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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종의 갤러리 헤집기 - 제3편 한미사진미술관
송파구 몽촌토성 역 근처 한미빌딩 20층에 자리잡고 있는 한미사진미술관. 개인적으로 이 코너에 빨리 소개하고 싶었던 곳 가운데 하나였다. 그것은 국내 일류의 이 미술관의 전시장 규모나 전시 내용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곳을 가본 적이 없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올림픽 공원으로 사진을 보러 간다?
처음 이곳을 찾은 것은 지난 2002년 6월. 사진 전시장이라고 하면 의례 인사동이나 청담동의 북새통을 연상하지만 이곳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우선 한적하고 세련된 공간이 관람자가 전시작품을 감상하는 일에 전념하기에는 그만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그다지 천장이 높지는 않지만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는 전시공간이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바닥에 깔린 중후한 색의 목재도 고급스런 분위기를 한층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에서 전시되는 작품들은 아직까지는 실험적인 젊은 작가들의 작업보다는 전통적인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 같다.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그런 대가(?)들의 작품들이 지금까지 이 전시장 벽에 걸렸던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보통 한미 ‘화랑’이라고 불리고 있지만, 이곳은 어디까지나 ‘미술관’이다. 화랑이나 갤러리와는 규모도 기능도 다르고, 또 무엇보다도 격이 다르다.
한미미술관은 단순히 사진작품을 전시하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작품을 수집·소장하고, 사진에 관한 자료와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등, 관람자들에 대한 편의도 제공하고 있다. 물론 입장 무료다. 이러한 것을 ‘공익’이라고 하던가!
이쯤만 해도 훌륭한데, 머지 않아 미술관 공간을 더욱 확장하고, 젊은 작가들에 대한 지원도 늘린다고 하니 귀가 번쩍 트인다. 또 2006년에는 국제 규모의 전시를 유치하기 위해서 관련 기관들과 접촉하고 있다고도 한다.
내가 찾았을 때는 재독 작가 천경우의 ‘카오스의 빛과 시간’ 전의 끝자락. 이 기사가 나갈 때쯤이면 아쉽게도 전시가 이미 끝나있을 것이지만, 한미미술관에서 지금까지 치러진 전시 가운데 가장 ‘어린’(?) 작가의 전시다. ‘어리다’ 라고는 표현했지만, 천경우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유명 작가로,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벌이고 있다. 실력이나 명성에서도 이미 국제적인 ‘대가’의 반열에 들어있는 작가다.
사실 ‘대가’ 중심의 전시는 안전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젊고 새로운 젊은 작가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그들의 활동을 지원하는데 인색하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그 점을 걱정하는 것은 한미미술관이 개인의 취향으로 운영되는 화랑급 공간이 아니라 공적인 재단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대가’ 중심이 아니라 어쩌면 후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필자만의 욕심일까?
허나, 당시 '갤러리'였던 그곳을 관장 이하, 큐레이터와 학예원들의 협력으로 잠실에서는 유일한 '사진미술관'으로 확대 운영되고 있다. (사진 영상 자료 수집, 보관, 개방)
앞으로, 한미사진 미술관은 건물내 1개 층을 더 사용할 계획을 밝히면서, 이름만 확대가 아닌 장소 규모에서도 이름에 걸맞는 장소로 거듭나겠다고 한다. 그곳이 오픈이 되면, 사실상 전시조차 힘들었던 젊은 작가들의 지원이 용의해질 수 도 있다고 살짝 귀뜸해 주기도 했다.
한미약품(회장 임성기)은 2002년 당시, 창립 30주년(2003)을 기념하고자 기업의 이익중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목적으로 '한미문화예술재단'을 설립하였다. 또한, 사진예술의 대중화와 활성화를 위해 사진전문 미술관인 "한미사진미술관"을 문화재단 중심에 두고 한국 사진 발전에 크게 이바지 하고 있다.
사실, 삼성과 SK그룹 같은 곳에서도 사진전문 갤러리를 설립 운영했었지만,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그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그 만큼 운영에 힘든 점이 적지 않다라는 뜻이다.
전시 기획자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 것도 아쉽다. 요컨데,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는 있지만 그것뿐, 장기적으로 이 미술관이 지향하는 목표나 이념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인상이 강하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어떤 한두 사람의 생각만으로 모처럼의 전시공간이 움직여진다면 그것은 낭비다. 한미미술관이 사설 화랑이 아닌 공적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사실 장소가 좀 외진 곳이어서 찾아가는데는 얼마쯤 결심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나절 이곳에서 사진에 묻혀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결코 나쁘지 않다. 작품을 감상한 후, 눈 아래 시원하게 펼쳐진 올림픽 공원이 내려다보이는 창가에 앉아 향긋한 커피를 즐기며 작품집을 펼쳐보는 여유는 인사동 같은 곳에서는 절대로 맛볼 수 없다.
한미사진미술관을 찾아가는 방법은 지하철이 가장 편하다. 8호선 몽촌몽촌토성역에서 하차 , 한미빌딩 20층. 전화 02-418-1315
[촬영에 협조해 주신 한미사진미술관 관계자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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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이선종 (사진가, 포테이토 객원기자)
글쓴이 이선종씨는 경일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프리랜스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작년 일본에서 열린 미오사진공모에서 외국인으로서는 가장 큰상인 은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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