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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l of life - 유재학
Full of life
- 사진가 유재학
작가노트
식물들은 다른식물들과의 끝없는 경쟁속에서 자기만의 전략을 세워 크게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한다. 우수한 유전자를 남기기위해 벌이는 생존전략은 치열하고 억척 스럽 기만하다. 우리 삶 또한 치열하기마련이다. 단지 우리는 '다른 생명체들과 조화롭게 사는 법' 을 망각하기 시작했다.
인류 역사와 비교하기어려운 긴 역사를 가진 식물은 자기와 다른 생명체들과 공생하는 다양한 전략을 가진 뛰어난 생명체이다. 식물을 시작으로 거대한 유기적 생명체인 자연에 한발더 가까이 할수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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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복숭아 2008,원주 c-print / Mountain peach, C print, 92x78cm, 2008
2.쑥부장이 2008,원주 c-print / Asters, C print, 92x78cm, 2008
3. 쑥부장이 2008,원주 c-print / Asters, C print, 92x78cm,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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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개망초,싸리꽃 2007,원주 c-print / Daisy fleabanes and Bush clovers, C print, 92x78cm, 2008
5. 코스모스 2008,원주 c-print / Cosmos, C print, 92x78cm, 2008
6. 개복숭아 2008,원주 c-print / Mountain peach, C print, 92x78cm,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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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쑥부장이 2008,원주 c-print / Asters, C print, 92x78cm, 2008
8. 꽃양귀비 2007,원주 c-print / Poppies, C print, 92x78cm, 2008
9. 장미 2007,원주 c-print / Roses, C print, 92x78cm,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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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민들레 2008,원주 c-print / Dandelions, C print, 92x78cm, 2008
...유재학은 조수석을 뜯어내고 잠을 잘 수 있도록 내부를 개조한 낡은 승용차를 타고 집시처럼 며칠씩 떠돌아다니면서 찍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 집에서 30분 거리 이내의 근처 야산에서 촬영한다. 자주 길도 없는 울창한 숲을 헤치고 다녀야 하는 그는 휴대하기 쉽고 간단히 조작할 수 있도록 만든 4×5 카메라를 사용한다. 공구점에 부탁해서 만든 알루미늄 박스에 150mm 슈나이더 렌즈를 끼운, 초점과 셔터 속도만을 조절할 수 있는 단순한 구조다. 벨로우즈가 없어서 무브먼트는 조작이 안 된다.
그는 그런 카메라를 들고 근처 숲과 가까운 야산을 헤치고 다니며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널려있는 자연 상태의 잡초들을 찍는다. 그의 사진에서는 이름 모를 수많은 식물들이 자연의 상태에서 어우러져 있다. 무질서하고 혼란스럽게 보이지만, 그들은 나름대로의 생존의 양식을 갖고 있으며, 우리를 경탄시킬 만큼의 섬세하면서 강인한 생명력으로 넘쳐 있다. 유재학은 그런 식물들의 생명감이나 생동감에 “Full of life”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그에게 자연이란 전형적인 동양의 자연관인 ‘스스로(自) 그러한(然) 것’이다. 인간의 힘이 가해지지 않고, 또 인간이 그 질서를 바꿀 수도 없는 자립적이고 자율적인 세계다. 그가 원시적인 카메라에 담는 것은 코드화된 풍경사진이 아니라 그런 자연과 자신의 내면이 동조된 하나의 상태다. 식물들의 디테일과 일정한 범위 전체를 한꺼번에 프레임에 담을 수 있도록 조리개를 좁힌 카메라를 2.5m 높이의 삼각대 위에 얹어놓고 아래를 내려다보며 찍는 것이 그의 촬영 방식이다.
그처럼 높은 각도에서는 풍경은 깊이를 잃고, 마치 식물의 이미지들을 레이어로 몇 겹으로 겹쳐놓은 듯한 평면적인 느낌을 만든다. 거기에는 시선의 중심도 우위도 없다. 그는 자연 지상주의자도 환경론자도 아니고, 관객들의 구미에 맞는 사진을 찍는 사진가도 아니다. 광고사진가로 잘 나가던 그는 어느 날 훌쩍 필리핀으로 떠나 그곳에서 지금의 부인을 만났다. 극도의 울증(鬱症) 병력을 가진 그 사진에서는 식물의 세계에서 영위되는 생명의 다양성과 풍요로움을 통해서 외부 세계와 소통하려는 절실한 갈망 같은 것이 전해온다. 사진은 그에게 있어서 무위자연(無?自然) 속에서 자신의 상처받은 내면을 치유하는 유일한 방법인지도 모른다...
글/ 김승곤 (사진평론가, 국립순천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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