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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카메라 - 나가시마 유리에 (長島有里枝)
다이도쿠(台東區)에 있는 SCAI THE BATHHOUSE는 도쿄의 갤러리 가운데서도 상당히 특이한 스페이스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이름이 말해주듯 이 갤러리는 원래는 대중목욕탕이었다. 200년의 역사를 가진 목욕탕 자리를 마침 현대미술을 전시하는 스페이스를 찾고있던 시라이시(백석) 컨템포러리 아트가 이어받아 93년에 오픈한 갤러리인 것이다. 서민들이 사는 변두리 동네의 목욕탕의 외관을 그대로 남긴 건물은 현대미술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그런 선입견이 사라진다. 높은 천장의 창으로 들어오는 목욕탕의 내부는 커다란 사이즈의 작품을 여유 있게 전시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이 갤러리는 낡은 건물을 재이용하는 좋은 모델 케이스가 되지 않을까? 이 SCAI의 20세기 최후(동시에 21세기 최초)의 전시로서 나가시마의 Pastime Paradise전이 개최되었다. 여기서 사진작품을 거는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나가시마는 93년 공모전 URBANART #2에서 옷을 벗은 알몸으로 일상적인 공간에 있는 가족과 자신을 찍어 전시한 시리즈를 발표해서 충격적인 데뷔를 했던 사진가다. 강함과 부드러움, 절실함을 가진 그녀의 포트레이트와 스냅들은 90년대의 사진의 흐름을 크게 바꿔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95년에 도미, LA의 아트스쿨에서 사진을 다시 공부했다. 99년에 귀국한 후로 음악과 패션잡지에서의 활약이 눈부시다.
그런 그녀가 데뷔 이래 약 8년간의 사진가로서의 활동을 정리한 사진집 「Pastime Paradise」은 내고, 같은 타이틀로 전시회를 연 것이다. 양쪽 모두 그녀의 사진세계가 풍요로운 결실을 맺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충실한 내용의 것이었다. 사진집에 관해서는 "아무튼 모든 것을 쏟아내고 싶었다"고 한다. 크기는 작지만 416페이지라는 제법 두꺼운 사진집에는 볼만한 사진들로 가득 메워져 있다. 지금까지 셀프 포트레이트나 친구들을 찍은 사진은 '펑키한' 또는 '무서운' 이미지가 있었다. 그러나 이 사진집에서는 잡지사의 일로 찍은 사진이나 도미 이후의, 사람이 찍혀있지 않은 도시의 광경을 포함해서 한 사람의 사진가의 눈길을 그대로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생생하게 전해 온다.
전시는 이 사진집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우선 작품수가 극단적으로 적다. 최전부 12점. 그중 한 점은 정면의 제일 큰 벽에 걸린 3.8×6m의 초대형 화상(골프 연습하는 아버지와 함께 찍은 누드 셀프 포트레이트)이다. 초의 인상으로는 어쩐지 듬성한 느낌이 들어, 좀더 작품 수를 늘리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전시장 천장이 높기 때문에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수를 줄이고 여유 있는 디스플레이를 시도했다는 얘기였다. 그 결과 넉넉하게 전시된 작품은 그녀의 사진의 화면이 의외로울 정도로 탄탄하게 짜여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예를 들어, 입구쪽에 걸린 스케이트보더를 보는 관객과 개의 스냅 등은 쇠라의 「그랑 자트섬의 일요일 오후」를 연상시키는 훌륭한 구도다.
그녀의 사진가로서의 역량이 사진집과 전시의 상승효과로 보다 확실히 보이는 느낌이다.
나가시마 유리에
1973년 도쿄생. 무사시노(武藏野) 미술대학 시각전달디자인학과 재학중인 1993년 「URBANVART #2」전 파르코상을 수상. California Institute of Art 대학원 수료. 사진집에 「나가시마 유리에 사진집」(風雅書房),「가족」(光琳社出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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