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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정 / Sea scape
2001년 12월 14일(금) - 12월 30일(일)
오투 갤러리
Sea-scape
거의 매일 새로운 전시회가 열리고 그 속에는 새로운 희망을 가진 작가가 나타난다. 하지만 현실은 그들을 환영하며 받아 주진 않는다. 가끔은 좋은 결과로 좋은 평을 받으며 훗날을 도모할 수는 있지만 그 속에서 그것만을 위안으로 삼으며 버티는 것은 정말로 힘든 고행의 길이 아닐 수 없다. 영화에서 처럼 동화같은 스타탄생은 정말 1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것이다.
사실 정글과도 같은 이 세상의 시선으로 보아도 이런 순수예술의 길은 모 아니면 도의 더욱 살벌한(?) 곳이 아닐 수 없다. 이런 현실 속이라면 대부분의 새로운 이는 주류에서 벗어나지 않고자 노력하거나 반대로 비주류인척 하면서 새로운 주류를 만들어 그곳에 몸을 담아 보려고 노력한다. 한마디로 신인이 신인다운 모습을 보여 주긴 커녕 이때까지의 일들을 교묘히 답습하거나 그 반사이익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들의 행태를 나쁘다고 말 할 수는 없다. 어찌 되었든 많은 사람에게 인정을 받는다는 건 그만큼 많은 공부와 철저한 분석에서 나온 노력의 소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점들은 확실히 그들에게 천재적인 능력은 없다고 단정해도 될 대우(對偶)가 된다.
그럼 시류에서 전혀 동떨어진 모습을 보여주는 이는? 물론 천재일 수도 있다. 예술적 감성과 표현력이 넘치는 천재적인 이일 수도 있으나 요즘 같은 세상에 세상이 원하는 천재가 인정 받지 못하고 잠자기란 쉽지 않다.(물론 아직도 본인 스스로 천재적이라고 굳건하게 믿고 있는 사람에겐 딱히 해 줄 말이 없다.) 그래서 더 더욱 대부분의 시류에서 동떨어진 작업을 하는 이들의 작업은 우리의 주목을 피해 사그러들기 일쑤다.(이미 천재는 주류가 되어 있기 때문에…) 빛이 밝으면 그 그림자는 더욱 어두운 법이라 한번 스치며 기억되지 않는 작업은 설명할 기회마저 박탈 당하고 영원히 묻히기 쉽다. 더구나 홍보의 홍수 속에 자칫하면 자기를 설명한 기회마저 잃고 만다.
모호한 개념적인 사진이 사진예술의 주류처럼 보이는 요즘, 그래서 너도 나도 개념을 외치고 나오는 시절에 개념적이라는 말하고는 좀 동떨어진 작업으로 눈에 띄는 신인의 전시가 있다. 개념 때문에 허탈하고 황당한 기분만 들게 하는 사진과 달리 흡사 로르샤하 테스트를 받는 듯한 희한하고도 애매한 그림에 이게 뭘까라는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Welcome to the jungle!!!
<지은정 인터뷰>
죽음이라는 주제를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했는데…
- 처음엔 버려진 것들에 대한 이미지를 표현하고 싶었다. 버려진 것들이라는 게 대부분 바닥에 누워 있게 되지 않은가? 그러던 중 폐염전을 찾게 되었다. 그곳에서 많은 버려진 것들을 보며 죽음을 생각하게 되었다. 폐염전을 촬영하면서 죽음과 삶은 떨어져 있는게 아니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래서 폐염전이 아닌 실제 소금을 추출하는 염전을 찾게 되었다.
염전, 소금… 소금이라는 물체는 전통적으로 생명과 연관 깊게 여겨지는 물체 였는데 혹시 그런면에서 의도적이진 않았는가?
- 처음 촬영은 염전에 말라붙은 소금들이 만들어 낸 무늬에 대한 호기심으로 작업을 했다. 하지만 점점 작업을 하면서 생명의 근원인 바다와 소금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다. 처음부터 소금을 생명과 연관시키진 않았다.
처음 전시회를 하면서 어려운 점은?
- 물론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현실적으로는 금전적, 시간적 어려움에… 하지만 이 모든것도 내것을 여러 사람에게 보여 줄 수 있다는 기쁨, 이 한가지가 모든 그 동안의 어려움을 보상 해 주는 듯 하다.
콘트라스트에 있어 매우 극단적이 느낌이다.
- 학생시절 수업 중 카피 아트 수업이 있었는데 그때에도 난 다른 학생과는 달리 카피의 카피를 반복해서 결국 톤이 흑과 백이 남을 때까지 카피를 했다. 이번 작업에서도 의도적으로 콘트라스트가 높은 인화지를 사용했다. 내 개인적 취향이 많이 반영된 듯 하다.
135mm 필름과 8*10 프린트 보다는 더 큰 사이즈의 필름과 프린트가 더 좋았을 거 같은데…
- 물론 큰 사이즈를 생각도 해 봤지만 내가 생각한 흑과 백이 존재하는 최종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 가장 적합한 사이즈라 생각이 되어서 지금의 사이즈를 선택하게 되었다.
작품이 내용의 개념적 접근 보다는 소재와 표현의 특징에 시선이 많이 간다.
- 내용의 개념도 물론 작품의 중요한 요소이지만 소재나 표현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특이해서 눈에 띄인다면 그것도 내용으로 주목 받는 것처럼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보는 이에 따라 여러가지로 볼 수 있을텐데… 이를테면 패턴, 흑과백, 우주 등등 본인이 생각한 부분과 관객의 생각이 차이가 많이 나면 당황스럽진 않은가?
- 내가 표현해 내고자 한건 우주도 아니고 그렇다고 염전 자체도 아니다. 흑과 백의 점들을 표현한 것이지만 관객에게 꼭 내 시각을 강요할 수는 없다. 그들이 그들의 시선으로 내 작품을 봐 준다면 만족한다.
이제 시작인 젊은 작가가 죽음을 운운한다는 것은 너무 우울하지 않은가?
- 꼭 젊다고 해서 희망차고 밝을 수는 없다. 나이에 따라서나 사고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내 자신은 항상 희망차고 밝은 생각을 하기 힘들었고 또한 그런 것을 표현해 내려고 노력한 적도 없다. 제 개인적인 취향이랄까?
앞으로의 길은?
- 쉽진 않겠지만 평생 작업을 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길게 생각하며 서두르지 않고 싶다. 오랜 시간을 투자해서 완성된 자신은 분명 다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사진에 있어 전통적인 도제 생활도 좋은 경험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비슷한 작업이 계속 될 것인가?
- 나도 모르겠다. 나이와 경험에 따라 내가 보고 느끼는것이 많이 달라질 것이다. 아마 지금과 전혀 다른 모양의 작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아직은 처음인 전시에서 미숙한 면도 있었으나 인터뷰 속에서의 그의 모습은 아직은 소박하며 약간은 상기된 새롭게 시작하는 누구나의 모습을 떠 올릴 수 있었다.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언제나 정월 초하루 차가운 아침 공기에 새롭게 일년을 다짐하는 마음처럼 언제나 그의 마음 속에도 지금을 잊지 말고 항상 새로운 호기심과 두려움에 상기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는 작가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새내기라는게 좋은게 뭔가? 그만큼 많은 가능성의 길이 열려 있고 어디를 두드린들 그에게는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는 거 아닌가? 그의 다음 계획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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