 60*90cm(cube),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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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펼친 사과04. 디지털 프린트, 포맥스100x200cm. 60x90cm. 2008
A spread apple, digital print on formax, 100*200(cube)cm, 2008
8. 프렉탈 사과. 아크릴 박스에 디지털 프린트. 48x48x48cm. 가변설치. 2008
A fractal apple, digital print on acrylic box, 48*48*48cm(variable setting), 2008
9. fineapple. 아크릴 박스에 디지털 프린트.가변설치. 2007
Fineapple(parts), digital print on acrylic box, (variable size),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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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fineapple부분
Fineapple(parts), digital print on acrylic box, (variable size), 2008
...초기 작품인 “Go-around”는 권정준 자신이 공간을 걸어 나가면서 좌우를 향해서 찍은 사진들을 다시 하나의 평면에 길게 이어 붙인 작품이었다. 공간과 시간은 마치 수축이 가능한 유연한 물체처럼 길게 늘어나 있다. 관객은 그 슬로 모션처럼 늘어진 시간과 수많은 조각으로 분열되고 확산된 공간에서 일상과 다른 이차원의 현실 감각을 체험하게 된다.
“사과”시리즈는 구체인 사과를 여섯 개의 방향에서 찍고, 분할된 각 면을 아크릴의 정6면 입방체에 붙이거나 바닥에 늘어뜨려서 크고 작은 오브제로 만든 기하학적인 구조의 작품이다. 그의 사과는 단순 명료한 입방체로 재단되어 있다. 그들은 퍼즐처럼 짜 맞추어지거나, 사진의 일부를 잘라서 표면으로부터 떠오르게 하거나 바닥에 펼쳐 놓는 등 전시 공간에 따라서 다양한 방식으로 디스플레이된다.
어떤 사과는 책처럼 납작하게 슬라이스 되어 테이블 위에 쌓이기도 하고, 투명한 실로 천정에 매달려서 공중에 늘어뜨려지기도 한다. 시각의 애매함과 신비성을 제거하기 위해서 어느 부분에도 날카롭게 초점이 맞아 있는 정6면체의 사과는 원래의 사과가 가진 속성들과 상징성이 배제된 스토익한 형태로 제시되어 있다. 코페르니쿠스적인 발상에 따르면, 모든 물질은 궁극적으로 평면이 아닌 구체로 되어 있다. 그러나 권정준은 모든 것의 표면이 평면으로 되어 있다는 발상에서 출발한다.
그는 3차원의 대상을 평면으로 해체시키고, 그것을 다시 일정한 공간을 차지하는 볼륨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서 시선의 질서를 해체시킨다. 그렇게 해서 현실의 문맥 가운데에서 시공간을 순식간에 얼려놓는 사진의 신화와 함께, 비물질적인 일루전으로서의 사진의 본성을 보여주려고 한다...
글/ 김승곤 (사진평론가, 국립순천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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