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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카메라 - 다카나리 유타카(高梨豊)
도쿄 신주쿠의 photographers' gallery에서 열린 다카나시의 전시 「우리들의 포획물은 한 점의 빛」은 한 달 동안 제1기와 제2기로 나뉘어 다른 내용으로 전시되었다. 제1기에는 최초의 개인전인 「SOMETHIN' ELSE」(1960)에서부터 「동경 사람」, 「도시에」, 「도시의 모습」, 「초국(初國)」, 그리고 근작인 「지명론(地名論)」에 이르기까지 그의 대표적인 시리즈 가운데에서 발췌된 작품들. 그리고 다른 방에서는 새로 프린트한 밀착인화, 작품이 게재된 잡지, 지금까지 간행된 사진집들이 전시되어 있는 등, 다카나시의 현재에 이르는 사진가로서의 궤적을 알 수 있도록 입체적으로 기획되어 있다. 그건 그대로 좋았지만, 나에게 흥미로웠던 것은 제2기에 전시된 신작 「WINDOW SCAPE」쪽이었다.
이 시리즈는 그래픽 디자이너인 카미조(上條喬)로부터 콘탁스 카메라의 캘린더를 찍도록 의뢰받은 것이 계기가 되어 시작된 것이었다고 한다. 처음 의뢰는 '강이 있는 풍경'이었는데, 그것이 시간적으로 무리였기 때문에 방향을 바꾸어 그의 사진집 「초국」(헤이본샤, 1993)에 실려 있는, 등교하는 학생들을 달리는 열차의 차창을 통해서 찍은 한 장의 사진을 모델로 해서 제작을 진행하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규슈(九州)와 혹카이도(北海道) 등지에서 완행열차를 갈아타고 전국을 다니면서 찍은 13장(표지 포함)으로 달력이 완성되었다.
이 캘린더는 2001년도 전국 캘린더 전에서 최고상을 수상하는 등 높은 평가를 얻었지만, 다카하시는 그것으로 성이 차지 않았던 것 같다. 그 뒤로도 작가인 나카가미 켄지(中上健次)의 고향을 찾아 기세(紀勢)본선을 여행하는 등 거의 일본 전국을 돌며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그중 15점이 이번 전시에 출품되었다.
공중에 떠있는 듯한 분위기
그런데 이 「WINDOW SCAPE」 시리즈는 지금까지의 다카나시의 작품과는 약간 뉴앙스가 다른 것으로 느껴진다. 「동경 사람」이나 「초국」이나 「지명론」에서처럼 그가 하나의 테마를 정해서 찍을 때는 미리 확실하게 컨셉을 정하고, 카메라나 렌즈도 엄밀하게 선택하는 등, 조금의 틈새도 보이지 않도록 치밀하게 구축해왔다. 그러나 이번 시리즈는 상당히 허술한, 말하자면 '발이 공중에 떠 있는 듯한' 그런 분위기를 띄고 있는 것이다.
열차의 차창을 통해서 찍을 때는 언제 어디서 무엇이 파인더에 튀어 들어올지 모른다. '마음놓고 도시락을 먹을 수도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뿐 아니라 광선상태도 금새 바뀌기 때문에 차창에 생기는 반사를 컨트롤할 여유도 없다. 다른 때처럼 몸을 움직여서 피사체를 좇는 스냅 샷의 방법을 쓰지 못하고, 좌석에 고정된 상태로 눈과 손만을 움직여서 찍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결국 「WINDOW SCAPE」에서는 어느 구석인가 비현실적인 부유감, 풍경의 감촉이 희박하게 되는 듯한 느낌을 들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그런 느낌을 다카나시 자신은 다소 불안해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즐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 겨울은 따뜻해서 좋은 눈 경치를 찍지 못했기 때문에 한 번 더 도전해보고 싶다' 고 한다.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찍어서 꼭 좋은 사진집을 만들어 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거기에는 문자 그대로 '바람'의 느낌을 느끼게 만드는 새로운 '풍경사진'의 방향을 볼 수 있게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작품 제목을 붙일 때는 언제나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사진과 언어의 긴장감에 대해서 신중하게 생각하지요. 사진가에게 있어서 유일하게 작품의 방향을 정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제목이기 때문입니다."
다카나시 유타카(高梨豊)
1953년 생. 도쿄 출신.일본 디자인센터를 거쳐 사진가로 데뷰. 67년 파리 청년 비엔날레 사진부문 대상.
84년과 93년 일본 사진가협회 연도상 수상. 주요 사진집에
「동경 사람 1978∼1983」, 「초국」, 「지명론」 등.
<이 기사는
아사히신문사(朝日新聞社)
와의 독점계약에 의해 번역 전제한 것입니다. 필자 이이자와 고타로씨 또는 아사히신문사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일절의 행위를 금합니다. 본 기사는 아사히카메라(아사히신문사) 게재된 '사진전 산책로'를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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