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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의 Digital Story - 디지털 사진이란 무엇인가?
|1|.디지털사진이란 무엇인가?
지난 1년 동안만 해도 수없이 많은 사진전에 Digital Tool을 이용한 방식으로 만든 작품이 전시되었다. 이런 시점에서 필자는 과연 디지털사진이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떤 자세로 디지털사진을 받아들이고 있는지, 그리고 디지털시대에 맞추어 어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가 등을 이 글을 통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디지털사진은 어떤 이미지를 CCD를 통해 디지털 신호로 변형시키고(PIXEL), 그 디지털 신호가 여러 개 모여서 하나의 이미지로 형성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미지를 총체적으로 digital Image라 부르고, 그 중 사진의 특성을 지닌 이미지를 digital photo라고 한다.
[사진 1] 2002 Glen Wexler
이 한 장의 사진에는 디지털포토의 개념이 함축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머리 속에서 상상으로만 펼쳐지는 이미지들을 현실적인 이미지로 형상화시키는 것이 바로 디지털사진인 것이다.
다른 예를 들자면 1980년대 이른바
가 대두되면서 작가가 의도하는 세계를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어내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디지털은 그 상상의 세계를 최종적으로 인화지가 아닌 컴퓨터 상에서 재현해내는 것이다. 또 아날로그사진에 있어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데 필요했던 기자재와 암실작업 - 현상. 정지. 정착, 수세와 같은 과정은 디지털사진에서는 필요하지 않다. 이런 번거롭고 까다로운 광학적 화학적인 프로세스들은 컴퓨터와 모니터, 그리고 프린터, 이미지를 디지털 신호로 만들어주는 스캐너 등이 대신해 준다.
새로운 기능을 가진 카메라가 시판되면 사람들은 그 카메라를 사서 사진을 찍어 보고싶어 한다. 디지털사진에서도 새로운 표현기법을 가능하게 하는 tool이 끊임없이 개발된다. 디지털은 지금까지의 사진의 본질을 흔들어놓을 만큼의 위력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만큼 디지털사진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태도에도 당분간은 혼란이 계속될 것 같다.
[사진 2] 1995 페드로 마이어
페드로 마이어의 이미지는 사진의 사실성과 현재성에 대항하는 픽션 다큐멘터리 스타일의 작업을 하고 있는 작가이다. 전통적인 사진에서는 재현해내기 힘든 꿈과 기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1998년에 출판된 "디지털시대의 사진"이라는 책에는 디지털사진이 "새로운 매체에 대한 실험적 사진"이라고 표현되어 있다. 그때의 화두는 디지털 테크널러지가 확산되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우리가 그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우리에게 디지털사진의 의미는 무엇이며, 디지털문화 속에서 우리는 디지털사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지금 사진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사진으로 양분되어 있는데, 디지털사진은 아날로그사진과는 달리 다루기 쉽고 편리한 것으로만 여겨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많은 전시장에서 전시되고 있는 디지털사진들과 거의 모든 영상관련 잡지 등에서 디지털에 관한 기사들이 다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사진은 점점 일상화되어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나 동시에 디지털사진을 지나치게 가볍게 여기거나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문제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본다면 미국에서의 디지털사진이란 디지털카메라로 찍는 행위보다는, 기존의 아날로그카메라를 사용해서 최고의 퀄리티의 이미지를 촬영한 후, 그 사진 이미지를 디지털 프린트로 재현하는 일에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그 분야에서의 워크샵도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작가들이 디지털사진으로 작업하기 시작했던 1990년대 초만 해도 미국에서는 디지털 출력으로 만들어진 사진을 사진작품으로 간주하지 않았다. 그래서 디지털이미지를 다시 필름으로 찍어서 재현상·인화하는 과정을 거치는 작가도 있었다.
[사진 3] 오사무 나카가와
물론 초기의 디지털 테크닉적인 부분에서 퀄리티가 부족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디지털사진의 현재의 진행상태는 어떤가?
필자가 미국에서 돌아왔을 때, 한국에서의 디지털사진에 관한 화두는 모두 디지털카메라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분명 디지털사진에는 디지털카메라가 포함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카메라의 성능이 이미지의 퀄리티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는 성능 면에서 아직은 유저들에게 완전한 만족을 주지는 못하고 있다. 오히려 현재의 수준에서는 아날로그 카메라로 찍은 필름과 스캐너의 기능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양쪽의 이점을 살린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즉 당분간은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공존하여 시기가 지속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필자의 소견이다.
테크널러지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디지털사진과 아날로그사진은 물론 전혀 별개의 것이다. 하지만 결국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그 어느 쪽도 모두 이미지를 생산하는 미디어라는 사실이다. 작가가 의도한 바를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표현하는 것으로 마지막 표현단계에서 컬러로 보여줄 것인가, 흑백으로 보여줄 것인가, 아니면 디지털 툴로 변형된 이미지를 보여줄 것인가, 하는 도구의 선택에서 다를 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사진 4] Alberto Terrile
사진은 진실이고 동시에 속임수이기도하다. - 러시아의 시인 Marina Tsvetaeva그래서 이제는 사진이 어떤 방법으로 만들어 졌는가보다는,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이며, 그 메시지가 잘 전달되었는가에 관해서 논의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아닐까 생각한다.
[사진 5] 2002 Peter Schudel
Peter Schudel의 사진은 도시의 일상을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다. 컴퓨터 상에서 치밀하게 계산된 색감을 적절히 활용하고 작가의 작업의도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매우 좋은 도구가 디지털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작가이다.
사진이 디지털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이 해야 할 것은 우리가 갖고 있는 아날로그적인 인식을 전환시키는 일일 것이다.
디지털은 빠르고 손쉽게 할 수 있는 작업이며, 아날로그는 인내와 고통이 수반되는 작업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과연 사진가들에게 인내와 고통의 시간은 흑백암실에서만 필요한 것일까? 필자는 기존의 젊은 작가들이 아날로그 방식의 흑백작업이 괴롭거나 힘들어서 디지털작업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디지털이라는 툴을 한번이라도 재대로 교육받아서 써 본 사람이라면 그런 표현을 쓰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디지털은 그처럼 단순하거나 쉬운 것만은 아니다. 대학에는 여전히 그런 안이한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고, 그들이 스폰지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 젊은 사진가들에게 다가올 시대의 영상문화에 대한 어떤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을지, 동시대에 작업을 하는 한 사람의 작가의 입장에서 심히 걱정스럽다.
디지털 세대를 아날로그 세대와 단순하게 비교하거나 어느 한쪽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으로 대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디지털사진의 잠재력을 계발하고 퀄리티를 높여나갈 것인가, 미래를 위해서 어떻게 교육시켜나갈 것인지를 생각해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불가능한 이미지나 불완전한 사진은 없어지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 이런 시대에 이미지 크리에이터로서 어떻게 자신만의 창의적인 이미지를 표현해나갈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글쓴이 김정씨는, 디지털 프린트 전문 ‘프린트 하우스’의 대표로서 미국 Academy of Art college에서 사진학을 전공(mfa)하였으며, 현재 계원조형대학, 계명대학교에서 디지털 사진학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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