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아사히 카메라 - 나카히라 타쿠마(中平卓馬)
● 글 / 이이자와 고타로 (사진평론가)
거기에는 마치 에어포켓에 떨어지기라도 한 것 같은 불가사의한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10월 3일 요코하마 미술관에서 개최된 나카히라 타쿠마의 「원점 복귀- 요코하마」전에 앞서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 석상이었다.
관장의 인사말과 담당 학예원인 쿠라이시(倉石信乃)의 전시 설명이 끝나고 시작된 질의응답 시간. 청중 가운데 누군가가 출품작가인 나카히라에게 “전시작품들을 보고 어떤 느낌이 들었는가” 라는 지극히 평범한 질문을 했다. 나카히라가 마이크를 손에 들고 담담하지만 거침없는 말투로 말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내용인즉, 사진을 시작했을 무렵의 토마스 쇼메이(東松照明)나 모리야마 다이도(森山大道)와의 만남과 교분에서부터 시작해서 얘기가 이쪽으로 왔다가 저쪽으로 갔다가 해서 도대체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되지 않는다. 처음 말한 대로, 그런 식으로 20분도 넘게 불가사의한 시간이 길게 흘러갔던 것이다.
결코 그것이 불쾌하거나 했다는 얘기는 아니다. 아니, 오히려 나는 그 대답을 듣는 동안 점점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나카히라는 역시 나카히라구나”라는 강렬한 감동이 안에서 솟구치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이 사람은 처음부터 어떤 질문이나 어떤 의미부여도 가볍게 무력화시켜 버리는 힘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아마 나카히라라고 하는 존재가 지금까지 거대한 의문부호 그 자체였기 때문일 것이다. “사진이란 무엇인가?”, “사진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는 줄곧 그런 근원적인 문제를 제기해왔던 것이다.
단절이 아닌 연속으로서
이 전시회 자체가 나카히라라고 하는 기묘한 에어포켓의 소용돌이를 만들어 마치 그 위를 떠돌아다니는 듯한 느낌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일반적인 회고전과는 달리, 전시는 먼저 근작인 컬러작품 「원점 복귀-요코하마」에서부터 시작된다. “나카히라 자신이 과거보다도 신작을 중시하고 있고, 또 그가 현재 진행형의 작가라는 것을 강조(쿠라노)”하기 위해서 일부러 그렇게 구성했다고 한다. 고양이, 새, 뱀, 불, 길 위에서 잠자는 사람, - 그의 사진에 거듭거듭 나타나는, 그가 즐기는 피사체를 잡는 그의 시선이 너무나도 신선하다.
두 번째 파트는 1977년, 그가 기억상실증에 걸리는 시기를 전후해서 찍은 「새로운 응시(凝視)」 시리즈. 600 장의 흑백과 컬러사진으로 구성된 여기서의 전시는 압권이다. 흔해빠진 표현이긴 하지만 “어린애가 처음으로 눈을 뜨고 바라본 것과 같은” 정경으로 벽면이 가득 채워져 있었다.
다음 파트에는 1974년의 「15인의 사진가 전」에 출품한 「범람」과 71년 <파리 청년 비엔날레>의 출품작인 「서큘레이션- 날자, 장소, 이벤트」가 전시되어 있다. 두 작품 모두 나카히라의 과격한 표현의지가 가장 세련된 형태로 나타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친구인 아티스트 자끄피노가 줄곧 보관해왔다고 하는, 색 바랜 「서큘레이션」이 중량감 있는 존재감을 발하고 있었다.
1960∼70년대의 잡지 발표작을 집대성한 「매거진 웍스(Magazine Works)」파트를 지나, 마지막 방에는 그 전설적인 「다가올 말(言語)을 위해서」(1970)에 포함되어 있었던 프린트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 시기의 네거티브는 전부 소각되어버린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최근 그 일부가 현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따라서 이 초기의 작품과 현재의 작업을 단절된 것으로서가 아니라, 연속으로서 보는 시각도 앞으로 필요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카히라의 존재는 문자 그대로 사진이라고 하는 매체의 <원점>으로서 뚜렷이 드러나 있다. 「원점 복귀-요코하마」는 그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사진전이었다.
"병으로 쓰러지고 다시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우연히 요코하마에 살고 있어서, 요코하마에서 원점 복귀하려고…. 컬러로, 초점을 맞춰서 찍으려고 작정한 것은 요코하마였다. (사진을 즐기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 그렇다."
나카히라 타쿠마
(中平卓馬)
1938년생. 도쿄외국어대학 스페인어학과 졸업.
60년대 전반 잡지 편집자 시대에 토마스 쇼메이의 사진에 자극을 받아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사진동인지「프로보크(PROVOKE)」를 창간, 영화평론에 손대는 등 일본의 사진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77년, 급성 알코올중독으로 쓰러져 기억을 잃었지만, 그 뒤로도 매일 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 / 카도마 신야 (門間信稱)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
[ 연재 ]
아사히 카메라 - 니나가와 미카
2003.11.17
[ 연재 ]
아사히 카메라 - 고바야시 키세이(小林紀晴)
2003.11.14
[ 연재 ]
아사히 카메라 - 요네다 토모코(米田知子)
2003.09.01
[ 연재 ]
아사히 카메라 - 카와다 키쿠지(川田喜久治)
2003.08.25
[ 연재 ]
아사히 카메라 - 마쓰에 타이지 (松江泰治)
2000.01.01
[ 연재 ]
아사히 카메라 - 이나 에이지 (伊奈英次)
2000.01.01
[ 연재 ]
아사히 카메라 - 요시마스 고우조우 (吉增剛造)
2000.01.01
[ 연재 ]
아사히 카메라 - 이마이 토모키 (今井智己)
2000.01.01
[ 연재 ]
아사히 카메라 - 이마오카 마사코 (今岡昌子)
2000.01.01
[ 연재 ]
아사히 카메라 - 야마모토 칸스케 (山本悍右)
2000.01.01
등록된 관련갤러리가 없습니다.
국내 최대의 사진전문 포털사이트인 아이포스 웹진에서는 각 미디어와 화랑의 전시담당자, 프로사진가, 전국의 각 대학 사진학과 교수 및 전공자, 미술계와 광고 디자인계, 출판 편집인,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인사, 국내 유수 기업의 최고경영자와 임원, 사진동호인 등
27만6,830명
에게 사진문화에 관한 유익한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