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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 섬진강 아침
사진의 역사에서 드러나는 작가들로부터 배울 점은 참으로 많다. 다큐멘터리 사진의 핵심이었던 FSA사진가들이 한 지역에대한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취했던 지질, 기후, 주민 등에 대한 자세한 조사와 연구는 이후 많은 사진가들에게 귀감이 되었다.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그저 셔터를 누른다는 것 이외에 너무나 많은 것들을 상징한다. 이런 역사의 귀감을 실제 작업을 통해 실천하고있는 한 사진가를 만났다. 웃는 모습이 참으로 푸근한 박정희 교수가 <섬진강 아침>전시회를 통해 "사진은 공부를 하면서 찍는 것" 이라는 교훈과 함께 다큐멘터리 사진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이번 전시는 <섬진강 이야기>사진집 출판과 동시에 <섬진강 아침>이라는 제목으로 열렸다. 다음은 전시작가 박정희 교수와의 인터뷰와 1월 28일 후지포토살롱에서 있었던 전시 오프닝 소식입니다.
1. 섬진강에 대한 작가적 관심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습니까?
- 제가 순천대학교 교수로 재직한 지 5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습니다. 이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학교에 몸담으면서 처음에는 생소했던 지역의 자연 환경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서울에서 자란 저희 아이들에게 자연을 익숙하게 해주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에서 섬진강을 떠올렸지만 이 생각이 지역정체성에 대한 사고로 발전했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섬진강에 대한 애정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섬진강'의 다큐멘터리 사진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 섬진강에 대한 사진작업 기간은...
- 1년 동안은 사진작업을 병행하면서 3개도(전라남북도,경상남도) 10개군에 걸쳐서 230Km, 500리가 넘는 섬진강과 그 지천들의 지형학적 학습을 하면서 정보 수집을 하는 것에 치중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1년은 이를 바탕으로 사진작업에 더욱 열중했지요.실제적인 사진작업 기간이 2년이 넘은거 같네요.
3. 1년의 긴 준비 기간동안 어떤 학습을 하셨는지요?
- 많은 공부가 필요했습니다. 섬진강에 관한 시를 읽으면서 이미지를 체득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섬진강 시인으로 유명한 송수권, 곽재구, 김용택 씨의 시들은 거의 외우다시피 했습니다. 또 도서관과 사학과 교수님들의 도움으로 섬진강 역사에 대해서 공부했습니다. 이외에도 에세이, 신문기사 등 섬진강에 관한 모든 자료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또 촬영에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지리적인 학습은 군청에 계신 분들에게 하나 하나 물어가면서 체득했습니다.
4. <섬진강 이야기>라는 사진집과 함께 <섬진강 아침>이라는 사진전시를 하셨는데, 제목 이외에도 사진에서 차이가 느껴지는데요?
- 예, 잘 보셨습니다. 협의회라는 관공서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섬진강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섬진강에 걸쳐있는 3개도 10개군의 지역적인 특성들을 총망라하여 보여주기를 요구했습니다. 사진집은 이러한 기준에 맞추어 선택, 편집되었구요. 전시회는 제 개인적으로 느낌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사진들로 셀렉트하였습니다. 성경 말씀에서 시작되는 창세기의 초입 단계 '어둠이 걷치니 빛이 있으라' '세상이 열렸다'등의 천지 창조의 신비함과 경이로움을 바라보고 싶었고, 그 자연을 예찬하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습니다.
5. 사진 촬영의 시간대가 대체로 새벽 무렵으로 보여지는데, 그 의미는 무엇입니까?
- 강이 이루는 새벽 공기의 느낌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임도(林道-산에서 경운기가 지나가는 작은 길)를 따라 촬영 장소를 찾다보면 산과 산이 만나는 곳, 강과 또 다른 계곡이 어우러지는 지점들이 있습니다. 이런 곳은 5시에서 7시 사이에 새벽 안개가 나타나거든요. 어둠 속에서 빛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혼자만의 두어 시간동안의 시공간은 순수의 모습 그 자체입니다. 초자연적인 모습이랄까요. 섬진강의 정서라고 생각합니다.
6. 촬영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 혼자서 새벽에, 그리고 인적 없는 장소에서의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6개월 동안에는 무리한 사진 작업으로 손가락에 무리가 와서 팔꿈치 관절에 이상이 왔었습니다. 직업병이라고 하더라구요. 아파서 많이 울기도 했는데, 남편이 많이 위로해줬죠.(웃음) 그리고 항공 촬영을 위해 헬기도 두어 번 탔었구요.
7. 이번 작업에서 사용한 카메라 포멧과 필름 선택의 이유는?
- 인물을 촬영할 때는 주로 정방형의 중형카메라를 사용했는데 이번 촬영에서는 35mm 하셀블러드 파노라도 카메라를 사용했습니다. 거대한 자연을 정방형의 프레임에 담는다는 것은 너무 답답해 보였기 때문이죠. 넓게 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고 그 자연의 감동을 보다 큰 프레임으로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파로라마의 세로 프레임을 좋아합니다. 필름은 출판을 위해 컬러 슬라이드 필름을 사용했으며 프린트기법은 크리스탈 프린트입니다.
8. 후원을 받은 전시로 아는데요.
- 개인의 힘으로 섬진강이라는 넓은 대상에 접근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섬진강 환경협의회>라는 곳을 찾아가 저의 프로젝트에 대한 의미를 전달하면서 우리 나라 5대강 중에서 청정해역으로 유명한 섬진강을 사진 전시회, 또는 사진집으로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했죠. 타 도시인에게는 섬진강의 아름다움을, 지역 주민에게는 지역성을 고취시켜 이 자연을 잘 지켜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눴죠. 이러한 부분에서 행정적인 측면과 잘 부합되어 후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9. 지속적으로 섬진강을 보여주고 있는데, 혹시 따로 작업되어지는 작품이나 기획되고 있는 작품이 있다면?
- 제가 독일에서 공부했을 때 작업하고 귀국전을 통해 발표한 사진은 '독일 속에 한국인'이었습니다. 전 사람들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섬진강 사람들'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다음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 백제문화권의 역사, 천연기념물, 국보나 보물 등의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는데 이러한 부분을 바탕으로 이 지역의 사람들을 촬영해 나갈 예정입니다. 물론 새벽 작업도 계속 진행할 것입니다.
10. 마지막으로 섬진강 작업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저는 이번 작업을 통해서 섬진강의 이미지를 드러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호흡하는 섬진강의 아름다움을 수도권 사람들에게 알리고 지역 주민에게는 또 다른 감동을 전달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제 작업이 섬진강 지역의 문화적인 발전과 지역민의 생활에 작으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남네요.
섬진강의 사람으로 환경을 지켜나가는 파수꾼의 역할, 그것이 다큐멘터리 사진가인 제가 할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정희,조윤철 교수와 순천대학교 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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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오프닝 소식
사진가의 전시 오픈날은 사진계의 작은 축제의 장소이자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다. 뿔뿔히 흩어져 자신의 작업에 열중하던 사진가와 사진계의 선생님들께서 모이시기 때문이다. 이 날 오픈은 박정희 교수의 제자들인 순천대학교 사진학과 학생들과 사진가, 그리고 여러 선생님들께서 오셔 뜻깊은 자리가 되었다.
축사의 말씀은 현 순천대의 객원교수로 계신 김승곤선생님께서 해주셨다. 평소 박정희 교수와 한 대학에 몸담고 계신면서 느낀 인간적인 면과 사진집 출간에 애써주시면서 느낀 사진작업 과정에 대한 소개와 격려를 해주셨다.
또한 평소 친분이 두터운 신구대학 한옥란 교수께서 직접 다과 거리를 준비해주시는 등 이날은 사진계 동료분들의 따뜻한 애정으로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전시장 전경
축사를 해주신 김승곤 선생님
한국사진학회장 김영수 교수님
최인진,유경선 교수님과 함께
다과를 즐기는 관람객들...
박정희 교수님 내외,신구대 한옥란교수님
포테이토 임향자 사장님
전시장소
: 충무로 후지포토 살롱
전시일시
: 2002년 1월 28일 - 2월 2일
연락처
: 02-2273-5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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