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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남 사진집 - 굿, 영혼을 부르는 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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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남 사진집 - 굿, 영혼을 부르는 소리
사진 김수남 / 글 김인회
Gut, Korean Shamanic Ritual: Songs Calling Spirits
Translated by Kim Dong-kyu & Franklin Rausch
『굿, 영혼을 부르는 소리』는 이전에 출간된 스무 권의 사진집 가운데에서 선별적으로 발쵀한 사진을 한 권으로 압축하여 편집한 것으로, 굿을 김수남의 독특한 카메라 아이로 잡은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장면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 감동과 여운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도록 꾸며진 ‘한국의 굿’ 사진의 결정판.
왜 다시 ‘굿’인가?
몇 달 전 독일 베를린에서는 ‘2005 베를린 아ㆍ태주간’(9. 19―10. 2) 행사의 일환으로 이채로운 공연과 전시가 열렸다. 주공연장인 ‘세계 문화의 집’ 야외무대에서 있었던 김금화 만신의 황해도 철물이굿과 베를린 Werk der statt 갤러리에서 열린 사진가 김수남의 「한국의 샤머니즘」 초대전이 그것. 독일에서 2005년을 한국의 해로 지정하면서 민속, 음악, 미술, 연극, 영화 등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들을 널리 알리고 소개하게 되었는데, 이 자리에 ‘굿’이 당당히 한자리를 차지했다는 것은 주목되는 대목이다. 또한 오는 11월말께 프랑스 파리의 국립해양박물관에서는 김금화 만신을 초청하여 고깃배와 뱃사람들의 안전과 풍어를 기원하는 배연신굿을 공연할 예정이라 하는데, 불과 이십 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그것도 독일, 프랑스 등 낯선 유럽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 동안 한국사회에서 무당은 사람들로부터 격리된 채 천대받아 온 어두운 계층이었고, 무속이 미신이라는 이름으로 멸시당할 때 무당은 그 중심에서 손가락질을 받아야 했다. 어렵게 어렵게 대를 이어 가면서 보존되던 굿 역시 타파해야 할 미개한 습속으로 인식되어, 무속의 맥은 끊어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사람들의 생각도 바뀌게 되어 너도 나도 우리의 것, 가장 한국적인 것을 찾아 나서게 되었고, 그러자 굿은 더 이상 타파해야 할 미신이나 인습, 미개한 습속이 아니었다. 굿은 비로소 민족의 사상과 정서를 온전히 담아낸 대표적인 한국의 전통문화로, 무속이란 것이 세계 어느 나라에도 존재하듯이 굿은 한국에서만 존재하는 독특한 민간신앙체계로 인식된 것이다. 세계는 이러한 점에서 한국의 굿에 주목하고 있고, 굿은 21세기 과학기술문명시대에 삶과 죽음, 행과 불행, 선과 악 등 인간세계의 영원한 종교ㆍ철학적 화두를 가장 한국적인 사상과 정서, 가장 한국적인 형식과 방법으로 풀어내는 독특한 신앙체계이자 문화풍습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수난의 시대를 맞은 굿판에서, 나는 70년대 중반에서 80년대 중반까지 무당들과 함께 했다. 굿은 사회로부터는 미신이라는 비난을, 행정기관으로부터는 박해와 탄압을, 다른 종교로부터는 멸시를 받았다. 굿이 곧 사라져 버릴 것 같은 분위기였다. 나는 마치 이 굿들을 기록해야 할 사명을 갖고 태어난 사람처럼 전국의 굿판을 헤매 다녔다.”―「사진가의 말」 중에서
민족의 사상과 정서를 담은 ‘굿’, 그 독보적인 기록자 김수남
예로부터 한국인들은 죽은 이들의 넋은 살아 있는 사람들이 나누는 삶의 희로애락 속에도 서려 있고, 조상들의 영혼은 대대로 후손들을 굽어본다고 믿어 왔다. 그리하여 살아 있는 사람들의 현실생활에서 재난과 불운을 물리치고 안녕과 복을 구하기 위해서는, 무당이라는 매개자로 하여금 신령을 모시게 하여 그들의 힘을 이용해야 했다. 이러한 목적이 반영된 의례절차가 바로 굿이며, 이는 오랜 세월에 걸친 역사적 경험의 토대 위에서 민족의 생명력이 충만한 문화형태로 전승되어 왔다. 그러나 산업화와 서구화를 거치면서 굿은 심리적 퇴행이나 종교적 미신으로 왜곡되었고 근대화된 사회에서 버려야 할 구습의 하나로 질시를 받았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미신타파’라는 정책적 억압으로, 굿이 지닌 문화적 정신적 가치는 도외시됨으로써 굿은 그 명맥이 끊어질 위기를 맞이했다. 이러한 온갖 어려움과 위기 속에서도 무속문화의 가치를 인식하고 그 원형을 보존하는 데 앞장섰던 사람이 바로 다큐멘터리 사진가 김수남(1947- )이다. 1970-80년대에 우리나라 전역에서 벌어지는 굿판을 발로 뛰어다니며 삶의 희로애락이 너울거리는 굿판의 생생한 현장을 기록하여 무속 사진 분야에서 독보적인 업적을 쌓은 그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이라 할 20권의 시리즈 ‘한국의 굿’(1983-1993)을 선보인 바 있고, 시리즈의 첫 권을 낸 지 22년, 완간된 지는 12년이 흐른 지금 새롭게 엮은 한 권의 결정판 『굿, 영혼을 부르는 소리』를 한글판과 영문판으로 세상에 선보인다.
1970-80년대 국보급 무당들이 보여주는 ‘굿’의 정수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굿, 영혼을 부르는 소리』는 이전에 출간된 스무 권의 방대한 내용을 한 권의 책으로 압축하여 보여주는 사진집으로, 굿의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국면을 한눈에 조망하되 그 감동과 여운은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도록 한 ‘한국의 굿’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1970-80년대에 찍힌, 이 책의 사진 속 무당들 대부분은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20세에 무당이 되어 부평ㆍ김포ㆍ인천 일대에서 가장 노련한 무당으로 꼽히던 서간난 만신(경기도 도당굿), 19세에 심방이 되고 49세에 심방의 최고위인 상신충이 되었던 제주의 안사인 심방(제주도 무혼굿), 수용포 수망굿의 주무(主巫)로서 춤과 목청이 뛰어난 동해안 지역 최고의 무당 신석남 심방(수용포 수망굿), 동해안의 유명한 세습무가 출신이며 무속의례 전반은 물론 염불에도 능하고 장고ㆍ호적ㆍ꽹과리 등의 악기 연주에도 독보적이었던 김석출 양중, 15세에 무당이 되어 평안도 출신의 대상인들로부터 인기를 얻었던 이선호 만신(평안도 다리굿), 법성포 당골이었던 시할머니에게 굿을 배워 목 구성이 뛰어나며 오구풀이와 씻김에 능하던 김앵순 만신(전라도 씻김굿) 등. 가히 한국의 국보급 무당이라 할 이들은, 이제 김수남의 사진 속에서 한 맺힌 몸동작으로 남아 있을 뿐이니, 여기에 이 책의 뛰어난 기록적 가치가 있는 것이다.
심장 박동소리와 땀 냄새마저 담아낸 생생한 다큐멘터리
굿은 산 자의 고통과 슬픔, 죽은 자의 원과 한을 달래며 서로의 아픔과 위로를 나누는 공동체의 의식이다. 삶의 질서가 깨져 위기에 처했을 때, 우리 민족은 굿을 통해 심리적 위안을 얻고 맺힌 삶을 풀어주며 신명과 역동적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대부분의 현대인들 사이에서 굿의 온전한 의미와 가치가 점점 잊혀져 가는 동안, 김수남은 굿이 벌어지는 현장을 누비며, 관찰자나 방관자 혹은 단순기록자로서가 아니라 굿판에 융화된 동참자로서 함께 어울렸다. 굿판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일은, 며칠 혹은 몇 주일을 무속인, 마을 사람들과 함께 머무르면서 그들 사이에 섞여 가슴을 나눈 뒤에야 비로소 가능했다. 그리하여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흐느낌, 무당들의 심장 박동소리와 땀 냄새마저 고스란히 담겨 있는 역동적이고 극적인 장면들을 포착해낼 수 있었던 것이다. 오랜 기간 일구어 온 그의 이러한 서사적 다큐멘터리는 굿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 진심 어린 애정이 없었다면 해내기 힘든 작업이었다.
삶의 고뇌와 희열, 종교적 경건성과 아름다움의 예술적 승화
그 동안 민속학이나 종교학 쪽에서 굿을 분석하고 정리하는 작업은 꽤 이루어졌고 무형문화재로서 예술무대에도 자주 올려졌다. 이런 작업들이 굿을 학술적인 논의 또는 무대예술로서 다룬 것이라면, 이 책은 공동체의 조화를 다지는 의례이자 민간의 풍속, 그리고 우리의 일상 속에 용해된 삶의 일부로서의 굿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벌어진 20여 개의 굿을 찍은 사진 중 160여 컷의 사진을 엄선하여 부정, 청배, 고축과 신탁, 오신, 송신 등 굿의 제의절차에 따라 보여주는 이 책은, 굿판에 담긴 삶의 고뇌와 희열, 종교적 경건성과 예술적 아름다움, 힘겹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한과 눈물, 좌절하지 않는 용기와 희망 등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책 서두에는 김수남과 마찬가지로 1970-80년대 굿판을 쫓아다녔던 한국 굿학회 회장 김인회 교수의 총론을 실었고, 말미에는 굿의 역동적인 이미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이미지로 보는 한국의 굿’과 한국의 대표적인 굿에 대한 간략한 설명인 ‘지역별 특성으로 보는 한국의 굿’을 실어 굿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를 돕도록 했다.
영문판, ‘한국의 책 100 ‘중 가장 아름다운 책으로 평가
영문판 『Gut, Korean Shamanic Ritual: Songs Calling Spirits』는 2005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 조직위원회가 선정한 ‘한국의 책 100’ 번역사업의 일환으로 출간된 것으로, 얼마 전 막을 내린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주빈국관에 전시되었는데, 장정과 편집 면에서 100권의 책 중 가장 잘 만든 책으로 입소문이 나기도 했다. 우리 문화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져 가는 오늘날, 굿이야말로 다른 민족에게 자랑스럽게 내놓을 수 있는 우리만의 독특하고 고유한 문화의 한 형태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우리 무속에 대한 서양사람들의 높은 기대와 관심은, 진정한 ‘우리의 것’은 무엇이고 ‘우리가 자랑할 수 있는 것’이란 과연 어떤 것인지, 우리에게 그 방향과 함께 하나의 객관적 기준을 제시해 줄 수 있으리라 본다. 이 책은 우리 민족의 무속문화를 체험하고 이해하는 데 더없이 좋은 매체가 되어 줄 것이며, 사라져 가는 한국 기층문화 현장의 숨결을 생생히 느끼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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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남 Kim, Soo 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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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의 하늘과 땅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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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남 Kim, Soo N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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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무당 Die Schamaninnen in Kore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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