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구본창 : 한국 현대사진 개척한 구본창
"아버지가 죽음을 앞두고 숨조차 쉬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찍었습니다. 가족들은 '어디다 카메라를 들이대느냐' 며 난리였지요."
사진작가 구본창(具本昌ㆍ51)씨는 자신의 니콘카메라로 숨져가는 아버지를 찍은「유명한 일화」에 대해 이렇게 회상했다.
"당시 아버지는 저를 낳아준 핏줄이라기보다 무한할 것 같았던 인간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상이었습니다. 저는 그 작품으로 유명해지기도 했는데 형은 지금도 당시 카메라를 들이댄 저를 욕하고 있어요."
그에게 사진에 대한 이런 치열함이 있었기에 '한국 현대 사진의 문을 연 작가' 라는 평가가 붙었는지 모른다. 구씨는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미국 피바디 에섹스 뮤지엄과 샌디에이고 포토그래픽 아츠 뮤지엄에서 각각 초대전을 열었는데, 이 전시회를 소개한 '보스톤 글로브' 역시 첫 문장을 '아버지 일화' 로 시작했다. 미국 뮤지엄 2곳에서 동시에 구씨의 초대전이 열렸다는 것은 그가 세계적인 스타로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세계로 비상(飛翔)하기 시작했지만 자신의 삶에 대한 「과감한 벤처」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제 형이 구본영 전(前)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대사인 것은 아시죠" 라며 어린 시절을 꺼냈다.
"형은 이름난 수재로 가족의 기대와 찬사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나중에 장관까지 지내 가족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죠. 하지만 저는 길에서 주운 사금파리 등을 모으고 강아지와 얘기하며 놀기를 좋아했어요. 집에서는 '사내자식이…' 하며 못마땅했죠. 가족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어 대학(연세대 상대)을 나와 대기업에 취직은 했지만 숨이 막히는 것 같아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자신의 작품 '태초에' 앞에 사진작가 구본창씨.그는 "어렸을 적 영원한 왕따일 것 같았던 내가 사진을 통해 구원받았다" 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회사 통근버스와 젓가락을 두드리는 회식 자리' 를 참지 못하고 독일 유학길에 올랐다. 집에서 돈을 대줄 수 없다고 해 빵값도 아껴야 했던 그는 독일 함부르크 국립조형미술대에서 '사진' 이라는 천국을 발견했다고 한다.
구씨는 강의가 없는 날에도 사진 장비와 온갖 자료를 잔뜩 짊어지고 다녀 독일 친구들로부터 '노새 구(Kooㆍ具)' 라는 별명을 얻었다. 노새처럼 짐을 잔뜩 짊어지고 다닌다는 것이었다. 친구들은 오후 6시면 암실 사용을 끝냈지만 그는 밤 10시 넘어서까지도 암실을 떠날 줄을 몰랐다. 그는 결국 매일밤 기다리기 지친 경비로부터 아예 암실문 열쇠를 넘겨받았다. 하도 많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 손가락 끝을 치료받아야 할 때도 있었다.
귀국하기 1년 전에는 독일의 유명 사진작가들을 찾아가 그들의 승합차 짐칸에서 자며 이들이 다니는 유럽사진전시회를 따라다니기도 했다. 그는 그러나
"1985년 한국에 돌아오니 알아주는 사람도 재능을 펼칠 기회도 없어 다시 지옥으로 떨어진 기분이었다"
며
"필름 살 돈도, 1주일 생활비도 없어 누나와 매형에게 몇 만원을 달라며 손 벌리는 게 비참했다"
고 말했다.
'질식할 것 같았던 어려움을 어떻게 넘어섰느냐' 고 묻자 그는
"일본에서 활동 중인 미국 전시기획자의 초대를 받고 '이렇게 주저앉을 수 없다' 며 힘을 얻기 시작했다"
고 말했다. 연대 상대 친구였던 배창호 영화감독이 어려운 그에게 영화 '기쁜 우리 젊은날' 의 포스터 촬영을 맡기는 등 상업적 일거리가 생기면서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그는 1988년 워커힐미술관에서 다른 유학파 작가들과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 '시좌전(視座展)' 을 기획했다. 당시 그는
"구본창이 젊은 작가들 중에서 가장 이상한 짓을 한다"
는 소리를 들었지만 지금은
"한국 현대사진의 길을 텄다"
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전시를 통해 사실적 사진이 아닌, 작가의 내면 세계를 표현하는 사진을 본격적으로 등장시킨 것이다. 구씨는 사진을 실로 꿰매거나 상황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만드는 사진' 의 리더로 부상했다.
그는 어려운 시절에 시작한 상업사진 작업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영화 포스터뿐 아니라 패션 사진까지 손을 대고 있어 드물게 예술과 상업적으로 모두 성공을 거두고 있다.
"저는 순수사진과 상업사진이 분리돼 있다고 생각지 않아요. 제가 찍은 사진이 여러 사람을 즐겁게 해준다는 것에 만족합니다."
몇 년 전부터 탈춤촬영에 빠진 그는
"앞으로 한국적인 모습을 통해 한국의 멋을 보여줄 것"
이라고 말했다. 탈춤을 주제로 한 그의 사진집이 이달 말 일본에서 나올 예정이다.
그는 근사한 스튜디오에다 부드러운 매너로 유명해 매력적인 미혼남으로 손꼽히고 있다. '왜 아직 결혼을 안 했냐' 고 물었다.
"그동안 외롭다는 것을 느낄 여유조차 없었어요. 아직은 사진이 내 안에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 너무 큰 것 같네요."
(기사제공:조선일보 손정미(孫檉美)기자 jmson@chosun.com)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 캠퍼스 ]
구본창 씨 경일대에서 전임교수로 임용
2009.12.16
[ 해외 ]
구본창의 `비누`, `백자` 사진집 일본에서 출간
2007.11.05
[ 행사&세미나 ]
변순철, 구본창 세미나 스케치
2007.07.25
[ 행사&세미나 ]
구본창 사진강좌 <마음의 시선>
2007.03.12
[ 해외 ]
구본창, 태국의 사진행사 Thailand : 9 days in the Kingdom에 참가
2007.02.26
[ 해외 ]
구본창 사진전, 뉴욕 헤이스티드 헌트 갤러리에서 개최 중
2006.10.23
[ 출판 ]
구본창 사진집 3권 동시 출간
2006.07.28
[ 해외 ]
구본창 해외 전시소식
2005.09.29
[ 해외 ]
미국/ 구본창, 에드워드 딤즈데일(Edward Dimsdale)의 2인전
2005.05.04
[ 해외 ]
프랑스 / 구본창 파리 전시 ˝리베라시옹에 이어 르몽드지도 보도˝
2005.02.03
구본창
열두번의 한숨
구본창
태초에
구본창
긴 오후의 미행
구본창
굿바이 파라다이스
구본창
숨
국내 최대의 사진전문 포털사이트인 아이포스 웹진에서는 각 미디어와 화랑의 전시담당자, 프로사진가, 전국의 각 대학 사진학과 교수 및 전공자, 미술계와 광고 디자인계, 출판 편집인,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인사, 국내 유수 기업의 최고경영자와 임원, 사진동호인 등
27만6,830명
에게 사진문화에 관한 유익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